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이 말해 놀랐다”…한국어가 다른 언어와 완전히 다른 진짜 이유

2026-04-30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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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들이 한국어를 접하면 가장 먼저 느끼는 건 ‘다르다’는 점이다. 익숙한 언어 구조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어를 배운 외국인들은 공통적으로 “한국어는 번역이 아니라 이해해야 하는 언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외국인의 눈에 비친 한국어는 무엇이 어떻게 다른 걸까.

한복을 입은 외국인 여성이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다양한 색상의 한복이 걸린 매장에서 한국 전통 의상을 체험하는 모습이다 / 뉴스1
한복을 입은 외국인 여성이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다양한 색상의 한복이 걸린 매장에서 한국 전통 의상을 체험하는 모습이다 / 뉴스1

단어보다 ‘상황’을 말하는 언어

외국인들이 가장 먼저 느끼는 차이는 한국어가 생각보다 ‘불완전하게 말해도 통하는 언어’라는 점이다.

예를 들어 영어에서는 주어와 대상이 명확해야 하지만, 한국어에서는 이를 생략해도 자연스럽게 대화가 이어진다. 실제로 한국어를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대명사를 거의 쓰지 않고 맥락으로 의미를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한 외국인 인터뷰 영상에서도 “한국어는 같은 단어를 반복해도 자연스럽지만, 영어에서는 반복하면 글이 어색해진다”는 설명이 나온다.

이처럼 한국어는 ‘정확하게 말하는 것’보다 ‘상황을 공유하는 것’에 더 가까운 언어다.

한복을 입은 외국인 커플이 서울의 전통 궁궐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한국 전통문화 체험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 뉴스1
한복을 입은 외국인 커플이 서울의 전통 궁궐을 배경으로 셀카를 찍고 있다. 한국 전통문화 체험을 즐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 뉴스1

짧지만 정보가 많은 언어 구조

한국어는 구조적으로 매우 압축적인 언어다. 같은 내용을 표현하더라도 영어보다 훨씬 짧게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미안하군”이라는 표현은 영어로 단순히 “I’m sorry”로 번역되지만, 실제로는 말하는 사람의 태도와 관계, 상황까지 포함된 표현이다. 하지만 영어에서는 이런 뉘앙스를 한 문장에 담기 어렵다.

또한 웹툰 번역 사례에서도 한국어는 말풍선에 짧게 들어가지만, 영어로 옮기면 길어지는 문제가 자주 발생한다고 설명된다.

즉, 한국어는 단순히 짧은 언어가 아니라 ‘압축된 의미’를 가진 언어라고 볼 수 있다.

애매함이 자연스러운 언어

한국어의 또 다른 특징은 ‘애매하게 말해도 자연스럽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그 놈이 온다”라는 표현은 성별, 대상, 정체가 모두 불분명하지만 한국어에서는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진다. 반면 영어에서는 반드시 he, she, it 등으로 구체화해야 한다.

또한 “좋아”라는 말 역시 한국어에서는 상황에 따라 사랑 고백이 될 수도 있고 단순한 호감 표현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영어에서는 “I like you”와 “I love you”처럼 의미가 명확히 나뉜다.

이처럼 한국어는 의미를 ‘열어두는’ 언어이고, 영어는 의미를 ‘확정하는’ 언어라는 차이가 있다.

한글 연습장을 펴고 연필로 글자를 따라 쓰고 있는 장면.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학습자의 집중된 모습이 담겨 있다. / 셔터스톡
한글 연습장을 펴고 연필로 글자를 따라 쓰고 있는 장면.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 학습자의 집중된 모습이 담겨 있다. / 셔터스톡

감정을 훨씬 많이 드러내는 언어

외국인들이 특히 놀라는 부분은 한국어의 감정 표현 방식이다. 한국어를 배운 외국인들은 "한국어는 감정 표현이 훨씬 많고,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감정을 말한다"고 분석한다

예를 들어 한국어에서는 “춥다”, “배고프다”, “어떡해”, “부럽다” 같은 표현을 일상적으로 말하지만

영어에서는 이런 감정을 굳이 입 밖으로 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히 “부럽다”라는 표현은 영어로 단순히 번역하면 “I’m jealous”가 되지만, 실제 영어권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거나 부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이처럼 한국어는 감정을 공유하는 언어이고, 영어는 감정을 절제하는 언어에 가깝다.

한옥 내부에서 한복을 입은 외국인 여성들이 밝은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한국 전통 의상을 직접 체험하는 관광객들의 모습이다. / 뉴스1
한옥 내부에서 한복을 입은 외국인 여성들이 밝은 표정으로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한국 전통 의상을 직접 체험하는 관광객들의 모습이다. / 뉴스1

번역이 어려운 ‘한국어만의 단어’

외국인들이 가장 어렵다고 꼽는 부분은 바로 ‘번역이 안 되는 단어’다. 대표적으로 “답답하다”, “서럽다”, “정이 들다” 같은 표현은 한 단어로 다른 언어에 옮기기 어렵다.

실제 러시아 출신 학습자는 "'답답하다'라는 단어는 한 단어로 설명이 안 되고 상황을 길게 풀어서 설명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한국어는 단어 하나에 감정과 상황이 함께 들어있는 경우가 많아 직역이 거의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발음보다 중요한 ‘리듬과 억양’

한국어를 잘하는 외국인들의 공통점은 발음보다 리듬과 억양을 먼저 익혔다는 점이다. 한국어 학습 전문가들에 따르면 "언어를 빠르게 배우는 사람들은 문법보다 억양으로 먼저 소통한다"고 한다.

실제로 몰입 환경에서는 “어제 학교 가요 친구 없어요 집에 가요”처럼 문법이 틀려도 억양만으로 의미 전달이 가능하다. 이는 한국어가 단순한 문법 구조보다 ‘소리와 흐름’ 중심의 언어라는 것을 보여준다.

전통 복식을 입은 외국인들이 서예 체험을 하며 붓으로 한글을 쓰고 있다. 한국 문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모습이다. / 뉴스1
전통 복식을 입은 외국인들이 서예 체험을 하며 붓으로 한글을 쓰고 있다. 한국 문화 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한 모습이다. / 뉴스1

왜 외국인에게 더 특별하게 느껴질까

결국 외국인들이 느끼는 한국어의 가장 큰 차이는 언어 구조가 아니라 ‘사고 방식’이다.

한국어는 관계 중심, 상황 중심 그리고 감정 중심 언어인 반면, 영어는 정보 중심, 명확성 중심 그리고 논리 중심 언어에 가깝다. 이 차이 때문에 한국어는 배우기 어렵지만, 동시에 더 ‘인간적인 언어’로 느껴진다는 평가도 많다.

한국어는 단순히 번역해서 이해할 수 있는 언어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문화와 사고방식을 함께 받아들여야 비로소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어려우면서도 매력적인 언어’라고 말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우리가 당연하게 사용하는 말투와 표현이 누군가에게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처럼 보인다는 점에서, 한국어는 단순한 언어를 넘어 하나의 문화적 경험이라고 볼 수 있다.

home 헬리아 기자 helianik@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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