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세금 취소 소송, 5년 만에 정말 놀라운 소식 전해졌다

2026-04-28 15: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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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부과 762억 중 687억 취소…법원 “저작권료 아닌 사업소득”

넷플릭스 세금 취소 소송 5년 만에 법원이 762억 원 중 687억 원 부과를 취소했다.

넷플릭스 기업 로고. / 뉴스1
넷플릭스 기업 로고. / 뉴스1

매출 4000억 원대 기업이 낸 법인세가 21억 원이라면 이상하게 느껴지는 게 당연하다. 2020년 넷플릭스코리아 이야기다. 국세청이 가만히 있을 리 없었다. 세무조사 끝에 2021년 약 800억 원의 세금을 추징했고, 5년간의 법적 공방 끝에 28일 서울행정법원은 그 과정에서 확정된 762억 원 중 687억 원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매출의 77%가 해외로 빠져나가

넷플릭스코리아가 2020년 신고한 매출은 4154억 원이었다. 그런데 그 가운데 3204억 원, 전체의 77%가 해외 법인에 대한 그룹사 수수료로 처리됐다. 국내에 남는 이익이 쪼그라들 수밖에 없었고, 법인세는 21억여 원에 그쳤다. 매출 대비 0.5% 수준이다.

이 구조는 2020년만의 일이 아니었다. 2019~2023년 5년간 누적 매출 2조 8296억 원 중 해외 모회사로 넘어간 수수료는 2조 2000억 원이 넘었고, 같은 기간 국내에 납부한 법인세는 128억 원뿐이었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2022~2024년 국내 외국계 기업 1583곳의 매출 대비 법인세 납부 비중 평균은 1.1%인데, 넷플릭스는 그보다도 낮은 수준을 유지해왔다.

국세청은 이 수수료가 저작권 사용료라는 판단 아래 약 800억 원을 추징했다.

넷플릭스 로고. / 뉴스1
넷플릭스 로고. / 뉴스1

5년을 끈 싸움의 본질

소송의 핵심은 단순한 질문에서 출발했다. 넷플릭스코리아가 네덜란드 법인에 지급해온 돈이 '저작권 사용료'인가, 아니면 '사업소득'인가.

과세당국은 전자라고 봤다. 넷플릭스코리아가 국내 콘텐츠 전송권을 보유하고 서비스를 실제로 제공하는 주체이므로, 해외 법인에 지급하는 비용은 저작권 사용 대가라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해당 금액은 '사용료 소득'이 돼 한국에서 원천징수가 가능해진다. 과세당국은 재판 과정에서 넷플릭스코리아가 국내 ISP 업체에 설치한 자체 캐시서버(OCA, Open Connect Appliances)를 직접 운영해왔다는 점, 그리고 과거 저작권 소송에서 넷플릭스코리아 스스로 '서비스 제공자'라고 밝힌 전례까지 근거로 제시했다.

반면 넷플릭스 측은 콘텐츠 저장과 전송을 실제로 담당하는 건 해외 법인이고, 한국 법인은 이용자가 플랫폼에 접근하도록 돕는 중간 역할에 그친다고 맞섰다. 그 비용은 저작권 대가가 아닌 사업 활동에서 발생한 비용, 즉 '사업소득'이라는 논리였다. 한국과 네덜란드 간 조세 조약상 사업소득에는 한국 과세권이 미치지 않는다.

조세심판원은 약 800억 원 중 780억 원이 적법한 과세라고 결론 내렸다. 넷플릭스코리아는 이에 불복해 2023년 11월 762억 원의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이 넷플릭스 손을 들어준 이유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 나진이 부장판사는 넷플릭스 측 논리를 받아들였다. 재판부가 주목한 건 수익 배분 방식이었다.

넷플릭스코리아는 네덜란드 법인 NIBV와 계약을 맺고, 이용자로부터 받은 구독료에서 운영 비용을 모두 공제한 뒤 일정 수준의 영업이익을 보장한 다음 남은 금액을 NIBV에 지급하는 구조를 취해왔다. 영업이익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 NIBV가 보전해주는 방식이기도 했다. 재판부는 이 구조가 저작권을 독립적으로 활용해 수익을 내는 사업자의 형태와는 다르다고 봤다. 플랫폼 운영, 마케팅, 이용자 관리 같은 제한적 기능에 상응하는 영업이익을 보장받는 구조에 가깝다는 판단이었다.

캐시서버(OCA) 문제는 결론이 달랐다. 재판부는 넷플릭스코리아가 국내 ISP 업체에 설치한 캐시서버를 무상으로 양도한 것으로 처리했더라도, 실질적으로는 자사 사업을 위해 제공된 자산으로 여전히 지배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보고 이 부분 법인세 일부는 적법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한국 법인을 매개자로 서비스를 판매하는 구조 자체를 조세 회피로 보기 어렵다"고 명시했다. 과세소득이 낮게 실현되더라도 그것만으로 세금 부과 처분이 정당화되지는 않는다는 결론이었다. 불합리한 결과를 해소하려면 과세 논리를 다시 설계하거나 입법으로 풀어야 한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넷플릭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이 소송의 파장이 넷플릭스 하나로 끝나지 않을 거라는 시각이 많다. 국내에서 사업 중인 애플TV, 디즈니코리아, 유튜브코리아 등도 유사한 법인 구조를 갖고 있어서다. 국세청은 항소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지만, 1심 판결 자체가 현행 과세 체계의 공백을 드러냈다는 점은 분명하다. 법원 스스로 판결문에서 "입법적 조치로 해결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결국 넷플릭스의 손을 들어준 게 아니라, 지금의 세법 체계로는 이 구조를 잡아낼 수 없다고 판단한 것에 가깝다.

넷플릭스코리아는 판결 직후 "한국의 조세법과 관련 규정을 준수해왔으며, 한국 콘텐츠와 생태계에 대한 장기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2025년 '폭싹 속았수다', '오징어 게임 시즌3' 등 국내 오리지널 콘텐츠를 연이어 성공시키며 매출 1조 542억 원을 기록한 회사가 납부한 법인세는 66억 원이었다. 이번 판결을 계기로 그 구조에 대한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가능성이 크다.

서울행정·가정법원. / 뉴스1
서울행정·가정법원. / 뉴스1
home 김태성 기자 taesung1120@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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