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 2명 순직한 완도 공장 화재, 토치로 불 낸 '불법체류 중국인' 구속

2026-04-15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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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동창고 화재 참사, 안전관리 부실의 대가

전남 완도에서 발생한 수산물 냉동창고 화재로 소방관 2명이 순직한 가운데, 화재를 유발한 혐의를 받는 불법체류 외국인이 구속되며 사건의 책임 소재를 둘러싼 수사가 확대되고 있다.

단순 작업 중 실수로 보일 수 있는 사고가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지면서 현장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 필요성이 제기된다.

완도경찰서는 14일 업무상 실화 혐의를 받는 30대 중국인 A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법원은 A씨가 불법체류 상태인 점과 도주 우려, 그리고 사안의 중대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오후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소방관 2명이 순직한 완도 냉동창고에 불을 낸 혐의(실화)를 받는 중국 국적의 근로자 A 씨(30대)가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 뉴스1
14일 오후 광주지법 해남지원에서 소방관 2명이 순직한 완도 냉동창고에 불을 낸 혐의(실화)를 받는 중국 국적의 근로자 A 씨(30대)가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 뉴스1

A씨는 이날 광주지방법원 해남지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지만, 취재진의 질문에는 거의 답하지 않았다. “불을 낸 사실을 인정하느냐”, “어떻게 화재가 발생했느냐”는 질문에도 침묵을 지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한국말을 할 줄 아느냐”는 질문에만 “한국말 몰라요”라고 짧게 답했다. 이후에도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법원을 떠났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12일 오전 8시 25분쯤 완도군 군외면의 한 수산물 가공업체 냉동창고에서 에폭시 제거 작업을 하던 중 화재를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그는 기존 도장면을 벗겨내기 위해 토치를 사용했고, 이 과정에서 발생한 불꽃이 주변으로 번지면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조사됐다.

냉동창고 내부는 특성상 단열재와 각종 자재가 밀집돼 있어 화재에 매우 취약한 구조다. 특히 가연성 소재가 많고 환기가 제한적인 공간이기 때문에 한 번 불이 붙으면 연기와 열기가 빠르게 확산된다. 이번 사고 역시 초기에는 진화가 이뤄졌지만, 내부 잔열로 인해 재발화가 발생하면서 상황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전남 완도군 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순직 소방공무원 영결식에서 동료소방관들이 경례를 표하고 있다. / 뉴스1
14일 전남 완도군 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순직 소방공무원 영결식에서 동료소방관들이 경례를 표하고 있다. / 뉴스1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대원들은 신속하게 현장에 투입돼 초기 진화를 진행했다. 그러나 불길이 잡힌 이후에도 창고 내부에서 다시 연기가 발생하자 추가 진압을 위해 재진입했고, 이 과정에서 대원 2명이 내부에 고립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결국 두 대원은 끝내 탈출하지 못하고 순직했으며,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경찰은 A씨가 시공업체 대표 B씨의 지시를 받아 단독으로 작업을 진행하던 중 화기 사용에 대한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토치를 사용할 경우 주변 가연물 제거, 소화기 비치, 안전관리자 배치 등 기본적인 안전 수칙이 요구되지만 이러한 조치가 제대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현장에 없었던 B씨 역시 업무상 과실 여부로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공사 전반의 안전 관리 책임이 사업주에게도 있는 만큼, 작업 지시 과정과 관리 감독 체계에 문제가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향후 과실이 확인될 경우 구속영장 신청도 검토할 방침이다.

14일 전남 완도군 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순직 소방공무원 영결식에서 동료소방관들과 유족들이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고 있다. / 뉴스1
14일 전남 완도군 농어민문화체육센터에서 열린 순직 소방공무원 영결식에서 동료소방관들과 유족들이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하고 있다. / 뉴스1

이번 사고는 단순한 개인의 부주의를 넘어 구조적인 안전 관리 부실 문제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불법체류 신분의 노동자가 위험도가 높은 작업에 투입된 경위와, 이에 대한 감독 체계가 제대로 작동했는지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현장에서는 안전 교육이나 보호 장비 지급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화기 작업이 필요한 경우 사전 위험성 평가와 작업 허가 절차를 강화하고, 반드시 안전관리자를 배치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밀폐된 공간에서는 화재 발생 시 대피가 어려운 만큼, 사전 점검과 대응 매뉴얼을 철저히 갖추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경찰과 소방 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기 위해 추가 조사를 이어가고 있으며, 유사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 논의도 함께 진행될 전망이다. 이번 사건이 현장 안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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