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버스타고 간다… 무려 30년 만에 허락된 국가명승 '붉은 절벽'

2026-04-23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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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예약제 버스 투어 운영
다음 달 2일부터 오는 8월 30일까지 운영

지역 대표 관광 명소이자 국가명승인 화순적벽을 보다 편리하게 즐길 수 있는 버스투어가 다음 달부터 운영된다.

화순적벽.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화순적벽.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화순군문화관광재단은 화순적벽 상시 개방에 따른 관광 수요에 맞춰 이용 편의성과 현장 관람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버스투어 운영 방식을 전면 개편했다. 화순적벽은 2014년 10월 광주광역시와 화순군의 상생 협의로 부분 개방이 이뤄졌지만, 지금도 개인 차량으로는 진입할 수 없다.

버스 투어 일정 및 예약 방법

버스 투어는 다음 달 2일부터 오는 8월 30일까지 운영된다. 매주 수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주 5일간 운행되며, 모든 탑승은 이서면 커뮤니티센터(이서면 소재)에서 이뤄진다.

재단은 혼잡을 방지하고 체계적인 관람 환경 조성을 위해 사전 예약제를 도입한다. 이에 현장 예매는 불가능하며, 이용객은 반드시 화순적벽 버스투어 누리집을 통해 탑승일 기준 2주 전부터 2일 전까지 예약을 완료해야 한다. 개인 예약은 1인당 최대 4명까지 가능하다. 30인 이상 단체 관람은 하루 1팀에 한해 별도 예약제로 운영된다.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투어 시간도 기존보다 확대된 1시간 45분으로 운영된다. 이용 요금은 지난해와 동일하며, 운영 횟수는 시기별 탄력적으로 조정한다. 다음 달 성수기에는 하루 4회, 6월부터 8월까지는 하루 2회 운행할 예정이다.

해설사가 버스에 동승하지 않고 적벽 내부에 상주하는 방식으로 변경해 관광객이 자유롭게 관람하면서 필요할 때 언제든 전문적인 해설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병풍처럼 펼쳐진 '화순적벽'

화순적벽.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화순적벽.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전남 화순군 이서면 일대에는 화순적벽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자연이 수만 년에 걸쳐 빚어낸 거대한 수묵화로, 깎아지른 듯한 절벽과 웅장한 암벽이 동복호와 어우러져 압도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이곳은 오랜 시간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묶여 일반인의 출입이 통제됐던 덕분에 원시적인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화순적벽은 동복천 상류에 위치한 거대한 절벽군을 통칭한다. 지리적으로는 무등산 국립공원 동쪽 자락에 자리 잡고 있으며, 약 7km에 걸쳐 형성된 대규모 경관 단지다. 이곳은 크게 △보산적벽 △장항적벽(노루목적벽) △물염적벽 △창랑적벽의 네 구역으로 나뉜다. 이들은 각기 다른 각도와 높이에서 저마다의 개성을 뽐내며 서 있다.

특히 가장 웅장한 규모를 자랑하는 장항적벽은 이가 약 80m에 달한다. 수직으로 솟아오른 붉은색 암벽이 호수면에 반사될 때 진가가 드러난다. 과거에는 접근이 매우 어려운 오지였으나, 현재는 화순군에서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통해 제한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귀한 명소가 됐다.

화순적벽.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화순적벽.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이곳은 중생대 백악기에 형성된 퇴적암층이 융기하고 침식되는 과정을 거쳐 지금의 수직 절벽 형태를 갖추게 된 것으로 분석된다.

화순적벽은 조선 중기 사림의 영수였던 신재 최산두가 이곳의 절경을 보고 중국 양쯔강의 적벽에 버금간다 해 붙어진 명칭으로 알려졌다. 1519년 기묘사화로 인해 화순으로 유배 온 최산두는 이곳의 아름다움에 매료되어 '적벽'이라 이름 지었다. 이후 수많은 시인과 묵객들이 이곳을 찾아 풍류를 즐겼다.

