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금시세(금값) 하락세... 국제 금가격은 소폭 상승했는데 왜 떨어졌을까
2026-04-17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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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75g 한 돈 기준 순도별 금가격 공개

국내 금시세(금값)가 17일(이하 한국 시각) 오후 상승세(전 거래일 대비)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 금가격이 뚜렷한 하락세를 보이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국제 현물 금값이 미세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금시세는 하락 중인 건 글로벌 거시 경제의 근본적인 환경 변화에서 찾을 수 있다.
특히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충돌 우려가 외교적 합의 기대감으로 급격히 전환되면서 금 시장을 든든하게 지탱하던 핵심 상승 동력들이 일제히 약화하고 있다.
첫째, 가장 큰 하락 요인은 미국과 이란 간의 영구적인 휴전 및 평화 협상 타결 가능성이 커지면서 시장에 팽배했던 극단적인 지정학적 위기감이 빠르게 해소되고 있다는 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란과의 협상이 조만간 성공적으로 발표될 것으로 예상하며, 최종 서명을 위해 파키스탄을 직접 방문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란이 그동안 완강히 거부해 온 핵무기 개발 야망 포기, 호르무즈 해협의 개방, 그리고 '무료 원유' 공급 등의 파격적인 조건에 합의했다는 소식은 글로벌 금융 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를 크게 누그러뜨렸다.
걸프 지역의 아랍 국가들과 유럽 지도자들 역시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정이 약 6개월 안에 최종 마무리될 수 있다고 전망하며 현재의 임시 휴전 상태가 연장될 것임을 시사했다.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불확실성 속에서 가치를 발휘하는 대표적인 안전 자산인 금의 특성상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외교적 해법으로 전환되는 흐름은 금에 집중되었던 강력한 매수세를 단숨에 분산시키고 가격 하락을 부추기는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한다.
둘째, 국제 유가의 하락세로 인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 완화 역시 금가격을 끌어내리는 결정적인 배경이다.
원자재 시장에서 원유와 금은 거시 경제의 물가 흐름을 함께 타는 경향이 짙다. 전일 4.7% 급등했던 브렌트유 가격은 미국과 이란의 평화 협정 기대감에 힘입어 배럴당 98달러 선으로 미끄러졌고,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역시 배럴당 94달러 근처로 내려앉으며 안정세를 찾고 있다.
비록 국제통화기금(IMF)의 파티 비롤 사무총장이 파괴된 원유 및 가스 생산 시설을 복구하는 데 최대 2년이 걸릴 수 있다고 경고했고 호르무즈 해협이 여전히 이중 봉쇄 상태에 놓여 있지만, 시장은 공급망 회복이라는 긍정적인 미래 전망에 먼저 반응하며 에너지 가격의 거품을 빼고 있다.
금은 전통적으로 물가가 상승할 때 화폐 가치 하락을 방어하는 '인플레이션 헤지(위험 회피)' 수단으로 널리 활용된다. 하지만 에너지 가격 급락으로 인플레이션 공포가 진정되면서 투자자들이 물가 상승 방어용으로 금을 보유해야 할 필요성이 급격히 줄어들었고, 이는 곧장 수요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이어졌다.
셋째, 중앙은행의 고금리 장기화 기조 유지 전망이 무수익 자산인 금의 한계를 명확히 드러내고 있다.
당초 시장은 에너지발 인플레이션이 둔화하면 중앙은행들이 기준금리를 인하할 여력이 생길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 일부 완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은행들이 현재의 높은 금리 수준을 예상보다 더 오랜 기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여전히 굳건하게 버티고 있다.
이자가 전혀 발생하지 않는 금의 입장에서 고금리 환경의 장기화는 투자 매력도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치명적인 악재다.
외신 보도에서도 "중앙은행들이 금리를 더 오래 더 높게 유지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금과 같은 비수익 자산에 계속해서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명확히 진단했다.
은행 예금이나 국채에 투자하면 확실하고 높은 이자 이을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지정학적 호재마저 사라진 금을 비싼 가격에 들고 있을 이유는 옅어진다.
크리티컬 메탈스의 토니 세이지 최고경영자(CEO)가 단기적인 금 시장의 변동성과 하방 위험을 경고한 것도 바로 이러한 취약한 기초 체력 때문이다.
넷째, 국제 금값의 정체 흐름과 원달러 환율 변수의 결합이 국내 금가격의 하방 압력을 폭발적으로 키우고 있다.
아시아 초기 거래에서 국제 현물 금가격은 미미한 상승에 그치며 사실상 정체된 모습을 보였다.
반면 글로벌 달러화의 강세를 나타내는 블룸버그 달러 스팟 인덱스는 전 거래일 0.1% 상승한 이후 큰 변동 없이 머물러 있다.
중동 전쟁의 공포가 수그러들면서 글로벌 금융 시장에 달러와 같은 초안전 자산을 무조건 거둬들이려는 패닉 장세가 진정되었고, 이는 국내 외환 시장에서 달러화 가치 상승세의 둔화 혹은 원화 가치의 상대적 안정화로 이어졌다. 환율이 오르지 못하거나 안정되는 상황은 국제 금값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환경과 맞물려 국내 금가격을 기계적으로 끌어내리는 증폭기 역할을 수행한다.
결론적으로 이날 오후 국내 금가격의 하락세는 글로벌 거시 경제의 거대한 흐름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필연적인 현상으로 분석된다.
미국과 이란의 극적인 평화 협정 기대감이 중동 전쟁이라는 거대한 지정학적 프리미엄을 순식간에 지워버렸고, 이는 곧바로 국제 유가 하락과 인플레이션 우려의 소멸로 이어졌다.
여기에 이자를 낳지 못하는 금의 본질적 한계를 부각하는 고금리 장기화 우려, 그리고 외환 시장의 안정화라는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하락 압력을 가중하고 있다.
결국 전쟁 발발과 물가 폭등이라는 두 가지 강력한 공포를 먹고 자라던 금 시장은 이제 외교적 타결과 거시 경제 안정화라는 새로운 국면을 마주하며 그동안 가격에 끼어 있던 거품을 걷어내고 피할 수 없는 하락 조정의 길로 접어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대한민국 자본시장을 종합적으로 관장하는 한국거래소 기준 이날 오후 금가격은 다음과 같다.

국내 금·은 주요 민간 거래소별 이날 오후 금가격(이하 3.75g 한 돈 기준)은 다음과 같다.

▲한국금거래소
순금 : 매입가 100만 원 / 매도가 83만 4000원
18K 금 : 매입가 '제품 시세 적용' / 매도가 61만 3000원
14K 금 : 매입가 '제품 시세 적용' / 매도가 47만 5400원
백금 : 매입가 43만 4000원 / 매도가 35만 2000원
은 : 매입가 1만 5800원 / 매도가 1만 3090원

▲한국표준금거래소
순금 : 매입가 99만 9000원 / 매도가 83만 5000원
18K 금 : 매입가 '제품 시세 적용' / 매도가 61만 3700원
14K 금 : 매입가 '제품 시세 적용' / 매도가 47만 5900원
백금 : 매입가 43만 4000원 / 매도가 34만 2000원
은 : 매입가 1만 5700원 / 매도가 1만 26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