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코, 광주회생법원과 협약…서남권 회생기업 지원 체계 넓힌다
2026-04-19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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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전남·전북·제주 회생기업 대상 맞춤형 금융지원 연계
- 파산재단 자산 환가 협력도 병행…기업 재기 속도 높이기 주목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캠코가 광주회생법원과 손잡고 서남권 회생기업 지원 체계 확대에 나섰다. 회생 가능성은 있지만 시장에서 자금 조달에 막힌 기업을 법원과 공공기관이 함께 발굴해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단순한 업무협약을 넘어 회생기업의 유동성 지원과 파산자산 정리까지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캠코(한국자산관리공사)는 지난 14일 광주회생법원과 두 건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하나는 회생기업의 재기 지원과 경영 정상화를 위한 협약이고, 다른 하나는 파산재단 자산의 효율적 환가를 지원하기 위한 협약이다. 지난달 문을 연 광주회생법원과의 협력 틀을 조기에 구축해 서남권 기업 구조조정 지원의 실효성을 높이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번 협약의 무대는 광주에 그치지 않는다. 광주를 비롯해 전남·전북·제주 등 서남권 전반이 대상이다. 그동안 수도권 중심으로 인식되던 회생·구조조정 지원을 지역 단위로 넓혀, 법원 개원과 동시에 현장형 지원 체계를 가동하려는 성격이 짙다. 회생절차에 들어간 지방 기업들이 상대적으로 정보와 금융 접근성에서 불리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 협약은 지역 기업 입장에서도 의미가 적지 않다.
핵심은 역할 분담이다. 광주회생법원은 정상화 가능성이 있으나 민간 금융시장에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회생기업을 캠코에 추천하고, 해당 기업의 회생절차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협조한다. 법원이 기업을 선별하고 공공금융기관이 실제 지원에 나서는 구조다. 회생절차의 법적 관리와 금융 지원이 따로 노는 게 아니라, 한 축으로 묶이게 되는 셈이다.
캠코는 추천받은 기업에 대해 자금대여와 지급보증, 전문가 컨설팅, 자산매각 지원 등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이다. 단순히 급한 불을 끄는 수준의 자금 공급이 아니라, 자산 처분과 경영 정상화 과정까지 함께 들여다보는 방식이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들이 회생절차 안에서 시간을 벌고, 이후 실제 영업 정상화까지 이어질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다.
이번 협약에서 함께 체결된 파산재단 자산 환가 지원도 주목할 부분이다. 회생기업 지원이 ‘살릴 수 있는 기업’을 겨냥한 장치라면, 파산재단 자산 환가 협력은 이미 파산 절차에 들어간 자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정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자산 처분이 지연되면 채권 회수도 늦어지고 절차 전체가 장기화될 수밖에 없는데, 법원과 캠코가 이 과정의 효율을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결국 이번 협약은 회생과 파산, 두 갈래 절차를 각각 따로 다루지 않고 ‘기업 재기와 정리의 속도’를 함께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됐다고 볼 수 있다. 지역 법원은 기업을 발굴하고 절차를 관리하며, 캠코는 금융과 자산처분 역량을 투입하는 방식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법적 절차와 실질 지원 사이의 간극이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
캠코가 최근 기업 구조조정과 재기 지원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흐름 속에서, 이번 협약은 지역 기반 회생지원 모델을 넓히는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광주회생법원 출범 직후 곧바로 협력 체계를 만든 만큼, 실제 추천 기업이 얼마나 신속히 지원을 받고 경영 정상화로 이어지는지가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