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놀랍다…'이 나라'에서 시장점유율 압도적 '1위'라는 라면 정체
2026-04-17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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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컵라면 시장 60% 독점, 도시락의 성공 비결
한국 식품이 러시아에서 거둔 성과 중 단연 손꼽히는 사례가 있다.

바로 팔도의 용기면 브랜드 '도시락'이 러시아 컵라면 시장에서 수십 년째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17일 러시아 뉴스통신사 우라 루(URA.RU)에 따르면 러시아 용기면 시장에서 도시락의 점유율은 약 60% 수준으로,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독주 체제다. 현지에서는 '도시락(Доширак)'이라는 단어가 컵라면 자체를 뜻하는 보통명사로 쓰일 정도로 브랜드 인지도가 압도적이다.
도시락의 러시아 진출은 199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부산항에 정박하던 러시아 선원들이 도시락을 맛보고 자국으로 들여가기 시작한 것이 출발점이었다.
첫 수출 물량은 2만 1000상자에 불과했지만,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는 보따리상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며 수요가 빠르게 늘었다. 수요 급증을 감지한 팔도는 1997년 현지 사무소를 열었고, 진출 첫 해 러시아 판매량은 7배 뛰었다.

그러나 이듬해인 1998년, 러시아가 극심한 재정난으로 모라토리엄(지급유예)을 선언하며 위기가 닥쳤다. 대다수 외국 기업들이 발을 빼는 상황에서 팔도는 잔류를 택했고, 이 결정이 러시아 시장 독점의 발판이 됐다는 평가다.
이후 매출은 2010년부터 매년 10% 이상씩 증가했다. 2005년 7000만 달러를 기록한 매출은 2016년 처음으로 2억 달러를 돌파했다. 같은 해 러시아인 1인당 연평균 2개 이상의 도시락을 소비한 셈이었다.
팔도 러시아 법인의 작년 매출은 5000억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고 전년 대비 26% 증가했다. 2018년부터 2022년까지 5개년 평균 성장률도 15%에 달했다.
성공의 핵심은 철저한 현지화다. 팔도는 매운맛을 낮추고 치킨, 버섯, 새우 등 10여 가지 맛을 선보였다. 2012년에는 마요네즈를 즐기는 러시아 식습관을 반영해 비닐 포장 마요네즈 소스를 별첨한 '도시락 플러스'를 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젓가락 문화가 없는 현지 특성을 고려해 모든 제품에 포크를 동봉한 것도 소비자 만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러시아 현지 생산 체계도 경쟁력의 핵심이다. 팔도는 모스크바 근교 라멘스코예를 비롯한 현지 공장에서 직접 제품을 생산해 물류 비용과 환율 변동 리스크를 최소화했다.
브랜드 공신력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2014년에는 러시아 국가 상업협회가 주관하는 '올해의 제품상'에 라면업계 최초로 선정됐다.
2021년에는 아디다스, 샤넬 등 세계적인 브랜드에만 부여되는 러시아 특허청의 '저명상표'로 등록됐다. 한국 기업으로는 최초의 사례다. 저명상표로 등록되면 팔도 외 다른 기업은 러시아 내에서 '도시락'이라는 명칭을 상품에 사용할 수 없다.
최근에는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을 비롯한 K-라면 브랜드들이 러시아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농심 역시 러시아 법인 설립을 추진하며 프리미엄 라면 시장 공략에 나서는 등 K-라면 업계의 러시아 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팔도 러시아 법인 관계자는 "도시락은 끊임없는 맛의 현지화와 함께 우수한 가공기술을 바탕으로 좋은 품질의 제품을 공급해 성공할 수 있었다"며 "앞으로 음료, 스낵 등 다양한 제품을 출시해 러시아 시장에서 종합 식품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