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은신하던 박왕열 공급책 붙잡혔다…100억 규모 유통 의혹

2026-05-0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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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 공조 7일 만에 검거, 박왕열 조직 공급망 추적 본격화
70만회 투약분 유통 정황, 국제 마약 유통망 연결 가능성

‘마약왕’ 박왕열에게 마약을 공급한 것으로 지목된 50대 남성이 태국에서 붙잡혀 국내로 송환됐다.


'마약왕' 박왕열에게 마약을 공급한 이른바 '청담 사장' 최 모 씨가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이송되고 있다. 경찰청은 태국과의 공조 작전으로 마약 공급책 최 씨를 태국 현지로 검거해 이날 국내로 송환했다. / 뉴스1
'마약왕' 박왕열에게 마약을 공급한 이른바 '청담 사장' 최 모 씨가 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으로 이송되고 있다. 경찰청은 태국과의 공조 작전으로 마약 공급책 최 씨를 태국 현지로 검거해 이날 국내로 송환했다. / 뉴스1

1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경찰청은 태국에서 검거된 마약류 유통 혐의 피의자 최 모(51) 씨의 신병을 인천국제공항에서 인계받아 수사에 착수했다고 1일 밝혔다.

최 씨는 텔레그램에서 ‘청담’ 또는 ‘청담사장’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며 2019년부터 필로폰 약 22kg을 포함해 총 100억원 상당의 마약류를 국내에 밀반입하거나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물량은 최대 70만회 투약이 가능한 규모로 확인됐다. 경찰은 필리핀을 거점으로 국내 마약 유통망을 지휘한 총책 박왕열 사건을 수사하던 중 최 씨가 박왕열에게 마약류를 공급한 핵심 인물이라는 단서를 확보했다.

수사팀은 경기남부경찰청 마약·국제범죄수사대를 중심으로 전국에 흩어져 있던 관련 사건 5건을 병합하고 최 씨의 국내외 행적을 추적했다. 최 씨는 2018년 이후 공식 출국 기록이 없었지만 태국에 체류 중이라는 첩보가 확보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탔다. 이후 한·태 경찰 협력관 채널을 통해 공조 체계를 구축했고 방콕 인근 사뭇쁘라깐주에 머무는 사실을 확인했다.

현지에서는 고급 주택단지를 중심으로 3일간 잠복 수사가 진행됐다. 양국 경찰은 합동 작전을 통해 지난달 10일 최 씨를 불법체류 혐의로 검거했다. 공조 요청이 접수된 지 7일 만에 이뤄진 검거였다. 이후 주태국 한국대사관과 관계기관이 협업하면서 약 3주 만에 국내 송환까지 마무리됐다.

최 씨는 검거 당시 타인 명의 여권과 전자기기 등을 소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이를 확보해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하고 있다. 수사팀은 최씨가 박왕열에게 어떤 경로로 마약을 공급했는지, 국내 유통 조직과 어디까지 연결돼 있었는지, 필로폰 22kg 등 마약류가 실제 어떤 방식으로 국내에 반입되고 판매됐는지를 들여다볼 방침이다.

또한 최 씨는 청담동 일대 부동산과 고가 슈퍼카를 보유하며 호화 생활을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여권법 위반 여부를 비롯한 추가 범죄와 범죄 수익의 흐름도 추적해 환수 절차를 진행할 계획이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단순 개인 범행이 아닌 박왕열을 중심으로 한 국제 마약 유통망과 연결돼 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박왕열 사건과의 연계성을 중심으로 추가 공범과 유통 조직을 계속 추적한다는 방침이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박왕열 사건 수사 과정에서 구축된 범정부 협력 체계를 이번에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약 범죄에 대해서는 끝까지 추적해 검거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찰이 '마약왕' 박왕열에게 마약류를 공급한 혐의를 받는 최 모 씨에게 한국 송환 비행기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 경찰청
경찰이 '마약왕' 박왕열에게 마약류를 공급한 혐의를 받는 최 모 씨에게 한국 송환 비행기에서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있다. / 경찰청

‘전세계’ 박왕열 뒤 숨은 공급책…국제 유통망 실체 추적

박왕열은 필리핀을 거점으로 활동해온 대표적인 해외 기반 마약 유통 총책으로, 국내외 수사당국이 장기간 추적해온 핵심 인물이다. 그는 텔레그램에서 ‘전세계’라는 이름을 사용하며 마약 판매 채널을 운영했고,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계정을 수차례 바꾸면서 장기간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필리핀 교도소에 수감된 상태에서도 외부와의 연락을 유지하며 국내 조직원들에게 직접 지시를 내린 점이 확인됐다. 수용시설 내부를 사실상 ‘지휘 거점’처럼 활용하며 각 조직과 연결된 인물들과 협력해 마약 유통을 지속해온 구조다. 이 과정에서 여러 조직이 서로 결탁해 하나의 네트워크처럼 움직이며 국내 시장에 마약을 공급한 정황도 드러났다.

그는 필리핀과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지에서 필로폰을 확보한 뒤 이를 국내로 밀반입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후 국내에서는 ‘던지기 수법’을 활용해 유통을 진행했고, 서울과 부산, 대구 등 주요 도시 곳곳에 마약을 분산 보관하며 조직적으로 관리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구매자에게 특정 장소 좌표를 전달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지면서 추적을 어렵게 만드는 구조를 구축했다.

필리핀에서 복역 중이던 이른바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8)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 뉴스1
필리핀에서 복역 중이던 이른바 ‘텔레그램 마약왕’ 박왕열(48)이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국내로 송환되고 있다. / 뉴스1

또 가족과 측근을 범행에 끌어들여 조직을 확장한 점도 특징이다. 조카를 포함한 공범들이 해외에서 마약을 들여오는 과정에 가담했고, 국내 유통 조직과 연결된 인물들이 이를 받아 전국 단위로 퍼뜨리는 역할을 맡았다. 이 같은 다층 구조를 통해 안정적인 공급망을 유지하며 장기간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보인다.

수사 과정에서는 필리핀 수용시설에 수감된 다른 마약 조직 총책들과의 연계도 확인됐다. 이들은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범행을 분담하며 각자의 조직을 운영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휴대전화 등 통신 수단을 이용해 국내 조직원들에게 지시를 전달했고, 이를 통해 수십억원대에 달하는 범죄 수익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수사당국은 박왕열을 단순 밀수범이 아닌 국제 마약 유통망을 설계하고 운영한 핵심 인물로 보고 있다. 현재 추가 범행과 공범 관계를 계속 추적하고 있으며, 범죄 수익 환수와 함께 해외에 남아 있는 조직원들에 대한 송환 절차도 병행하고 있다.


유튜브, 연합뉴스TV


home 정혁진 기자 hyjin2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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