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메랄드 다도해 품은 '신선의 절벽'…남해 진미 가득한 '기암괴석 명소'
2026-04-27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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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선이 머물던 바위에서 마주한 다도해 정취, 거제 신선대
[전국=위키트리 최학봉 선임기자] 수평선 너머로 작은 섬들이 이어지고, 해안 절벽 아래로 남해의 물빛이 펼쳐진다. 바람과 파도가 다듬은 바위 지형은 거제 남부 해안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신선이 머물렀다는 이름의 유래까지 더해져, 이곳은 거제 여행에서 꾸준히 찾는 해안 명소로 꼽힌다.

남해 물빛과 기암괴석이 만나는 신선대
거제시 남부면 갈곶리의 '신선대'는 바다를 향해 길게 뻗은 바위와 주변 다도해 풍경이 어우러진 명소다. 이름에는 신선이 내려와 풍류를 즐겼다는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 바위는 층을 이룬 듯 바다 쪽으로 펼쳐지고, 그 위에 서면 해안 절벽과 푸른 물빛, 멀리 떠 있는 섬들이 한눈에 들어온다. 신선대는 생김새가 옛 선비들이 쓰던 갓을 닮아 갓바위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다. 벼슬을 얻고자 하는 사람이 이 바위에서 정성껏 제를 올리면 소원이 이뤄진다는 설화도 함께 남아 있다. 도장포 마을과 가까워 바람의 언덕, 해금강 유람선 코스와 함께 묶어 찾는 경우도 많다.
신선대의 풍경은 바위의 형상에만 머물지 않는다. 주변으로 펼쳐진 다도해가 이곳의 분위기를 더욱 깊게 만든다. 맑은 날에는 멀리 흩어진 섬들이 선명하게 보이고, 해 질 무렵에는 낮게 번지는 노을이 바위와 바다 위에 색을 더한다. 햇살의 방향에 따라 바다는 밝은 청록빛에서 짙은 남색까지 달라진다. 신선대는 별도 입장료 없이 관람할 수 있으나, 해안 절벽 지형인 만큼 기상 상황과 안전 통제 여부를 확인하고 찾는 편이 좋다.

신선대 바로 옆에는 함목해수욕장이 있다. 모래 대신 작고 둥근 몽돌이 깔린 해변으로, 파도가 밀려왔다 빠질 때마다 돌이 구르는 소리가 난다. 신선대가 바위 절벽과 조망을 중심으로 한 경관이라면, 함목해수욕장은 물가에 가까이 다가가 바다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장소다. 물빛이 맑고 해변 규모가 아담해 여름철에는 물놀이 장소로, 그 밖의 계절에는 조용한 해안 산책지로 어울린다. 신선대와 함목해수욕장을 함께 둘러보면 거제 남부 해안의 바위, 몽돌, 바다 풍경을 한 동선에서 만날 수 있다.
몽돌 해변의 장점은 계절의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이다. 한여름에는 해수욕과 물놀이가 중심이 되지만, 봄과 가을에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해안을 따라 걷기 좋다. 겨울에도 바람이 강한 날만 피하면 남해 바다의 맑은 물빛과 몽돌이 만든 차분한 분위기를 볼 수 있다. 신선대에서 바다를 내려다본 뒤 함목해수욕장으로 이동하면 높은 곳의 조망과 해변의 가까운 풍경이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해안에서 시간을 보낼 때는 물때와 바람도 살피는 편이 좋다. 신선대와 함목해수욕장 일대는 바다와 맞닿은 바위, 몽돌 해변, 전망 지점이 가까이 이어져 있어 걷는 재미가 크지만, 바람이 강한 날에는 체감 온도가 크게 떨어질 수 있다. 비가 온 뒤에는 바위 표면과 해안 산책 구간이 미끄러워진다. 사진을 찍기 위해 바위 가장자리로 다가가기보다 정해진 동선을 따라 이동해야 신선대의 풍경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다.

신선대 전망대는 해금강 방향 도로변 언덕에 있어 접근성이 비교적 좋다. 이곳에서는 신선대 전경과 도장포 마을, 주변 해안을 넓게 조망할 수 있다.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바다는 잔잔한 수면과 바위에 부딪히는 포말이 함께 보여 입체적인 풍경을 만든다. 전망대 주변에는 차량을 세울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어 짧은 일정으로도 들르기 편하다. 도로변 산책로를 따라 내려가면 바다와 더 가까운 지점에서 신선대의 바위 결을 살필 수 있다.
바람의 언덕과 도장포로 이어지는 해안 동선
신선대와 함께 많이 찾는 곳은 바람의 언덕이다. 도장포 유람선 선착장을 사이에 두고 신선대와 가까운 거리에 있으며, 완만한 언덕과 바다를 향해 열린 시야가 특징이다. 잔디가 깔린 언덕 위에는 풍차가 서 있어 거제 남부 해안의 대표적인 풍경을 만든다. 신선대가 바위와 절벽의 굵은 선을 보여준다면, 바람의 언덕은 부드러운 능선과 바닷바람이 어우러진 공간이다. 두 곳은 가까운 거리에 있어 한 번의 일정으로 함께 둘러보기 좋다.
바람의 언덕은 이름처럼 바닷바람이 풍경의 일부가 되는 곳이다. 언덕 위에서는 도장포 앞바다와 주변 해안선이 시원하게 펼쳐지고, 날씨가 맑으면 남해의 섬들이 낮은 수평선 위로 이어진다. 신선대가 바위와 파도의 질감을 가까이 보여준다면, 바람의 언덕은 거제 남부 해안을 넓게 바라보게 한다. 두 장소의 분위기가 달라 함께 묶었을 때 여행의 흐름도 한층 선명해진다.

