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큰 지진 올 수도”…일본이 7.7 강진 뒤 더 긴장하는 이유
2026-04-21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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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기상청, ‘후발 지진 주의 정보’ 발령
일주일간 추가 강진 가능성
일본에서 규모 7.7 강진 이후 ‘후발 지진’ 경고가 내려졌다.

일본 공영방송 NHK와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기상청은 지난 20일 혼슈 동쪽 해역에서 발생한 강진과 관련해 홋카이도와 산리쿠 앞바다 일대에 ‘후발 지진 주의 정보’를 발령하고 향후 약 일주일간 비슷하거나 더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별 대비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은 20일 오후 4시 52분쯤 이와테현 앞바다에서 발생했다. 일본 기상청은 처음 규모 7.4로 발표했다가 이후 7.7로 상향 조정했으며 진원의 깊이는 약 20㎞로 파악됐다. 아오모리현과 이와테현 일대에서는 진도 5강에서 5약 수준의 강한 흔들림이 관측됐다. 이는 건물 내부 물건이 떨어지고 균열이 생길 수 있는 수준의 흔들림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상점 진열대가 무너지고 외벽이 손상되는 피해가 발생했다.
지진 직후 쓰나미 경보도 발령됐다. 홋카이도와 도호쿠 태평양 연안에는 한때 최대 3m 높이의 쓰나미가 예상됐지만 이후 1m 수준으로 낮아졌다. 실제로 이와테현 구지항에서는 약 80cm 높이의 해수 상승이 관측됐고 미야코와 하치노헤 등 여러 지역에서도 수십 센티미터 규모의 쓰나미가 이어졌다.
일본 기상청은 쓰나미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반복적으로 유입될 수 있으며 이후 파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 당국은 해안과 하천 주변 접근을 피하고 높은 곳으로 이동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지진 직후 일부 지역에서는 10만 명이 넘는 주민에게 대피 권고가 내려지는 등 실제 대응도 이어졌다. 해안가 마을과 저지대 주민들은 긴급히 고지대로 이동했고 일부 대피소는 밤 사이 주민들로 가득 찼다. 일본 정부는 총리 관저 위기관리센터에 대응 조직을 설치하고 상황 점검에 나섰다.
이번 지진이 더 크게 주목받는 이유 중 하나는 일본 북동부 태평양 연안에 원자력시설이 적지 않게 모여 있기 때문이다. 강진이 발생한 뒤 쓰나미 경보까지 내려지면 인명 피해와 교통 마비 못지않게 원전 안전 문제가 곧바로 핵심 관심사로 떠오른다.
일본에서는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할 경우 원자로 자체뿐 아니라 전력 공급 상태, 냉각 설비, 해안 침수 가능성, 관련 부속시설 이상 여부까지 함께 확인하는 대응이 즉시 이뤄진다. 한 차례라도 문제가 생기면 사회적 파장이 워낙 큰 사안인 만큼 지진 직후 원전 관련 점검 결과가 빠르게 공개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난 20일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 측으로부터 지진 발생 직후 원자력시설에 이상 징후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일본 당국 역시 주요 시설에서 특이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왜 일본은 ‘후발 지진’에 민감하게 반응하나
일본 정부가 발령한 ‘후발 지진 주의 정보’는 일본 해구와 쿠릴 해구 일대에서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을 때 추가 대형 지진 위험이 평소보다 높아졌다고 판단될 경우 내려지는 조치다. 일본 기상청 설명에 따르면 과거 사례를 보면 규모 7급 지진 이후 일주일 내 규모 8 이상 강진이 이어질 확률이 약 1% 수준으로 평소보다 크게 높아진다.
수치만 보면 낮아 보이지만 일본에서는 이를 결코 가볍게 보지 않는다. 대형 지진 한 번으로 인명과 경제 피해가 막대한 만큼 확률이 소폭 상승하는 것만으로도 대응 수위를 끌어올리는 것이다.
이 같은 경고는 과거 사례와 맞닿아 있다. 일본 기상청은 앞서 비슷한 규모의 강진 이후 같은 해역에서 후속 지진 위험이 높아지는 사례가 반복돼 왔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지난해 12월에도 아오모리현 앞바다에서 규모 7급 지진이 발생한 직후 ‘후발 지진 주의 정보’가 처음 발령되며 일주일간 경계가 이어졌다. 당시 추가 초대형 지진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일본 기상청은 이번에도 위험이 평소보다 높아졌다는 의미일 뿐 특정 시점의 대지진을 예고하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하고 있다.
산리쿠 해역은 일본에서도 대표적인 지진 위험 지역으로 꼽힌다. 태평양판이 일본 열도 아래로 밀려 들어가는 판 경계 지역으로 에너지가 축적되기 쉬운 구조다. 실제로 2011년 3월 동일본대지진 당시에도 본진 이틀 전 규모 7급 지진이 먼저 발생한 뒤 규모 9.0 초대형 지진이 이어진 전례가 있다. 일본 당국이 이번에도 과거 사례를 언급하며 경계 수위를 높인 이유다.
다만 일본 기상청은 이번 조치가 특정 시점에 대지진이 발생한다는 예측이나 예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위험이 평소보다 높아졌다는 의미일 뿐 발생 시점을 특정할 수는 없다는 설명이다.
주민 대피부터 신칸센 중단까지 여파 이어져
일본 기상청은 특히 두 번째나 세 번째 쓰나미가 첫 번째보다 더 높을 가능성도 있다며 경계를 늦추지 말 것을 당부했다. 주민들에게는 최소 일주일 동안 비상 물품을 준비하고 피난 경로를 재확인하며 즉시 대피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라고 강조했다. 가구 고정과 낙하물 점검 등 일상적인 지진 대비도 다시 확인해 달라는 요청이 이어졌다.
이번 지진으로 교통과 일상에도 영향이 이어졌다. JR 동일본은 도호쿠 신칸센 일부 구간 운행을 중단했고 항공편과 도로 통제도 일부 이뤄졌다. 편의점과 상업시설에서는 물과 식량을 사려는 주민들이 몰리며 일시적인 혼잡이 발생하기도 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건물 외벽이 붕괴되거나 내부 집기가 넘어지는 피해가 보고됐고 주민들이 놀라 넘어져 다치는 사례도 확인됐다.
현재까지 대규모 인명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다. 원전 시설 역시 이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후쿠시마 제1·2 원전과 오나가와 원전 등 주요 시설에서도 특이 사항은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추가 피해 가능성에 대비해 해역 변화를 지속적으로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본 정부는 지진 관련 가짜 정보 확산에도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실제로 온라인에서는 대지진이 임박했다는 식의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빠르게 퍼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공식 발표 외 정보에 흔들리지 말고 일본 기상청과 지자체 안내를 기준으로 행동해 달라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외교부와 주일 공관이 이번 지진으로 인한 우리 국민 피해 접수 여부를 별도로 공식 발표한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 일본은 한국인 관광객과 체류자가 많은 국가인 만큼 현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에 대비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해안가와 하천 주변처럼 쓰나미 영향이 우려되는 지역의 여행객들은 쓰나미 경보와 대피 지시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고 불필요한 외출이나 이동을 자제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이번처럼 후발 지진 가능성이 함께 거론되는 상황에서는 한 차례 흔들림이 지나갔다고 안심하기보다 비상 연락망과 대피 경로를 미리 점검해 두는 것이 중요하다. 만일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주일한국대사관이나 관할 총영사관, 영사안전콜센터를 통해 즉시 영사 조력을 요청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