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남부 도시 덮친 벌떼... “성경 속 재앙 떠올라” 반응까지 (영상)
2026-04-16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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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쇼핑센터 순식간에 벌 떼로 뒤덮여... 분봉 때문인 듯

현지 히브리어 매체들은 15일(현지시각) 수만 마리의 꿀벌이 이스라엘 남부 도시 네티보트의 상업 지구와 일부 주거 지역을 덮쳤다고 보도했다.
네티보트는 이스라엘 남부 네게브 사막 인근에 위치한 인구 약 3만 명의 중소 도시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도 멀지 않은 곳이다. 영상에는 대형 쇼핑센터 일대를 새까맣게 뒤덮은 벌 떼가 담겼으며, 쇼핑객과 상점 주인, 주민들 사이에서 공황 상태가 빚어졌다. 상업 단지 운영이 즉각 중단됐고 긴급 출동한 구조대가 현장 통제에 나섰다.
네티보트 시 당국은 주민들에게 해당 구역에 접근하지 말라는 경고를 발령했다. 벌떼는 상업 지구에서 주거 지역으로까지 번졌고, 아파트 발코니와 차량 위에도 대규모로 자리를 잡은 장면이 영상을 통해 공개됐다. 이스라엘 당국은 문과 창문을 즉시 닫아둘 것을 명령했으며, 주민들이 직접 벌 떼를 건드리거나 자극하는 행동을 삼가도록 당부했다. 벌 군집을 박멸하는 대신 안전하게 이주시키기 위해 양봉 전문가와 환경 처리팀도 현장에 투입됐다.
이번 사태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로 퍼지면서 구약성경 출애굽기에 등장하는 10재앙을 연상시킨다는 반응이 잇따랐다. 영국 GB뉴스 등 일부 외신도 이 점을 직접 언급하며 보도했다. 한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관련 영상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스라엘이 '꿀과 젖이 흐르는 땅'으로 묘사된 성경 속 배경이라는 점에서 묘한 아이러니라는 반응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봄철 자연 현상인 꿀벌 분봉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한다. 분봉이란 벌집이 과밀 상태가 되면 여왕벌과 수천 마리의 일벌이 기존 군집에서 분리돼 새로운 서식지를 찾아 대규모로 이동하는 번식 과정이다. 주로 기온이 오르고 꽃이 피는 봄철에 집중적으로 발생하며, 이동 중인 벌 떼는 벌집을 지킬 때보다 공격성이 훨씬 낮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올봄 이스라엘 지역의 기온이 예년보다 빠르게 오른 점도 이번 대규모 분봉의 배경으로 꼽힌다.
이스라엘에서 대규모 벌 떼가 도심에 출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현지 매체 이넷은 벌 떼가 도심에 갑자기 출현해 도로와 마당이 통제되는 사례가 반복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아시아·아프리카·유럽의 교차점에 위치해 사막부터 지중해성 관목지대에 이르는 다양한 생태계를 품고 있으며, 전 세계에 알려진 약 2만 종의 꿀벌 가운데 약 1100종이 서식하는 생물 다양성의 요충지다. 이스라엘 연구자들은 최근 몇 년간 농업 확장과 도시 개발, 환경 스트레스 등이 겹치면서 벌의 서식 환경과 군집 이동 패턴에 변화가 생기고 있다고 보고하고 있다. 다만 장기적인 개체수 모니터링이 이뤄지지 않아 미국이나 유럽처럼 야생 꿀벌 감소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지는 아직 불분명하다.
당국은 현재 양봉 전문가와 방역팀을 동원해 벌 군집의 안전한 이주 작업을 진행 중이며, 주민들에게는 상황이 완전히 정리될 때까지 해당 지역 접근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