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수학여행 2박 3일 60만원 논란에 현직 교사가 솔직하게 남긴 글

2026-04-19 0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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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들에게 큰 자괴감을 주고...”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AI 참고 이미지
기사 내용을 바탕으로 한 AI 참고 이미지

최근 일선 학교의 국내 수학여행 비용이 60만 원을 넘어서며 학부모들 사이에서 가격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자신을 현직 교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가격 책정 구조상 비용 상승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해당 논란은 온라인 공간에서 강원도 일대로 떠나는 2박 3일 일정의 수학여행 안내문이 널리 공유돼 불거졌다. 해당 안내문에 적힌 총비용은 60만 6000원에 달했다. 이 금액 안에는 차량비와 숙박비 그리고 식비와 체험활동비 나아가 안전요원비 등이 모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사연을 올린 학부모 A씨는 "중3 아들이 비용을 보고 안 가겠다고 한다"며 "평일 일정인데도 금액이 과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토로했다.

누리꾼들의 지적이 쏟아지자 현직 교사 B씨는 "수학여행을 준비·실행하는 교사 입장에서 말해보겠다"며 학교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실제 절차와 고충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교사 B씨는 "수학여행은 사전 수요조사를 거쳐 추진된다"며 "교사와 학부모가 참여하는 준비위원회를 통해 공개경쟁 입찰 방식으로 여행사를 선정한다"고 투명한 과정을 강조했다.

그는 "수의 계약은 절대 불가능하고 대부분 최저가 입찰로 업체가 결정된다"며 "입찰 후엔 학부모가 교사와 동행해 사전 답사도 간다. 가격으로 말이 많기 때문에 효율적인 범위에서 최대한 낮추려 한다"고 우려를 일축했다.

큰 비용 상승의 원인으로는 대형 참사 이후 대폭 강화된 안전 규정이 꼽혔다. 교사 B씨는 "세월호 이후 안전 규정이 강화돼 전문 인력이 필수"라며 "200명 기준 8~10명이 필요하고 교대까지 고려하면 인건비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주야간 교대라 2배로 채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과거와 달리 학생들의 안전을 책임질 전문 자격증을 갖춘 안전요원이 반드시 동행해 밤낮으로 학생들을 관리해야 하므로 인건비 지출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비용 지원과 관련해서도 "교육청 지원금이 있더라도 상황에 따라 없는 경우도 있다"며 "수학여행의 질이 높아질수록 비용 증가도 피하기 어렵다. 선생들 리베이트 받는 것 아니냐는데 요즘 세상에 그런 여행사도 없을뿐더러 우리도 요구하지 않는다"고 소문에 대해 선을 그었다.

교사 B씨는 "수학여행의 질적 수준을 높이려면 비용 상승은 피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거듭 강조하면서 "현장 교사들은 과중한 업무와 책임 탓에 수학여행을 기피하는 분위기지만 아이들에게 학창 시절의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주겠다는 사명감으로 임하고 있다"며 "하지만 고생 끝에 돌아와 마주하는 낮은 만족도 조사 결과는 교사들에게 큰 자괴감을 주고, 멘털이 털리기도 한다"고 현장 교사들이 겪는 허탈감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제주도로 떠나는 3박 4일 일정의 수학여행 비용이 100만원을 육박하는 학교도 등장했다.

이처럼 비용이 치솟은 첫 번째 이유는 물가 상승이다. 버스 대여비, 숙소비, 식비 등 모든 가격이 올랐다. 코로나19 유행 시기를 거치며 문을 닫은 여행사와 버스 회사가 많아져 공급이 줄어든 상황도 큰 영향을 미쳤다.

두 번째 이유는 2014년 세월호 참사 이후 학생 안전을 지키기 위한 규칙이 엄격하게 바뀌었기 때문이다. 이제는 법적으로 전문 자격증을 갖춘 안전 지도사가 반드시 동행해 밤새 학생들의 안전을 지켜야 하며 이들을 고용하는 막대한 인건비가 전체 비용에 더해진다.

마지막으로 눈높이가 높아진 점도 원인이다. 예전처럼 낡은 저렴한 숙소를 이용하는 것을 사람들은 선호하지 않는다. 깨끗한 고급 숙소를 원하고, 맛있는 특산물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요구하는 서비스 질이 높아지면 당연히 비용도 올라간다.

수학여행 가격은 물가 상승과 안전을 강화한 제도의 변화, 그리고 더 좋은 환경을 원하는 사람들의 눈높이가 섞여 만들어진 결과물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home 방정훈 기자 bluemoon@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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