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과자 더 이상 아니다… 외국인들이 한국 오면 눈 뒤집혀 산다는 물건

2026-04-2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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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인들이 한국 매장에서 ‘박스째’ 쓸어 담는 물건은?

서울 명동이나 성수동의 대형 화장품 매장 앞은 아침부터 외국인 관광객들로 붐빈다.

명동 거리. / Nalidsa-shutterstock.com
명동 거리. / Nalidsa-shutterstock.com

이들의 손에 들린 커다란 장바구니에 빠지지 않고 담기는 물건이 있다. 바로 마스크팩이다. 과거에는 김이나 과자가 한국 여행의 필수 기념품이었다면, 지금은 마스크팩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낱개로 사기 편하고 가격 부담이 적으면서도 효과가 즉각적이라는 점이 외국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한국 화장품, 이른바 케이-뷰티(K-Beauty)가 세계 시장에서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 잡으면서 마스크팩은 한국을 방문하면 반드시 사야 하는 ‘전리품’이 됐다.

2026년 현재 한국 화장품 수출액은 역대 최고치를 매년 갈아치우고 있다. 특히 마스크팩은 전체 화장품 수출의 큰 축을 담당한다. 단순히 한류 열풍에 기댄 일시적인 유행이 아니라, 제품의 질과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뒷받침된 결과다. 외국인들이 왜 유독 한국 마스크팩에 열광하는지, 그리고 한국 화장품 산업이 세계를 사로잡은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꼼꼼히 살폈다.

한국 화장품이 세계를 홀린 배경: 혁신과 속도

한국 화장품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게 된 첫 번째 이유는 압도적인 혁신 속도다. 한국 소비자들은 유행에 매우 민감하고 제품을 고르는 기준이 까다롭다. 이런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한국 화장품 기업들은 새로운 성분과 제형을 끊임없이 개발한다. 외국 브랜드가 신제품 하나를 내놓는 데 1년이 걸린다면, 한국 기업들은 몇 달 만에 시장의 흐름을 반영한 제품을 출시한다.

이런 빠른 속도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한국 특유의 화장품 제조 생태계다. 한국에는 세계적인 수준의 화장품 제조 전문 기업(OEM·ODM)들이 모여 있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높은 수준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 있다. 이는 중소 브랜드들이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제품들을 쏟아낼 수 있는 바탕이 됐다. 외국인들은 한국 화장품 매장에서 처음 보는 성분이나 독특한 사용 방식의 제품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낀다.

또한, 가격 대비 성능이 뛰어나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유럽이나 미국의 백화점에서 파는 값비싼 화장품과 비교해도 한국 마스크팩은 성분이나 효과 면에서 뒤처지지 않는다. 오히려 천연 성분을 활용하거나 최신 기술을 접목한 제품을 훨씬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한국 마스크팩은 ‘싸고 좋은 물건’의 대명사가 됐다.

마스크팩이 외국인 기념품 1위가 된 까닭

다양한 마스크팩들 / vvoe-shutterstock.com
다양한 마스크팩들 / vvoe-shutterstock.com
마스크팩이 유독 인기 있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우선 사용법이 매우 쉽다. 얼굴에 붙였다가 떼어내기만 하면 되므로 별도의 설명이 필요 없다. 언어가 달라도 누구나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은 세계 시장에서 큰 강점이 됐다. 또한, 얇은 시트 한 장에 고농축 영양분이 들어 있어 단시간에 피부 상태를 개선해준다는 인식이 강하다.

휴대성도 무시할 수 없다. 부피를 많이 차지하지 않아 여행 가방에 넉넉히 담아 가기 좋다. 친구나 동료들에게 나눠줄 선물용으로 이보다 적합한 물건을 찾기 힘들다. 최근에는 낱개 포장을 넘어 한 달 동안 매일 쓸 수 있는 뽑아 쓰는 방식의 마스크팩이나, 부위별로 붙이는 패치 형태 등 종류가 다양해지면서 선택의 폭이 더 넓어졌다.

인터넷상의 흐름도 한몫했다. 틱톡이나 인스타그램 같은 매체에서 외국인 인플루언서들이 한국 마스크팩을 붙이고 피부 관리를 하는 영상이 퍼지면서 ‘한국인처럼 깨끗한 피부를 가지려면 마스크팩을 써야 한다’는 인식이 퍼졌다. 한국 여행 중 마스크팩을 대량으로 구매하는 인증샷을 올리는 것은 이제 외국인들 사이에서 하나의 놀이 문화가 됐다.

외국인들이 장바구니에 꼭 담는 브랜드와 성분

명동 올리브영 매장의 모습 / 뉴스1
명동 올리브영 매장의 모습 / 뉴스1
외국인들이 선호하는 마스크팩에는 몇 가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바로 피부 진정과 수분 공급에 탁월한 성분을 사용한다는 점이다. 최근 외국인들 사이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성분은 어성초와 병풀(시카)이다. 피부를 편안하게 해주고 붉은 기를 잡아준다는 소문이 나면서 관련 제품들이 불티나게 팔린다.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도 국적에 따라 선호하는 제품이 조금씩 다르다. 일본 관광객들은 시트의 재질과 피부에 닿는 느낌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자극이 적고 부드러운 극세사 시트나 천연 유래 시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은 미백이나 주름 개선 같은 기능성이 확실한 제품을 선호하며, 화려한 패키지나 유명 모델이 광고하는 제품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

반면 미국이나 유럽에서 온 관광객들은 ‘클린 뷰티’에 민감하다. 성분이 얼마나 착한지, 동물 실험을 하지는 않았는지, 포장재가 환경에 해롭지는 않은지를 꼼꼼히 따진다. 이들은 화려한 광고보다는 성분 분석 앱이나 SNS 후기를 보고 제품을 고른다. 이에 발맞춰 한국 기업들도 비건 인증을 받은 마스크팩이나 분해되는 친환경 시트를 사용한 제품을 내놓으며 대응하고 있다.

케이-뷰티의 미래: 마스크팩을 넘어선 확장

마스크팩으로 시작된 외국인들의 관심은 이제 기초 화장품 전체로 넓어지고 있다. 마스크팩을 써보고 효과를 본 외국인들이 해당 브랜드의 토너, 앰플, 크림까지 세트로 구매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한국 화장품 매장은 이제 단순히 물건을 파는 곳을 넘어 한국의 미용 문화를 체험하는 장소가 됐다.

정부와 관련 기관의 지원도 이어지고 있다. 한국 화장품의 안전성을 널리 알리고 수출 절차를 간소화하기 위한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2026년 현재 한국 화장품은 전 세계 150여 개국으로 수출되며 명실상부한 ‘국가 대표’ 물건이 됐다. 이제 외국인들에게 케이-뷰티는 단순히 유행하는 화장품이 아니라, 믿고 쓰는 건강한 생활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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