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맘스터치’가 왜 웃기지? 외국인들이 한국 간판을 보고 빵 터지는 이유

2026-04-13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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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처음 와서 가장 흥미로웠던 것 중 하나는 길거리 간판에 적힌 영어였다. 분명 영어 단어인데도, 외국인인 내게는 뜻이 한 번에 들어오지 않거나 전혀 다른 의미로 들리는 경우가 많았고, 때로는 너무 뜻밖이라 웃음이 나올 정도였다.

'맘스터치(Mom's Touch)'의 강렬한 붉은색 간판이 선명하게 빛나고 있다 / 뉴스 1
'맘스터치(Mom's Touch)'의 강렬한 붉은색 간판이 선명하게 빛나고 있다 / 뉴스 1

분명 영어인데, 영어처럼 들리지 않을 때

한국에서는 영어가 브랜드명에 아주 자연스럽게 쓰인다. 세련되고 글로벌한 이미지를 주기에도 좋고, 짧고 강한 인상을 남기기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헤럴드는 이런 현상을 ‘foreign branding’으로 설명하며, 한국 브랜드들이 외국어 느낌을 통해 더 세련되고 매력적인 이미지를 만들려는 경향이 있다고 짚은 바 있다. 또 같은 매체는 외국인들이 한국 거리에서 종종 “어색하거나 민망한 영어 표현”을 발견하곤 한다고도 설명했다.

하지만 바로 그 지점에서 재미있는 문화 차이가 생긴다. 한국에서는 자연스럽고 감각적으로 들리는 이름이, 영어권 외국인에게는 전혀 다른 뉘앙스로 읽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문법이 틀렸다기보다, 한국식 감각으로 만든 영어가 영어권 화자에게는 예상 밖의 이미지로 전달되는 것에 가깝다.

‘Mom’s Touch’는 따뜻한 의미지만, 처음 보면 한 번 더 보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맘스터치(Mom’s Touch)다. 브랜드 공식 소개에 따르면 ‘Mom’s Touch’는 “어머니의 정성 어린 손길”이라는 뜻으로, 엄마가 가족을 위해 좋은 재료로 만든 집밥 같은 이미지를 담고 있다. 즉, 한국 소비자에게는 따뜻함과 정성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이다.

그런데 영어권 외국인 입장에서는 이 표현을 처음 봤을 때 그 의도를 바로 읽어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엄마의 손맛’이라는 한국식 정서가 영어 문장 안에 그대로 옮겨지면서, 뜻은 이해되더라도 브랜드명으로는 꽤 독특하게 들리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국인들 사이에서는 “무슨 뜻이지?” 하고 한 번 더 간판을 보게 만드는 이름으로 자주 언급된다.

‘A Twosome Place’는 한국에선 디저트 카페, 외국인에겐 전혀 다른 연상

투썸플레이스(A Twosome Place)는 더 대표적인 사례다. 브랜드 공식 스토리에 따르면 ‘TWOSOME’은 커피와 케이크의 완벽한 조합을 뜻하며, “coffee is complete with cake”라는 메시지를 내세운다. 투썸은 커피와 케이크라는 두 요소의 “inseparable relationship,” 즉 떨어질 수 없는 관계를 상징한다고 소개한다.

하지만 영어권에서는 ‘twosome’이라는 단어 자체가 일상적인 카페 이름으로는 잘 쓰이지 않기 때문에, 처음 접한 외국인들에게는 다소 묘하거나 민망하게 들릴 수 있다. 한국에서는 커피와 디저트의 ‘둘이 함께하는 조합’을 감각적으로 표현한 이름이지만, 언어와 문화가 바뀌면 같은 단어가 전혀 다른 느낌을 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투썸플레이스(A TWOSOME PLACE)' 매장이 따뜻한 조명을 내뿜으며 도심의 저녁 풍경을 장식하고 있다 / 뉴스 1
'투썸플레이스(A TWOSOME PLACE)' 매장이 따뜻한 조명을 내뿜으며 도심의 저녁 풍경을 장식하고 있다 / 뉴스 1

‘Angel-in-us’는 문장처럼 보여 더 흥미롭다

또 다른 예로 자주 거론되는 것이 엔제리너스(ANGELINUS)의 옛 영어 표기인 Angel-in-us다. 현재 롯데GRS와 LOTTE EATZ는 브랜드를 ‘ANGELINUS’로 소개하며 “ALWAYS, ANGELINUS” 또는 “ALWAYS AROUND US” 같은 메시지를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예전 표기였던 ‘Angel-in-us’는 외국인들에게는 브랜드명이라기보다 짧은 문장처럼 보이기 쉬웠다. 한국에서는 감성적이고 부드러운 이미지로 읽히지만, 영어권 화자에게는 “왜 천사가 우리 안에 있지?” 같은 식의 문자적 해석이 먼저 떠오를 수 있다. 바로 이런 순간에 언어 장벽은 어색함보다도 웃음을 만든다. 이름은 진지하게 지어졌지만, 받아들이는 쪽에서는 전혀 다른 장면이 펼쳐지는 것이다.

엔제리너스(Angel-in-us) 커피의 홍보 행사장에서 대표 메뉴인 '아메리치노(Americcino)'가 화려하게 전시되어 있다 / 뉴스 1
엔제리너스(Angel-in-us) 커피의 홍보 행사장에서 대표 메뉴인 '아메리치노(Americcino)'가 화려하게 전시되어 있다 / 뉴스 1

언어 장벽은 실수보다 ‘재해석’에서 웃음을 만든다

이런 브랜드명이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콩글리시라서 웃기다”는 차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한국에서는 너무 자연스럽고 익숙한 표현이, 외국인에게는 전혀 다른 감각으로 읽힌다는 데서 재미가 생긴다. 같은 영어라도 어느 문화권에서, 어떤 맥락에서 쓰이느냐에 따라 의미와 뉘앙스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이름들은 한국이 영어를 단순히 빌려 쓰는 것이 아니라, 한국식 정서와 감각에 맞게 다시 조합해 새로운 브랜드 언어를 만든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래서 외국인에게는 때때로 이상하고 웃기게 들릴 수 있지만, 동시에 그 이름들 안에는 한국 소비 문화 특유의 감성도 담겨 있다.

웃기지만,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다

외국인의 입장에서 이런 브랜드명을 처음 마주하면 웃음이 터질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웃음은 곧 이해로 이어진다. “왜 이런 이름을 썼을까?”를 생각해보면, 그 안에는 정성, 조합, 따뜻함, 감성 같은 한국적인 브랜드 철학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맘스터치, 투썸플레이스, 엔제리너스 같은 이름은 단순히 “이상한 영어”가 아니다. 오히려 한국이 영어를 자기 방식대로 받아들이고, 다시 한국식으로 풀어낸 결과물에 가깝다. 외국인에게는 낯설고 재미있지만, 바로 그런 점 때문에 더 오래 기억에 남는 이름들인 셈이다.


home 오아나 기자 oana11@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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