예로부터 화순적벽은 단순한 유람지를 넘어 선비들의 정신적 안식처 역할을 했다. 퇴계 이황을 비롯한 당대의 석학들이 이곳을 거쳐 가며 남긴 시문과 글귀들이 지금도 바위 곳곳과 정자에 남아있다. 1980년대 동복댐이 건설되면서 적벽의 하단부와 주변 마을이 수몰되는 아픔을 겪기도 했으나, 물 위로 드러난 상단부는 여전히 호남 제1경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화순적벽의 가장 큰 특징은 철분을 함유한 암석이 산화돼 나타나는 독특한 붉은색 암벽이다. 해가 저무는 저녁 무렵이나 안개가 자욱한 이른 아침에는 암벽의 색이 더욱 짙어져 더욱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장항적벽 앞에는 망향정이 세워져 있는데, 이는 댐 건설로 인해 고향을 잃은 수몰민들의 그리움을 달래기 위해 지어진 곳으로 적벽의 전경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최고의 명당이다.

망향정은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112호로 지정됐다. 수평으로 켜켜이 쌓인 층리 구조와 수직으로 갈라진 절리들이 조화를 이뤄 마치 거대한 조각품을 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특히 봄에는 연분홍 산철쭉이 바위 틈새를 장식하고 가을에는 불타는 듯한 단풍이 붉은 절벽과 어우러져 천상의 화원을 연출한다.

화순적벽으로 향하는 길목

서울 및 수도권에서 화순적벽을 찾으려면 광주송정역에서 내려 셔틀버스 출발지인 화순읍으로 이동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셔틀버스는 매주 정해진 요일에만 운영되므로 방문 전 화순군청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 확인은 필수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호남고속도로를 타고 광주를 거쳐 화순 방면으로 진입하면 된다. 다만 장항적벽을 보기 위해선 지정된 주차장에 세우고 화순군에서 운영하는 적벽 셔틀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댐 건설로 조성된 관리용 도로는 일반 차량 통행이 엄격히 제한되기 때문이다.

구글지도, 화순적벽

화순적벽 인근 명소


화순적벽의 장엄한 기운을 만끽했다면 주변 명소로 발길을 옮겨보는 것도 좋다. 화순은 적벽 외에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부터 천년 고찰까지 깊은 역사를 품은 고장이다.

화순적벽이 대자연이 만든 조각품이라면 선사시대 인류가 남긴 유산도 있다. 도곡면 효산리와 춘양면 대신리를 잇는 고대 일대에 자리한 화순 고인돌 유적이다. 이곳에는 596기의 고인돌이 밀집해 있다. 단순한 유적지를 넘어 야외 박물관 같은 분위기를 풍기며,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거대한 돌들이 살아 숨 쉬는 듯한 압도적인 광경을 마주하게 된다.

이곳의 백미는 고인돌을 채취했던 현장인 '채석장'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핑매바위는 세계적으로도 보기 드문 거대 고인돌로, 덮개돌의 길이가 약 7.3m, 폭이 5m, 두께가 4m에 달한다. 전체 무게는 약 280톤 이상으로 추정된다. 이는 웬만한 대형 전차 수십 대를 합친 것과 맞먹는 수치다. 기계 장치 하나 없던 시절 인류가 이 거대한 바위를 옮겼을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전율을 느끼게 한다.

운무사.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운무사.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운무사.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운무사. 기사 내용 토대로 AI툴 활용해 제작한 자료사진.

천불천탑의 신비를 간직한 운주사도 있다. '천불천탑(千佛千塔)'의 사찰로 불리는 운주사는 정형화된 산사와 달리 골짜기마다 수많은 석불과 석탑이 자유롭게 흩어져 있는 독특한 풍경을 자랑한다. 불상들은 정식 법당이 아닌 산기슭이나 바위 틈에 무심하게 서 있거나 앉아 있다. 이러한 양식은 고려 시대 지방 불교의 자율성과 독창성을 보여주는 귀중한 사례로 평가받는다.

운주사의 핵심 명소는 산 능선에 누워 있는 거대한 두 구의 '와불(臥佛)'이다. 길이 12.7m에 달하는 이 불상은 바위산의 암반을 그대로 깎아 만들어졌다. 남성과 여성을 형상화한 듯한 두 부처가 나란히 누워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내비게이션에 '운주사'를 입력한 뒤 출발하면 된다. 광주광역시청 기준으로 약 40~50분, 화순군청 기준으로는 약 30분 정도 소요된다. 사찰 입구에 대형 무료 주차장이 완비돼 있으며 주차장에서 사찰 입구까지 평탄한 길로 도보 약 5분 정도 거리다.


구글지도, 운주사

home 이서희 기자 sh0302@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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