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가 오찬 회담서 이재명 대통령에게 강력하게 요구한 2가지
2026-04-17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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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진보 교감의 신호탄

이재명 대통령과 홍준표 전 대구시장이 지난 17일 막걸리를 곁들인 100분가량의 청와대 비공개 오찬 회동을 진행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시절 페이스북을 통해 홍 전 시장을 향해 "상대 진영에 있는 분이지만 밉지 않은 분"이라며 "미국에서 돌아오면 막걸리 한잔 나누자"고 제안한 바 있다.
이날 회동으로 두 사람은 약 1년 만에 막걸리 약속을 지키게 됐다. 다만 이 대통령은 오후 2시 공공기관 업무보고 일정을 앞두고 있어 막걸리를 실제로 마시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측은 이번 회동의 성격에 대해 국민 통합을 위한 폭넓은 소통 행보라고 규정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앞서 파란색을 좋아하는 사람이 권한을 가졌다고 사회를 통째로 파랗게 만들 순 없다고 말했듯, 보수와 진보가 함께하는 국민 통합의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 대통령이 지난해 7월 보수 논객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와 정규재 전 한국경제신문 주필을 초청해 오찬을 가졌던 것과 일맥상통하는 행보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이 오찬에 배석했으나 홍 전 시장 측의 비공개 요청에 따라 대화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홍 전 시장은 뉴스1, 한국일보 등에 오찬 회동의 대화 내용을 일부 밝혔다.
그는 오찬 자리에서 이 대통령에게 대구·경북(TK) 신공항에 대한 국가적 지원과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한 제한조치 해제를 강력하게 요청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20년 대법원에서 징역 17년형이 최종 확정되면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를 모두 박탈당했다. 이후 2022년 윤석열 정부 시절 특별사면 및 복권 조치가 이뤄졌으나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 규정에 따라 사면이 되더라도 한 번 박탈된 연금이나 비서관 지원 등의 예우는 회복되지 않는다. 현재는 경호 및 경비 지원만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
잃어버린 전직 대통령의 예우를 완벽하게 복원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관련 법률 개정이 필요하다. 따라서 홍 전 시장의 이번 요청은 사실상 이 대통령에게 법률 개정을 위한 입법 추진 의지가 있는지를 타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통령이 이러한 두 가지 무거운 요청에 어떻게 화답했느냐는 질문에 홍 전 시장은 "그런 건 즉석에서 대답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조심스러운 태도로 말을 아꼈다.
정치권에서는 홍 전 시장이 이날 오찬에서 지역의 가장 큰 현안인 신공항 문제와 보수 진영의 핵심 인물인 이 전 대통령 문제를 동시에 꺼내 든 것을 두고 치밀한 정치적 계산이 깔렸다고 평가한다.
이 대통령을 상대로 대구 지역 현안 해결을 어필하는 동시에 보수의 핵심이었던 이 전 대통령을 살뜰히 챙기는 모습을 연출함으로써 최근 불거진 보수 정체성 논란을 불식시키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이날 회동에서는 최근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인 대구시장 선거와 관련된 논의도 있었을 것이란 추측이 난무했다.
홍 전 시장은 최근 민주당 대구시장 후보로 나선 김부겸 전 국무총리에 대한 지지를 전격 선언하며 보수 진영 일각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대통령이 김 전 총리를 측면에서 지원하기 위해 일부러 홍 전 시장을 만난 것이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실제로 홍 전 시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그의 능력도 잘 알고 있고 대구가 당면한 현안을 해결할 사람도 김부겸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대구의 미래를 위해 전임시장으로서 지지한 것"이라고 적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그러나 홍 전 시장은 통화에서 김 후보와 관련된 이야기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없었다. 선거 이야기는 하는 게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편 이번 오찬을 계기로 정치권 안팎에서는 '홍준표 국무총리 입각설'이 다시금 뜨겁게 회자되고 있다. 홍 전 시장이 오찬에 앞서 페이스북에 올린 의미심장한 글이 기폭제가 됐다.
그는 "20·30대는 정의를 향한 열정으로 살았고, 40·50·60대는 당파를 위한 열정으로 살았다.. 이제 70대 황혼기에 들어섰다"면서 "붉게 지는 석양의 아름다움처럼 내 마지막 인생은 나라를 위한 열정으로 살았으면 한다"고 적어 국가 활동에 대한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