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나와버린 '늑구빵', 그런데 네티즌들의 반응이 어째 좀...

2026-04-19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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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늑대' 늑구 귀환에 대한민국이 들썩... 급기야 늑구빵 등장
“잘 만들었다” “가격도 저렴” vs “귀엽게 좀 만들지” “너무 급조”

대전 중구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가 외부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인 모습. 17일자 모습니다. / 대전시 제공
대전 중구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가 외부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인 모습. 17일자 모습니다. / 대전시 제공

대전 오월드 동물원을 탈출해 열흘 동안 국민 마음을 애타게 한 늑대 늑구의 무사 귀환을 기념하는 '늑구빵'이 등장해 인터넷 커뮤니티를 달구고 있다.

지난 8일 오전 9시 18분쯤 대전광역시 오월드 사파리 울타리 철조망 아래 땅을 파고 탈출한 늑구는 열흘 만인 17일 오전 0시 44분 대전 중구 안영동 대전남부순환고속도로 안영 나들목(IC) 인근 수로에서 마침내 생포됐다. 오월드에서 약 2km 떨어진 지점이었다.

사파리 바닥을 파고 탈출한 두 살 수컷 늑대

늑구는 2024년 1월 오월드에서 태어난 두 살배기 수컷 늑대다. 2008년 러시아 사라토프주에서 한국늑대 복원 사업의 일환으로 들여온 늑대의 3세대 후손이다. 어미가 돌보지 못해 사람 손으로 직접 키운 인공포육 개체다. 덕분에 사람에게 비교적 친숙한 늑내다. 강아지처럼 행동하는 모습이 여러 영상으로 포착돼 일찌감치 온라인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탈출 당일엔 차량을 보고 놀라 달아나는 늑구의 모습이 차량 블랙박스에 찍히기도 했다. 이 영상이 퍼지며 대전 시민들과 전국 누리꾼들의 시선이 한꺼번에 쏠렸다.

수색에는 주·야간 드론 11대와 IP카메라 5대, 소방·군·경찰 등 인력 3000명 이상이 투입됐다. 지난 13일 당국 브리핑에서는 "탈출 초기 사살까지 염두에 두고 대응했다면 수색이 좀 더 빨리 마무리됐을 가능성도 있다"면서도 시민 안전과 동물 보호를 함께 고려해 포획 위주의 대응 방침을 유지했다고 밝혔다.

4월 14일에는 추적 7일 만에 근접 포위망에 들었으나 늑구가 마취총을 맞추기도 전에 포위망을 뚫고 달아나 포획에 실패하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오전 5시부터 '인간 띠'를 형성하고 작전을 준비했지만 오전 6시 35분 늑구는 재차 달아났다.

열흘 만의 생포… 뱃속엔 낚싯바늘이

결정적 제보는 16일 오후 5시 30분쯤 들어왔다. "대전 둘레산길 12구간인 침산동에서 늑구로 추정되는 동물이 발견됐다"는 119 신고였다. 수색팀은 드론을 띄우고 소방·경찰·505여단·대전도시공사 등 관계기관 인력을 총동원해 포위망을 좁혔다. 같은 날 저녁 6시 18분쯤 "만성산 정상 정자에서 늑구를 봤다"는 추가 제보도 들어왔다. 오후 9시 54분쯤 인근에서 늑구로 추정되는 개체가 발견됐으나 오소리로 확인되는 헛수고도 있었다.

수색팀은 17일 자정을 넘어선 0시 17분쯤 안영IC 산내 방향 입구 우측에서 마침내 늑구의 위치를 특정했다. 수의사 10명, 사육사 5명 등이 현장에 배치됐고, 0시 44분 마취총을 발사해 생포에 성공했다. 포획 당시 늑구는 털이 엉키고 마른 모습이었다.

대전 중구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가 외부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인 모습. 17일자 모습니다. / 대전시 제공
대전 중구 오월드에서 탈출한 늑대 늑구가 외부 의료기관에서 치료를 받고 회복 중인 모습. 17일자 모습니다. / 대전시 제공

포획 후 실시한 건강검진에서 맥박과 체온은 정상 범위로 확인됐다. 그러나 엑스레이 검사에서 위장 안에 2.6cm 크기의 낚싯바늘 1개가 발견됐다. 한소영 대전시 동물진료과장은 브리핑에서 "내시경 검사로 전환했는데 위 안에 나뭇잎과 생선 가시, 낚싯바늘이 들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낚싯바늘의 위치가 너무 깊고 안쪽에 자리해, 늑구의 체력이 약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제거를 시도할 경우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 아래 2차 동물병원에 의뢰해 내시경으로 제거했다. 현재 늑구는 회복 중이며, 건강에 큰 이상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이 사건과 관련해 직접 언급하며 늑구의 안전한 구조와 귀환을 바라고 인명피해도 없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이장우 대전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늑구의 사진과 글을 올리고 "늑구가 무사히 돌아왔다. 대전시민,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대한민국이 들썩인데 이어 BBC 등 외인도 주목

SNS에서 '국민늑대'로 불리며 전국적인 스타가 된 늑구의 무사 귀환 소식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도 타전됐다. 영국 BBC는 17일 홈페이지 메인화면 중반부에 '한국에서 탈출했던 늑대가 9일간의 수색 끝에 마침내 잡혔다'는 제목의 기사를 1면 주요 기사로 다뤘다. 늑구 소식이 호주 총리의 발언이나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특허 출원보다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CNN과 로이터, AP통신 등도 늑구의 귀환 소식에 주목했다. 특히 CNN은 SNS에 늑구를 환영하는 축하 게시물들이 쏟아지는 상황을 전하며 "동물원이 재개장하면 엄청난 인기 스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국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도 들끓었다. 생포 소식이 전해지자 "무사귀환 환영", "집 나가면 고생이야", "늑구 구경 갑니다" 등의 게시물이 줄을 이었다. 오월드를 방문해 늑구를 보겠다는 반응도 쏟아졌다.

