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료인데 이 정도라고?… 아파트 단지 옆에 생긴 '150m 스카이워크' 정체
2026-04-22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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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150m에 달하는 '용왕산 스카이워크'
서울 양천구의 완만한 능선을 따라 조성된 용왕산 스카이워크가 도심 속 새로운 랜드마크로 급부상하며 시민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수십 년간 지역 주민들의 휴식 공간이었던 용왕산은 단순한 동산의 개념을 넘어 복합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공중을 걷는 듯한 짜릿함, 용왕산 스카이워크

양천구는 2024년 4월 용왕산 정상부 근처에 약 150m에 달하는 스카이워크를 준공하고 시민들에게 개방했다. 이 시설은 산의 지형을 최대한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시민들에게 최상의 조망권을 제공하기 위해 설계됐다. 기존의 평범한 산책로를 넘어 하늘 위를 걷는 듯한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려는 계획이다.
과거 가파른 계단이나 경사로 때문에 접근이 어려웠던 구간에 무장애 공법을 적용한 스카이워크를 설치했다. 이를 통해 휠체어 사용자나 유모차를 동반한 가족들도 아무런 제약 없이 해발 70m 높이에서 서울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게 됐다.
구조적인 측면에서도 안전과 미관을 동시에 잡았다. 고강도 강철 프레임으로 뼈대를 세우고 발밑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격자형 바닥과 강화유리 구간을 배치해 스릴을 더했다. 곡선형으로 설계된 스카이워크는 산의 곡선과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시각적인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특히 안전 난간을 충분히 높게 설계하고, 미끄럼 방지를 완벽하게 처리해 안전 사고를 미연에 방지했다.

용왕산 스카이워크의 핵심은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캔틸레버(Cantilever) 구조와 지면에서 높이 띄워진 데크 시스템의 결합이다. 지면과의 단차를 활용해 가장 높은 곳은 아파트 수 층 높이에 달하는 아찔한 높이를 구현했다. 하중을 견디는 주 기둥은 특수 도장 처리를 거친 강관을 사용해 부식을 방지하고 반영구적인 내구성을 확보했다.
바닥판은 배수가 원활하도록 설계돼 비가 내려도 물이 고이지 않고 쾌적한 보행 환경을 유지한다. 특히 밤이 되면 난간 하단에 설치된 LED 조명이 은은한 빛을 발하며 환상적인 야경을 연출한다. 이 조명 시스템은 과도한 빛 공해를 방지했다. 또 보행자의 발밑을 안전하게 비추도록 조도와 각도가 정밀하게 조정됐다. 주변 수목의 생태에 영향을 주지 않는 조명을 선택한 점도 돋보인다.
전망 지점에 설치된 확장 구간은 안전한 관람을 위한 보강재를 추가로 배치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남산타워 등이 한눈에 보이는 360도 파노라마 뷰를 제공한다. 구조물 곳곳에는 시민들이 잠시 쉬어갈 수 있는 벤치와 포토존도 마련돼 있다.
백성의 평안이 깃든 용왕산의 유래

