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집 산 30대들 자금 출처 털어보니...결국 '이것' 덕분이었다
2026-04-26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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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에 ‘부모님 찬스’
대출 규제가 갈수록 깐깐해지는 가운데 서울에 내 집을 마련하려는 30대들의 자금 조달 방식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스스로 번 돈이나 대출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서울 집값을 메우기 위해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증여나 상속 자산에 의존하는 비중이 전 연령대 중 절반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1. 서울 주택 매수 자금 중 30대 증여·상속액 역대 최고치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주택 매수에 활용된 증여·상속 자금은 총 2조 1,813억 원으로 집계됐다. 주목할 점은 이 중 30대가 조달한 금액이 1조 915억 원으로 전체의 50%를 차지했다는 사실이다. 이는 40대(5,265억 원)나 50대(2,299억 원) 등 상대적으로 자산 축적도가 더 높은 세대들보다도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서울 주택 매수를 위한 전체 증여·상속 자금 규모는 매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2023년 1조 7,451억 원 수준이었던 금액은 지난해 6조 5,779억 원으로 급증하며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올해는 단 3개월 만에 작년 전체 금액의 약 3분의 1에 도달했을 정도로 그 기세가 무서운 상황이다. 30대가 차지하는 비중 역시 2023년 34.8%에서 지난해 43.5%를 거쳐 올해 1분기 드디어 50% 선을 돌파했다.

2. 영끌 대출 막히자 부모에게 손 내미는 청년층
이러한 현상이 벌어지는 주요 원인으로는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 기조가 꼽힌다. 과거에는 이른바 영끌을 통해 무리한 대출로 집을 사는 것이 가능했지만, 최근 대출 한도가 줄어들고 금리 부담이 커지면서 부족한 자금을 메울 유일한 대안으로 증여나 상속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결국 부모의 경제적 뒷받침이 있는 30대만이 서울 진입에 성공하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주택자금조달계획서 제출이 의무화되면서 자금 출처를 투명하게 밝혀야 함에도 불구하고, 세금을 감수하면서까지 부모로부터 자산을 이전받아 내 집 마련에 나서는 30대가 그만큼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3. 코인과 주식 팔아 집 사는 30대... 40대 제치고 1위 등극
30대들의 자금 조달 방식 중 또 하나 눈에 띄는 대목은 투자 자산의 매각이다. 지난 1분기 30대가 주식, 채권, 가상화폐 등을 팔아 서울 주택 매수 자금으로 사용한 규모는 7,211억 원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컸다. 이는 전통적으로 자본력이 더 강했던 40대(5,855억 원)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특히 올해 2월부터 자금조달계획서 신고 내용에 가상화폐 매각 대금이 공식적으로 포함되면서 이러한 경향이 더욱 뚜렷해졌다. 이전까지는 40대가 주식 매각 등을 통해 가장 많은 자금을 조달해 왔으나, 코인 투자에 적극적이었던 30대들이 수익을 실현해 주택 자금으로 전환하면서 순위가 뒤바뀐 것으로 풀이된다.

4. 갈수록 높아지는 서울 진입 장벽과 자산 양극화
현재 서울에서 집을 사기 위해서는 부모의 전폭적인 지원과 본인의 과감한 투자 수익이 결합되어야 한다는 새로운 공식이 만들어지고 있다. 대출 규제로 인해 자력으로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부모의 자산 규모에 따라 내 집 마련 여부가 결정되는 자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는 중이다.
30대의 서울 주택 매수 열기는 여전하지만 그 방식이 점차 개인의 소득보다는 물려받은 부와 고위험 투자에 의존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본인의 근로 소득만으로는 서울에 번듯한 집 한 채 마련하기 힘든 씁쓸한 현실이 이번 통계 수치에 그대로 녹아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