해군 잠수함 화재로 고립된 60대 여성 근로자... 33시간 만에 시신 수습

2026-04-1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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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폭발 위험으로 구조 작업 극심한 난항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창정비 중이던 해군 잠수함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해 고립됐던 60대 여성 근로자 A씨가 화재 발생 33시간여 만에 시신으로 수습됐다. 사진은 울산 동구에 위치한 HD현대중공업 도크 모습. / 뉴스1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창정비 중이던 해군 잠수함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해 고립됐던 60대 여성 근로자 A씨가 화재 발생 33시간여 만에 시신으로 수습됐다. 사진은 울산 동구에 위치한 HD현대중공업 도크 모습. / 뉴스1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창정비 중이던 해군 잠수함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해 고립됐던 60대 여성 근로자 A씨가 화재 발생 33시간여 만에 시신으로 수습됐다.

소방 당국은 10일 오후 11시 18분쯤 잠수함 내부에서 A씨의 시신을 수습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고 밝혔다.

화재는 지난 9일 오후 1시 58분쯤 울산 동구 HD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창정비 중이던 해군 214급 잠수함 홍범도함 내부에서 발생했다. 홍범도함은 2016년 4월 진수한 1800t급 잠수함이다. 지난해 6월부터 오는 10월까지 창정비가 예정돼 있었다. 창정비는 잠수함을 전반적으로 분해·점검·수리해 성능을 복원하는 대규모 정비 작업이다.

불이 나자 당시 잠수함 안에서 작업 중이던 47명 가운데 46명은 신속히 대피했으나 협력업체 소속인 A씨는 내부 청소 작업을 하다가 빠져나오지 못했다. A씨는 화재 발생 약 2시간 40분이 지난 오후 4시 38분쯤 잠수함 1층 생활 공간 아래 지하 공간의 출입구(해치)에서 약 1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됐다. 발견 당시 A씨는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구조 작업은 즉각 이뤄지지 못했다. A씨가 발견된 공간은 성인 한 명이 겨우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출입구가 좁았고, 내부에는 전선과 배관, 산소 탱크 등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어 구조 인력과 장비 진입이 사실상 막힌 상태였다.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화재 직전 배터리룸에서 파란색 불꽃이 튀었다는 목격담도 나왔으며, 잠수함 선체 밑바닥에서 불이 시작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소방 당국과 회사 관계자들은 A씨 구조를 시도했으나 잠수함 내부에 장착된 고용량 배터리의 폭발 우려와 감전·누전·스파크 발생 위험으로 인해 극심한 어려움을 겪었다. 야간 구조 과정에서 실제로 여러 차례 불꽃이 일어나면서 회사 관계자 1명이 화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기도 했다.

소방 당국은 결국 전문가를 동원해 배터리 해체 작업 등을 통해 2차 사고 위험을 줄이며 장시간에 걸쳐 안전을 확보한 뒤에야 A씨의 시신을 수습할 수 있었다.

고용노동부는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부산지방고용노동청 울산지청을 통해 이날 부분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작업중지 범위는 화재가 발생한 홍범도함에 대한 모든 작업뿐 아니라 다른 잠수함에서도 화재 및 폭발 위험이 있는 정비 작업 전반을 포함한다. HD현대중공업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경찰 및 고용노동부의 현장 확인을 거친 뒤 전사 특별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수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근로자 1명이 사망함에 따라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한다. 경찰은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고용노동부는 원청인 HD현대중공업과 A씨가 소속된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 등을 집중 조사할 전망이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선체 밑바닥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보고 정확한 화재 원인을 규명하는 작업도 병행할 계획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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