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마도 은퇴 이후가 있다”… 부경마주협회, 말복지 기금 첫 시동
2026-04-27 0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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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우철 협회장 1호 참여… 진료·재활·은퇴마 지원 ‘마필코노미’ 가동
- “말의 행복이 산업 지속성 좌우”… 경마 인식 전환 신호탄 될까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경마 산업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은퇴 경주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발적 복지 기금이 부산에서 첫발을 뗐다. 단순한 기부를 넘어 경마 산업 구조 전반의 인식 변화를 겨냥한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주목된다.
한국마사회 렛츠런파크 부산경남은 최근 마주들이 참여하는 말복지 기금 프로젝트 ‘마필코노미(馬-Feelconomy)’를 본격 가동했다. 이 사업은 경주마의 치료와 재활, 은퇴 이후 관리까지 지원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마주는 1회 50만 원을 기부하며, 조성된 재원은 말 복지 체계 구축에 투입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경주마 역시 보호받아야 할 존재’라는 인식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그동안 경마 산업은 성적과 성과 중심 구조로 운영되면서, 경주마의 은퇴 이후 삶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부족했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신우철 부산경남마주협회장이 1호 기부자로 참여했다. 그는 “말은 단순한 동물이 아니라 감정을 공유하는 파트너”라며 “말의 상태를 이해하고 존중할 때 산업의 안정성도 함께 확보된다”고 강조했다. 기부 역시 마주 개인이 아닌 ‘경주마 이름’으로 진행된다는 점에서 상징성을 더했다.
프로젝트는 기금 조성에 그치지 않고 참여 마주와 경주마를 경마 안내서 ‘오늘의 경주’ 표지 모델로 소개하는 방식도 도입했다. 기부 행위를 단순한 후원이 아닌 ‘공공적 기여’로 확장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신 협회장은 과거 주요 경주 우승 상금을 장학금으로 환원하는 등 상생 행보를 이어온 인물로 평가된다. 최근에는 딸과 함께 마주 활동을 이어가며 혈통 발굴에도 나서는 등 경마를 ‘가족 기반 산업’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도 병행하고 있다.
경마 업계에서는 이번 시도가 산업 이미지 개선의 분기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경마는 베팅 중심 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만큼, 복지와 치유, 레저 기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실제 변화를 이끌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측은 “마주들의 자발적 참여가 경마를 바라보는 사회적 시선을 바꾸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경주마가 은퇴 이후에도 안정적인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