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시도됐다…시골길 끝에 나타난 2만㎡ ‘알록달록 마을’ 정체
2026-04-23 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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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서점 6곳이 모여 있는 국내 최초 '서점마을'
전북 고창군 성남마을의 좁은 길목을 따라 들어서면 독특한 마을을 만날 수 있다. 인문·여행·생태·그림책 등을 다루는 독립서점 6개가 모인 이곳은 국내에서 처음 시도된 서점마을이다.

국내 최초로 시도된 '서점마을'

마을의 촌장인 문화평론가 이윤호 씨는 서울에서 인문학 아카데미를 운영하다 고창으로 내려와 서점마을을 건립했다. 아이디어는 영국 웨일스 지역 책마을 '헤이온와이'에서 가져왔다.
이곳은 일반적인 대형 서점이나 세련된 북카페와는 전혀 다른 질감을 지니고 있다. 서점마을에는 총 6개의 독립서점이 모여 있으며, 각각의 서점지기들은 모두 고창과 연고가 없는 외지인이다. 서울에서 이 촌장의 인문학 강의를 듣던 사람들이 뜻을 모았고, 이들 중 우연히 고창에 땅을 갖고 있던 구성원의 제안이 어우러져 현실이 됐다.
고창서점마을은 지난해 10월 탄생했다. 서점기지들의 관심사와 전공을 살린 학·생태·여행·그림책·그래픽노블·윤동주를 주제로 6개 서점이 마련됐다. 약 2만㎡ 면적의 땅에 알록달록한 색깔의 서점과 주택 9채가 어우러져 고즈넉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서점마을은 책뿐만 아니라 카페도 운영하며, 작가를 초대해 북 토크도 진행한다. 또 매달 2만 원을 내면 채소와 책으로 이뤄진 꾸러미를 받을 수 있다.
지혜의 숲으로 가는 길

서점마을은 한적한 시골길에 자리해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고창 공용버스터미널에서 하차한 뒤 마을로 향하는 지선 버스를 이용해야 한다. 배차 간격이 다소 길기 때문에 미리 시간표를 확인하는 것이 필수다. 터미널에서 택시를 이용하면 약 15분 정도 소요된다. 고창읍성이나 선운사 등 인근의 유명 관광지와 연계된 순환 버스 노선을 확인하면 여행 경로를 파악하기 수월하다.
자차를 이용한다면 서해안고속도로 고창 IC를 빠져나와 십여 분 정도 한적한 시골길을 달리다보면 도착할 수 있다. 마을 초입에 넉넉한 주차 공간이 마련돼 있어 주차 걱정 없이 여유로운 관람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자전거 여행객들을 위한 경로도 잘 정비돼 있어 인근 청보리밭이나 고인돌 유적지를 거쳐 서점마을까지 연계해 둘러보기 좋다.
고창 서점마을 인근 여행지

선운사는 서점마을에서 차로 약 20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호남의 내금강이라 불리는 선운산 자락에 자리 잡은 고찰로, 백제 위덕왕 시대에 창건됐다. 사계절 내내 각기 다른 풍경으로 관광객을 맞이하지만, 특히 봄철에 피어나는 동백이 대한민국 최고의 절경 중 하나로 꼽힌다.
선운사 대웅전 뒤편에는 약 3000그루의 동백나무가 병풍처럼 사찰을 감싸고 있다. 이는 천연기념물 제184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늦겨울부터 초봄까지 붉은 꽃망울을 터뜨린다. 봄에 동백이 있다면 가을에는 사찰 입구부터 계곡까지 온통 붉은 꽃무릇으로 뒤덮인다. 선운사는 국내 최대 규모의 꽃무릇 군락지로 꼽힌다. 꽃무릇은 가을철 붉은색 꽃을 피우는 수선화과 식물이다. 꽃잎 뒤로 가늘고 긴 수술이 길게 뻗어 나와 있어 멀리서 보면 마치 붉은 융단을 깔아놓은 듯한 장관을 연출한다.