탈출 기간 동안에는 '늑구맵'이라 불리는 실시간 위치 추적 서비스가 등장했다. '늑구 코인'이라 불리는 밈 코인도 생겨났다. 오월드는 높은 관심도를 고려해 늑구의 이름표 등 식별 방안을 별도로 마련하는 것도 검토 중이다.

'빵의 도시' 대전에서 날아온 늑구빵

늑구가 돌아오자 온라인에선 곧바로 관광 상품화 아이디어가 터져 나왔다. "늑구가 돌아온 기념으로 늑대빵을 만들라", "늑구빵 먹으려고 지금부터 줄 서면 되느냐"는 등의 반응이 줄을 이었다. 오월드 마스코트를 늑구로 바꾸자거나 '늑구의 모험'을 주제로 한정판 티셔츠나 동화책을 내자는 제안도 나왔다.

그런데 아이디어에 그칠 것 같았던 늑구빵이 실제로 등장했다. 18일 한 스레드 이용자가 올린 게시물이 인터넷 커뮤니티로 빠르게 퍼지면서 이 같은 사실이 알려졌다.

해당 게시물에는 "자고 일어나니 친구가 보낸 톡이 와있다. 늑구빵. 발빠른 빵의 도시"라는 글과 함께 빵집 진열대 위에 늑대 얼굴 모양을 본뜬 빵들이 진열된 모습이 담긴 사진이 첨부됐다.


한 스레드 이용자가 올린 게시물 덕에 늑구빵이 만들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한 스레드 이용자가 올린 게시물 덕에 늑구빵이 만들어졌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사진 속 빵의 라벨엔 늑구빵이라는 이름이 선명하게 적혀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가격도 저렴한데", "앤 전국민 관심 터져서 자이언트판다급 대우 되려나"라는 반응도 함께 담겼다. "#늑구빵 #하레하레 #빵의도시 #대전빵 #늑구" 해시태그도 달렸다. 늑구빵을 만든 H빵집은 대전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베이커리 브랜드로 알려졌다. 유기농 밀가루 사용과 당일 생산을 강조한다.

늑구빵은 노릇하게 구운 동그란 빵 위에 초콜릿으로 늑대의 눈, 코, 입, 귀를 표현한 제품이다. 가격은 2500원. 반응이 마냥 열광적인 것만은 아니다. 늑구의 무사 귀환이 알려진 지 불과 하루 만에 제품화가 이뤄진 만큼 빵의 완성도보다는 속도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평가도 있다. 재빠르게 만든 티가 역력하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늑구 열풍이 실제 상품에 빠르게 반영됐다는 점에서 화제성 자체는 충분히 확인됐다는 시각이 많다. "잘 만들었다", "가격도 너무 저렴하다", "H빵집 가면 먹을 수 있나", "늑구 동물원 대박 날 듯", "대전의 심벌 늑구찡", "빵마다 얼굴이 너무 다른데", "귀엽게 좀 만들지", "너무 급조했다" 등의 반응이 나왔다. 가격표와 라벨까지 손글씨로 쓰인 것을 두고 "선점하려고 얼마나 빠르게 대응한 건지 짐작할 수 있다"란 반응도 있었다. 그럼에도 늑구빵이 등장했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화제를 모으기엔 충분했고, "오히려 좋아"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동물권단체 "해프닝으로 끝내선 안 돼"

한편에서는 이번 사건을 미담으로만 소비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동물권행동 카라는 17일 논평을 내고 "늑구가 살아 돌아온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이번 사고는 동물의 행동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 시설 관리 체계의 실패"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카라는 "늑구의 생포는 끝이 아니다. 이번 사건을 '무사 귀환'의 미담으로만 남긴다면, 오월드는 또다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할 것"이라며 "뽀롱이 이후에도 달라지지 않았다면 이번에는 달라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오월드에선 뽀롱이란 이름의 퓨마가 탈출했다가 사살된 바 있다.

대전 오월드 동물원에서 탈출했던 늑대 '늑구'가 17일 새벽 안영IC 인근 수로에서 수색팀에 의해 구조되고 있다./ 대전시 제공
대전 오월드 동물원에서 탈출했던 늑대 '늑구'가 17일 새벽 안영IC 인근 수로에서 수색팀에 의해 구조되고 있다./ 대전시 제공

대전환경운동연합도 "늑구가 그 야생성을 가지고 굴을 파서 탈출하는 데까지 이르렀기 때문에, 이 생태적 특성이 동물원에서 잘 고려되는지 돌아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월드 측은 늑구가 회복하면 부모와 동생을 볼 수 있는 별도의 공간을 마련해 1, 2일 정도 지낼 수 있도록 한 뒤 합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한 늑구가 열흘 동안 여러 동물과 접촉했을 가능성이 있어 최소 7~10일간 격리하며 전염병 증상 여부를 관찰하기로 했다. 오월드 재개장도 보강 공사가 이뤄진 뒤에야 결정될 방침이라 시민들이 직접 늑구를 만나려면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성심당으로 대표되는 대전은 명실상부한 '빵의 도시'다. 전국적인 '빵지순례' 열풍의 중심지로 자리 잡은 대전이 이번 늑구 열풍을 계기로 어떤 관광 콘텐츠를 만들어낼지 주목을 모은다. 일각에선 성심당이 실제로 늑구빵을 내놓을 경우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란 말이 나온다. 늑구빵이 '빵의 도시' 대전의 새로운 명물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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