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전 이혼했는데…짐 정리하러 온 전처 살해 뒤 숨진 남성 (울산)

2026-05-03 2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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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에 “아내를 죽였다” 직접 신고

울산의 한 아파트에서 이혼한 전처를 살해한 남성이 스스로 신고한 직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사진은 기사와 무관 / 뉴스1
경찰. 사진은 기사와 무관 / 뉴스1

3일 울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48분께 60대 남성 A 씨가 112에 “아내를 죽였다”고 신고했다고 연합뉴스 등은 보도했다.

신고를 받은 경찰과 소방 당국이 곧바로 현장에 출동했지만, A 씨는 신고 직후 아파트에서 숨진 상태로 발견됐다.

A 씨가 거주하던 아파트 거실에서는 전처 B 씨가 흉기에 찔려 쓰러진 채 발견됐다. B 씨는 출동한 119 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현장에서 유서는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두 사람은 지난달 초 이혼한 사이였다. 사건 당일 B 씨는 짐 정리 등을 위해 A 씨의 집을 방문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파트 주변 CCTV를 확인한 결과 B 씨가 강제로 끌려간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B 씨는 지난해 이미 스마트워치를 지급받았던 이력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과거 잠정 조치의 일환으로 스마트워치를 지급했던 이력이 있다”며 “다만 지난해 8월 잠정 조치가 해제된 후 두 사람은 정상적인 이혼 절차를 밟은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울산 북부경찰서 / 울산 북부경찰서 제공
울산 북부경찰서 / 울산 북부경찰서 제공

경찰은 제삼자 개입 여부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다만 피의자인 A 씨가 숨진 만큼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비극, 막을 방법은 없나


이 같은 비극은 단순한 개인 간 갈등으로만 보기 어렵다. 특히 이혼이나 별거 직후처럼 관계가 급격히 끊기는 시기에는 감정적 충돌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과거 신고 이력이나 잠정 조치, 스마트워치 지급 이력이 있었던 경우라면 위험 신호를 일회성으로 판단하지 않고 일정 기간 더 세밀하게 살펴보는 체계가 중요하다.

무엇보다 피해자가 다시 상대방의 집을 방문해야 하는 상황에서는 안전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짐을 정리하거나 물건을 가져가는 일처럼 불가피한 대면이 예상될 때는 경찰 동행, 제삼자 입회, 공공장소 인계 등 충돌 가능성을 낮추는 절차를 적극 활용할 수 있다. 당사자끼리 직접 만나 해결하도록 두는 방식은 위험이 확인된 관계에서는 사고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

지자체와 경찰, 상담기관의 연계도 더 촘촘해져야 한다. 법적 절차가 끝났다고 해서 위험이 곧바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잠정 조치가 해제된 뒤에도 일정 기간 연락·접근 상황을 점검하고, 피해자가 불안을 호소할 경우 신속히 보호 조치를 다시 검토하는 구조가 필요하다.

결국 막을 수 있는 사고와 막지 못한 사고의 차이는 사후 대응이 아니라 사전 감지에서 갈린다. 한쪽은 갈등이 끝났다고 판단한 순간 보호망이 느슨해지고, 다른 한쪽은 관계가 끊긴 뒤에도 위험 신호를 끝까지 확인한다. 비극을 줄이려면 “이미 끝난 관계”라는 판단보다 “아직 위험할 수 있는 관계”라는 관점이 먼저 작동해야 한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전화 ☎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 1577-0199, 희망의 전화 ☎ 129, 생명의 전화 ☎ 1588-9191, 청소년 전화 ☎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home 김희은 기자 1127khe@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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