고창읍내에 위치한 고창읍성도 빼놓을 수 없는 여행지다. 조선 단종 때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쌓은 석성으로, 원형이 가장 잘 보존된 읍성 중 하나다. 성곽의 둘레는 약 1.7km에 달하며, 내부에는 빽빽하게 들어선 맹종죽림도 있어 도심 속에서는 느낄 수 없는 청량감을 선사한다.
읍성을 방문한 누리꾼들은 "철쭉이 만개해서 너무 예뻤어요", "볼거리가 많아서 천천히 걷기 좋아요", "고창에 이렇게 멋진 유적지가 있는지 몰랐네요. 성곽부터 읍성 전체가 잘 보존돼 있어요", "3대 읍성 중 단연 압도적이네요", "가볼 만한 명소로 추천해요" 등의 후기를 남겼다.
고창읍성은 매일 오전 5시부터 오후 10시까지 개방되며, 입장료는 성인 3000원, 청소년 및 군인 2000원, 어린이 1500원이다.

고창의 광활한 대지를 만끽하고 싶다면 학원농장(청보리밭)을 방문하면 된다. 학원농장은 1960년대 미개척지였던 야산을 일궈 만들어졌다. 약 15만 평의 드넓은 구릉지에 펼쳐진 청보리 물결을 감상할 수 있다.
실제 영화와 드라마의 단골 촬영지로도 유명할 만큼 아름다운 풍경을 자랑한다. 봄에는 청보리, 여름에는 해바라기, 가을에는 메밀꽃이 지평선을 가득 채워 사계절 내내 사랑받는 곳이다. 또 농장을 가로지르는 산책로가 잘 정비돼 있어 여유로운 산책을 즐기기도 좋다.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는 서점마을과 가장 가까운 상하농원을 추천한다. 상하농원은 약 3만 평 부지에 드넓은 초지가 펼쳐져 있다. 유럽의 작은 농가를 연상시키는 건축물과 푸른 초지가 어우러져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특히 갓 짜낸 우유로 치즈를 만들거나 소시지를 만드는 체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어 아이 동반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안성맞춤이다.
상하농원은 매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9시까지 운영된다. 입장료는 성인 9000원, 소인 6000원이다. 예약과 관련된 자세한 사항은 상하농원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영국 웨일스 책마을 '헤이온와이'

이 촌장이 영감을 얻은 '헤이온와이'는 세계 최초의 '책마을'이자 매년 세계적인 문학 축제가 열리는 독서가들의 성지로 꼽힌다.
'헤이온와이'는 1961년 옥스퍼드대를 졸업한 리처드 부스가 고향인 이곳에 헌책방을 열면서 시작됐다. 리처드 부스는 마을의 폐업한 시네마와 성 등을 사들여 서점으로 개조했다. 현재 인구 2000명이 채 되지 않는 작은 마을에 20개 이상의 독립 서점이 밀집해 있어 마을 전체가 거대한 도서관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헤이캐슬'은 마을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최근 대규모 복원 작업을 마치고 예술 및 문화 센터로 재탄생했다. 특히 성 마당의 야외 서가에는 수천 권의 책이 꽂혀있다. 관리인 없이 양심 상자에 돈을 넣고 책을 가져가는 시스템으로, 마을의 문화를 상징하는 장소이다. 또 성의 테라스에 올라서면 마을 전경과 와이 강의 아름다운 곡선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마을 설립자의 이름을 딴 '리처드 부스 서점'은 마을에서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총 3개 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내부에는 천장까지 닿을 듯한 서가와 빈티지한 사다리, 편안한 소파가 배치돼 있다. 아울러 예술 영화를 상영하는 독립 영화관도 마련돼 있다. 서점에선 헌책뿐만 아니라 세련된 문구류와 새 책도 함께 판매된다.
이름부터 강렬한 '테라드릭 북스'는 범죄, 추리, 공포 소설만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서점이다. 검은색 외벽에 해골이나 미스터리한 소품들로 꾸며져 있어 멀리서도 눈에 띄는 독특한 외관을 자랑한다. 셜록 홈즈 시리즈나 아가사 크리스티의 초판본 등 추리 소설 마니아들이 좋아할 만한 희귀한 소설들을 구경할 수 있다.
'로즈즈 북스'는 아이들과 함께 방문하기 좋은 서점이다. 전 세계의 희귀 아동 도서와 빈티지 그림책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며, 이제는 절판되어 구하기 힘든 고전 동화책들도 완벽한 상태로 보존돼 있다. 특히 19~20세기의 아름다운 삽화가 담긴 책들이 많아 예술 서적을 찾는 이들에게도 인기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