도장포 마을은 신선대와 바람의 언덕을 품은 작은 항구 마을이다. 마을 지형이 도자기 그릇처럼 오목하다는 데서 이름이 비롯됐다. 이곳 선착장에서는 해금강과 외도 보타니아로 향하는 유람선이 운항한다. 해금강은 바다 위 기암절벽과 해식 지형이 어우러진 거제의 대표 명소다. 사자바위와 십자동굴 등 바다에서 바라볼 때 더 뚜렷하게 보이는 경관이 있어 신선대 관람 뒤 유람선 일정으로 이어가기 좋다. 육지에서 바다를 내려다본 뒤 배를 타고 해안 절벽을 가까이 보는 흐름은 거제 남부 여행의 입체감을 높인다.
외도 보타니아는 도장포에서 이어가기 좋은 해상 관광지다. 섬 전체가 정원처럼 가꿔진 공간으로, 해금강 유람선 일정과 함께 찾는 경우가 많다. 신선대와 바람의 언덕이 자연 지형의 힘을 보여준다면, 외도 보타니아는 바다 위 정원과 산책로가 만드는 정돈된 풍경을 보여준다. 배편은 기상과 해상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현장 운항 정보를 확인해야 한다.
도장포 일대는 짧은 체류보다 여유 있는 일정이 어울린다. 전망대에서 신선대와 바다를 한 번에 바라본 뒤, 바람의 언덕으로 걸음을 옮기고, 시간이 맞으면 유람선까지 연결하는 방식이 무리가 적다. 해안 명소가 가까운 거리에 모여 있어 이동 부담은 크지 않지만, 바람과 햇빛의 영향을 많이 받는 지형이다. 바다 전망을 오래 즐기려면 모자, 물, 가벼운 겉옷을 챙기는 편이 좋다.

해안 여행 뒤 만나는 '거제의 맛'
신선대 구경 뒤에는 거제의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음식으로 한 끼를 더하기 좋다. 거제는 멍게, 성게, 멸치 등 남해안 해산물이 식탁에 자주 오르는 지역이다. 특히 멍게비빔밥은 거제를 대표하는 음식 가운데 하나다. 손질한 멍게에 참기름, 김 가루, 채소를 곁들여 바다 향을 살리고, 밥과 함께 비벼 먹는 방식이라 해안 여행 뒤 부담 없이 즐기기 좋다. 멍게 특유의 향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신선한 채소와 양념이 더해지면 한 끼 식사로도 균형이 맞는다.
성게를 활용한 음식도 거제 바다의 맛을 보여준다. 성게비빔밥이나 성게미역국은 남해안 여행지에서 만날 수 있는 메뉴로, 고소한 맛과 바다 향이 특징이다. 특히 미역국은 해산물 향이 강한 음식을 부담스러워하는 이들에게도 비교적 편하게 다가간다. 신선대와 도장포 일대를 둘러본 뒤 식사 장소를 고를 때는 멍게, 성게, 멸치처럼 지역 해산물을 활용한 메뉴를 살펴보는 것도 좋다. 거제 바다의 맛을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선택지다.
멸치회무침과 멸치쌈밥도 거제에서 맛볼 수 있는 향토 음식이다. 멸치회무침은 신선한 멸치를 채소와 함께 매콤하게 무쳐 내는 음식이고, 멸치쌈밥은 멸치를 자작하게 조려 쌈과 함께 먹는 방식이다. 양념의 감칠맛과 채소의 식감이 어우러져 해안 산책 뒤 입맛을 돋우기에 알맞다. 바닷가를 따라 이어지는 여행지에서는 지역 해산물을 활용한 식사가 자연스럽게 어울린다. 신선대와 도장포 일대를 둘러본 뒤 가까운 식당가에서 식사를 하면 이동 부담도 크지 않다.

도장포와 남부면 일대 식당가에서는 볼락을 활용한 음식도 만날 수 있다. 볼락은 구이로 먹으면 고소한 맛이 살아나고, 맑은탕으로 끓이면 담백한 국물 맛이 난다. 바다를 바라보는 일정 뒤 따뜻한 생선탕이나 생선구이를 더하면 여행의 흐름도 차분하게 이어진다. 봄철에는 멍게와 볼락을 활용한 음식이 남해안의 계절감을 살리고, 여름에는 물회나 회무침처럼 산뜻한 메뉴가 잘 맞는다. 바람이 차가워지는 시기에는 생선탕과 멸치쌈밥처럼 따뜻한 음식이 해안 산책 뒤 식사로 어울린다.
거제의 음식은 바다와 가까운 동선 안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신선대와 도장포 주변은 해안 명소와 식당가가 멀지 않아, 관람 뒤 먼 곳으로 이동하지 않고도 지역 음식을 찾기 수월하다. 점심에는 멍게비빔밥이나 성게미역국처럼 비교적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메뉴가 어울리고, 저녁 일정에는 생선구이나 맑은탕처럼 따뜻한 음식이 잘 맞는다. 계절과 취향에 따라 메뉴를 고르면 해안 풍경을 본 뒤의 식사도 여행의 일부가 된다.
거제의 특산물은 여행의 마무리에 곁들이기 좋다. 지역 음식으로 식사를 한 뒤에는 농수산물 판매장이나 주변 상점에서 거제의 맛을 고를 수 있다. 남부면 일대에서 생산되는 돌미역은 거제의 바다를 담은 특산물로, 국이나 무침으로 활용하기 좋다. 건조해 보관이 쉬워 집으로 가져가기에도 부담이 적다. 선물용 먹거리를 찾는다면 거제 유자도 눈여겨볼 만하다. 해풍을 맞고 자란 거제 유자는 향이 뚜렷해 유자차와 유자청, 디저트류로 다양하게 활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