과거 용왕산은 '엄지산' 또는 '왕재산'이라 불리며 영험한 기운이 서린 곳으로 대접받았다. 조선 시대에는 이곳에 왕이 살 만한 명당이 있다는 전설이 전해졌다. 산의 이름이 용왕산으로 굳어진 건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지명이 정리되는 과정에서 비롯됐으나 주민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용의 기운이 서린 산으로 통한다.
용왕산은 해발 78m의 낮은 야산임에도 불구하고 한강과 안양천이 만나는 지점에 위치해 있다. 조선 시대 문인들은 이곳에 올라 한강의 경치를 읊으며 풍류를 즐겼고, 인근 백성들은 가뭄이 들 때면 기우제를 지내며 풍요를 빌었다. 또 낮은 고도에도 불구하고 주변 시야가 탁 트여 있어 군사적 요충지로도 활용됐던 기록이 남아 있다.
용왕산은 양천구의 주산(主山) 역할을 하며 지역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핵심적인 장소로 통한다. 특히 산 정상에 있는 용왕정은(+용왕정 추가 정보) 전통 양식으로 지어져 과거와 현재를 잇는 상징적인 건축물로 자리 잡았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서울의 야경은 남산 부근의 풍경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용왕산은 도심 한복판에 위치하면서도 울창한 숲과 다양한 생물 종을 보유하고 있다. 산 전체가 인공적으로 조성된 공원이 아니라 자연 발생적인 숲을 최대한 보존하고 있다. 따라서 주변 아파트 단지 주민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될 쉼터 역할을 하고 있다. 참나무와 소나무가 조화를 이루며 사계절 내내 각기 다른 풍경을 자아내는 것도 특징이다. 산책로 주변에 계절별로 만개한 야생화를 만날 수 있으며, 자연 그대로의 흙길과 정비된 데크 길이 적절히 섞여 있어 걷는 재미도 쏠쏠하다.
아울러 용왕산은 조류의 주요 서식지로도 알려져 있다. 딱따구리나 박새 같은 텃새는 물론이고 계절에 따라 이동하는 철새들이 잠시 쉬어가는 휴식처가 된다. 이처럼 풍부한 생태적 자산은 아이들에게 훌륭한 자연 교육의 장을 제공한다. 도시 한복판에서 흙을 밟고 새소리를 들으며 숲의 향기를 맡을 수 있다는 점은 용왕산이 가진 큰 장점이다.
용왕산 스카이워크 가는 길
용왕산 스카이워크는 서울의 중심부에 위치해 대중교통으로 이동할 수 있다. 지하철 9호선 염창역이나 등촌역을 이용하면 된다. 염창역 3번 또는 4번 출구로 나와 도보로 약 10~15분 정도 완만한 주택가 길을 따라 올라가면 용왕산 근린공원 입구에 다다르게 된다. 입구에서부터는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약 500m만 이동하면 스카이워크를 만날 수 있다.
버스를 이용할 경우, 양천구 내를 운행하는 지선버스와 광역버스가 용왕산 인근을 연결한다. 양천01번이나 양천02번 마을버스를 타면 산 입구와 가장 가까운 정류장에서 내릴 수 있다. 도심형 공원의 특성상 주차 공간이 넉넉하지 않으므로 가급적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자차를 이용해야 한다면 용왕산 근린공원 공영주차장이나 인근 목동 공영주차장을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주말이나 공휴일에는 방문객이 몰려 주차가 어려울 수 있다. 공원 입구에서 스카이워크까지 이어지는 길은 완만한 경사로로 돼 있어 유모차나 휠체어를 끌고 가기에도 무리가 없다.
용왕산 인근 명소


용왕산 스카이워크에서 시원한 조망을 즐긴 뒤 인근 공원에서 여유를 즐겨도 좋다. 양천구 목동 중심부로 향하면 한국과 프랑스의 수교 100주년을 기념해 조성된 파리공원을 만날 수 있다. 2022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쳐 고풍스러운 프랑스식 정원과 현대적인 감각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공원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뉜다. 프랑스식 정원 양식을 본뜬 '파리광장'과 한국 전통의 미를 살린 '서울광장', 두 도시의 조화를 상징하는 '한불마당'이다. 바닥 패턴이나 조형물 하나하나가 파리의 감성을 담고 있어 사진을 남기기도 좋다. 특히 '파리광장'은 프랑스 자수 화단을 모티브로 한 정원과 에펠탑 조형물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야간에는 화려한 조명과 분수가 어우러져 낮과는 색다른 풍경을 뽐낸다.
용왕산 동쪽 기슭을 따라 내려오면 안양천 생태공원과 바로 연결된다. 안양천은 한때 산업화 과정에서 오염의 대명사로 불렸으나, 수십 년간의 복원 노력을 통해 현재는 다양한 동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의 보고가 됐다. 용왕산 산행 후 평지를 걸으며 마무리하기 최적의 코스다.
특히 끝없이 이어진 산책로와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돼 있어 봄에는 흐드러진 벚꽃 터널이 형성되기도 한다. 여름·가을철에는 대규모로 조성된 장미원과 핑크뮬리, 코스모스 단지가 조성돼 꽃 대궐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