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위한 집 vs 캠핑 부부의 세모집…‘건축탐구 집’ 특별한 공간들

2026-04-28 2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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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탐구 집' 4월 28일 방송 정보

세월이 쌓인 집에는 가족의 시간이 그대로 남는다. 누군가에게는 평생을 지켜온 삶의 터전이고,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그 시간을 이어받아 다시 짓는 공간이 된다. EBS1 ‘건축탐구 집’은 이번 방송에서 가족의 기억과 취향이 고스란히 담긴 두 채의 집을 통해 ‘집을 짓는 이유’를 되묻는다. 어머니를 위한 집을 새로 지은 아들의 이야기와, 캠핑을 사랑하는 부부가 직접 완성한 독특한 세모집까지 서로 다른 삶이 담긴 공간을 따라간다.

EBS1 '건축탐구 집' 미리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사진. / EBS 제공
EBS1 '건축탐구 집' 미리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사진. / EBS 제공

먼저 경북 문경, 경천호가 내려다보이는 자리에는 한 가족의 시간이 켜켜이 쌓인 집이 있다. 40여 년 전 아버지가 지었던 정미소와 살림집이 있던 자리다. 그 공간은 이제 아들의 손을 거쳐 다시 태어났다. 파주에서 목공방을 운영하는 우종철 씨는 본가와 문경을 오가며 어머니를 돌봐왔다. 아버지를 떠나보낸 뒤에도 익숙한 삶의 터전을 지키고 싶어 했던 어머니를 위해, 결국 아들은 기존 건물을 허물고 새 집을 짓기로 결심했다.

집은 철저하게 어머니의 생활에 맞춰 설계됐다. 부엌과 거실을 한 공간으로 묶어 이동을 줄이고, 집 안팎으로 드나들기 편하도록 출입문을 여러 곳에 배치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부분까지 세심하게 신경 쓴 흔적이 이어진다. 특히 단열과 시공에는 한 치의 빈틈도 없도록 공을 들였다. 목수인 종철 씨가 오히려 목조가 아닌 경량 철골 구조를 선택한 것도 그런 이유다. 나무의 수축과 변형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더 안정적인 구조를 택하고 대신 단열을 이중으로 강화했다. 집 곳곳에는 어머니가 오랜 시간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고민한 흔적이 담겼다.

완성된 집에는 ‘소소재’라는 이름이 붙었다. 웃음이 끊이지 않는 공간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서다. 이 집은 이제 어머니 혼자만의 공간이 아니라, 6남매가 다시 모여 시간을 보내는 장소가 됐다. 아버지가 지었던 공간이 아들의 손에서 다시 이어지며, 한 가족의 기억은 형태를 바꿔 계속 이어지고 있다.

EBS1 '건축탐구 집' 미리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사진. / EBS 제공
EBS1 '건축탐구 집' 미리보기 페이지에서 제공하는 사진. / EBS 제공

또 다른 집은 경남 하동의 녹차밭 언덕 위에 자리 잡고 있다. 멀리서 보면 마치 커다란 텐트 하나가 산 위에 내려앉은 듯한 모습이다. 이 집의 주인인 김완욱·조민서 부부는 16년 경력의 캠핑 마니아다. 국내는 물론 해외 캠핑지까지 찾아다니며 자연 속에서 시간을 보내온 이들에게, 집은 언젠가 꼭 만들고 싶었던 또 하나의 ‘캠핑 공간’이었다.

하동과의 인연은 우연처럼 시작됐다. 팬데믹 시기 지인의 초대로 찾은 이곳 풍경이 스위스에서의 기억과 겹치며 마음을 사로잡았다. 차로 4시간 거리였지만, 좋은 풍경을 위해서라면 어디든 떠났던 부부에게는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특히 어린 시절부터 세모 형태의 집을 꿈꿔왔던 아내에게 이곳은 그 꿈을 실현할 장소가 됐다.

하지만 집 짓기는 생각보다 훨씬 고된 과정이었다. 별채를 먼저 지으며 감을 익히고, 이를 본채에 적용하는 방식으로 하나씩 완성해나갔다. 5미터에 달하는 구조물을 세우는 작업부터 쉽지 않았고, 긴 공사 기간과 무더위까지 겹치면서 체력적으로도 큰 부담이 따랐다. 바닥 작업부터 마감까지 직접 손을 보태며, 남편 완욱 씨는 집 짓기가 단순한 취미 이상의 일이라는 사실을 몸소 체감했다.

집 안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공간은 2층 다락이다. 아내 민서 씨가 특히 공을 들인 곳으로, 계단을 오르면 아늑하게 둘러싸인 공간이 펼쳐진다. 난간 디자인은 일상에서 스쳐 지나던 지하철역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텐트 안에 들어온 듯한 느낌을 주는 이 공간은, 캠핑을 사랑해온 부부의 취향이 가장 잘 드러나는 곳이다. 집이 완성된 뒤, 부부는 한동안 캠핑을 떠나지 않았다고 한다. 이제는 이 집 자체가 그들에게 가장 익숙한 ‘캠핑 공간’이 됐기 때문이다.

풍경에 끌려 시작된 선택은 결국 삶의 중요한 일부가 됐다. 아직 채워야 할 것들이 남아 있지만, 부부는 이 집을 천천히 완성해갈 계획이다. 좋아하는 것들을 하나씩 더해가며 자신들만의 공간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어머니를 위한 집, 그리고 꿈을 실현한 부부의 집. 서로 다른 이유로 시작됐지만 두 집 모두 ‘누군가를 위한 마음’에서 출발했다는 점에서 닮아 있다. EBS1 ‘건축탐구 집’은 28일 밤 9시 55분 방송된다.

※ 해당 글은 아무 대가 없이 작성됐음을 밝힙니다.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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