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코앞인데 또 선거구 변경…예비후보 혼선 키운 늑장 획정
2026-04-23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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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신고 안 하면 예비후보 등록 무효…정치권 지연이 현장 부담으로 전가
선관위는 변경 절차 안내…반복되는 선거구 획정 지연부터 손봐야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지방선거를 앞두고 선거구가 뒤늦게 바뀌는 일이 반복되면서 예비후보자들의 혼선이 커지고 있다. 출마 준비를 시작한 뒤 선거구가 변경되면 후보자는 다시 선거구를 선택해 신고해야 하고, 이를 놓치면 예비후보 등록 자체가 무효가 될 수 있다. 대전·세종·충남선거관리위원회가 변경 대상 예비후보자에게 재신고 필요성을 안내하고 나선 것도 이런 제도적 혼란이 여전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선거구 획정은 선거의 기본 틀이다. 어느 지역에서 누가 경쟁하는지가 미리 정리돼야 후보자는 선거 전략을 세우고, 유권자도 지역 대표를 판단할 수 있다. 그런데 지방선거 때마다 국회와 지방의회의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서 현장 혼선이 되풀이돼 왔다. 예비후보자 입장에서는 사무소 설치, 홍보물 준비, 지지 기반 형성까지 상당 부분을 이미 진행한 뒤 선거구가 바뀌는 셈이다. 법적 절차는 뒤늦게 따라가지만 정치적·실무적 비용은 고스란히 후보자 몫으로 남는다.
과거에도 비슷한 문제는 반복됐다. 선거구 획정이 늦어지면 일부 후보는 유리한 지역을 다시 검토해야 하고, 일부는 기존 준비를 사실상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유권자 역시 자신이 어느 선거구에 속하는지, 누가 후보군인지 혼란을 겪게 된다. 선거 공정성은 투표 당일만의 문제가 아니라, 출발선이 제때 정리되느냐에도 달려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이번 안내는 선관위의 책임이라기보다, 바뀐 법과 선거구에 따라 필요한 절차를 알리는 행정 조치에 가깝다. 대전·세종·충남선관위에 따르면 지난 22일 공포·시행된 공직선거법 개정으로 지방의회의원 선거구역이 바뀐 경우 해당 예비후보자는 법 또는 조례 시행일 후 10일 안에 출마할 선거구를 다시 선택해 관할 선관위에 신고해야 한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예비후보자 등록은 무효가 되며, 기탁금은 반환된다. 선관위는 각 시·도의회에도 자치구·시·군의원 선거구 획정 조례를 법정 시한 안에 처리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안의 본질은 선관위 안내가 아니라 늦장 선거구 획정이 만든 구조적 혼선이다. 선거가 다가와서야 구역을 바꾸고 후보자에게 절차 이행을 요구하는 방식이 반복되면 공정한 경쟁 기반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정치권은 선거 때마다 되풀이되는 선거구 지연 처리 관행부터 끊어야 한다. 선거의 신뢰는 투표 관리만이 아니라, 선거구를 제때 확정하는 기본 질서에서 시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