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이란 항로 선박 전면 봉쇄 선언…한국시간 오늘 밤 11시
2026-04-1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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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항구 오가는 선박만 대상, 이란 무관 선박은 통행 허용
호르무즈 해협 긴장 고조…이란 “군함 접근 시 처벌” 반발
미군이 이란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에 대한 해상 봉쇄 시간을 공식 발표했다.

12일(이하 현지시간) AFP통신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미 중부사령부는 미 동부시간 기준 13일 오전 10시부터 이란 항구를 출입하는 모든 해상 교통에 대한 봉쇄 조치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한국시간으로는 13일 오후 11시다.
이번 조치는 아라비아만과 오만만에 있는 모든 이란 항구와 연안 지역을 오가는 해상 교통에 적용된다. 중부사령부는 특정 국가 선박만 선별하는 방식이 아니라 이란 항구를 출발지나 목적지로 하는 모든 선박에 대해 국적과 관계없이 같은 기준으로 집행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통제 범위는 이란 관련 항로로, 이란 항구와 무관한 선박에 대해서는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항행 자유를 방해하지 않겠다는 입장도 함께 밝혔다.
이번 발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협상 결렬 직후 내놓은 방침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2일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린 미국과 이란 간 종전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난 뒤 같은 날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미 해군이 호르무즈 해협으로 들어오거나 떠나는 모든 선박에 대한 봉쇄 절차를 즉시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이란에 불법 통행료를 지불한 선박도 추적해 차단할 것”이라고 밝히며 미 해군에 해당 선박을 차단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설명했다, 또 “이란의 행위는 세계에 대한 갈취”라고 규정하며 미국은 결코 이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이번 조치는 이란의 해협 통제에 맞대응하는 ‘역봉쇄’ 성격으로 해석된다. 그동안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을 제한해온 상황에서 미국이 해협 외곽에 해군력을 배치해 이란을 드나드는 선박을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이란의 원유 수출 경로를 차단하고 핵심 수입원을 압박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군사적 움직임도 이미 시작됐다,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에 설치된 기뢰 제거 작업을 위한 사전 조치에 들어갔다고 밝혔고 USS 프랭크 E. 피터슨함과 USS 마이클 머피함이 해협을 통과한 사실도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이 평화적 선박을 향해 발포할 경우 강력한 군사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이란 혁명수비대는 즉각 반발했다. 혁명수비대는 지난 12일 이란 국영 매체 등을 통해 해협은 민간 선박에 대해 개방돼 있지만 군함의 접근은 휴전 협정을 위반하는 행위라며 엄중한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양측 간 군사적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통로다, 실제 봉쇄가 현실화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시장과 해상 물류 전반에 상당한 충격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역봉쇄’ 왜…이란 자금줄 끊는 최대 압박 카드
이번 조치는 협상 결렬 이후 이란의 경제적 기반을 정조준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란은 미국과의 전쟁 국면 속에서도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통제하며 선박당 최대 200만 달러의 통행료를 부과해 수익을 확보해왔다. 동시에 하루 평균 185만 배럴 규모의 원유를 수출하며 전쟁 자금을 조달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이는 직전 3개월보다 증가한 수준이다.
이 과정에서 국제 유가 상승 국면을 활용해 브렌트유 가격에 프리미엄을 붙여 판매하면서 수익을 극대화했다, 기존에는 중국 중심이던 판매처가 서방 국가들로 확대되면서 자금 확보가 더욱 원활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은 그동안 국제 유가 급등을 우려해 이란산 원유 유통을 일정 부분 용인해왔다, 지난달에는 유조선에 실린 채 해상에 대기 중이던 이란산 원유 약 1억 4000만 배럴의 판매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기도 했다, 이는 전 세계 수요를 약 1.5일간 충당할 수 있는 규모다.
하지만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기조가 바뀌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단기적인 유가 상승 부담을 감수하더라도 이란의 원유 수출과 해협 통행료 수입을 동시에 차단해 협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이란이 그동안 호르무즈 봉쇄 위협을 협상 카드로 활용해온 흐름을 차단하고 오히려 미국이 해협 통제권을 확보해 주도권을 쥐려는 시도다, 일각에서는 실제 전면 봉쇄보다는 위협 효과를 극대화해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제기된다.
다만 위험 요소도 적지 않다, 해협이 좁은 지형적 특성상 미 해군 함정이 드론이나 미사일 공격에 취약할 수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실제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국제 유가 상승과 글로벌 경제 불안이 동시에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나온다. CNN 등에 따르면 미국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 의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이란을 압박하는 데 어떤 실질적 효과가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해협 봉쇄가 중동 지역 긴장을 더 끌어올리고 국제 유가 상승 등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번 조치의 실효성과 파장을 둘러싼 논쟁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