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울더라…” 20년 감독하며 이런 일은 처음이라는 한화 김경문 감독

2026-05-05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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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22살 천재 투수에게 4년 동안 이어진 어깨 부상…결국 시즌 종료

한화 이글스 에이스 문동주가 오른어깨 관절와순 수술을 받기로 결정했다. 국내 의료진 두 곳이 모두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을 내렸고, 한화 구단도 이를 수용했다. 미국 켈란 조브 클리닉의 최종 의견을 기다리고 있으나, 수술 자체보다는 수술 장소와 재활 기간 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 자료사진. / 뉴스1
한화 이글스 김경문 감독. 자료사진. / 뉴스1

발단은 지난 2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6 KBO리그 삼성전이었다. 문동주는 이날 선발 마운드에 올라 최고 시속 154km 속구를 던졌다. 슬라이더도 최고 시속 143km를 찍었다. 수치만 보면 나무랄 데 없는 컨디션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1회말 2사 이후 마운드를 스스로 내려왔다. 공식 기록은 0.2이닝 1안타 1삼진 1실점 강판. 어깨에 이상을 느꼈고, 벤치도 더 이상 던지게 하지 않았다. 한화의 김경문 감독은 당시 "조금 안 좋은 것 같다"고만 했다.

이 장면이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온 이유가 따로 있다. 불과 한 달 전인 4월 2일 문동주는 부상 재활을 마치고 겨우 복귀한 참이었다. 올해 2월 호주 멜버른 스프링캠프에서 투구수를 끌어올리던 중 어깨에 이상이 생겨 투구를 중단했고, 그 여파로 2026 WBC 대표팀 합류도 무산됐다. 치료와 재활 끝에 돌아온 지 딱 한 달 만에 재발이었다. 교차검진 결과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결론이 나왔고, 올 시즌 문동주의 복귀는 사실상 없다.

"20년 감독 생활에 이런 일은 처음"…김경문의 침통한 고백

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안타까운 감정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뭐 20년 감독하면서 이렇게 갑자기, 순식간에 일어난 일은 처음이다. 동주가 그렇게 노력하다 시즌을 끝내게 돼 굉장히 아쉽다. 동주도 많이 울더라"고 말했다.

20년 이상 프로야구 감독직을 수행한 지도자가 한 투수의 부상을 언급하며 이런 표현을 쓰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김 감독은 두산 베어스, NC 다이노스,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 감독 등을 거치며 수많은 선수 부상을 지켜봤다.

한화 이글스 문동주와 김경문 감독. 자료사진. / 뉴스1
한화 이글스 문동주와 김경문 감독. 자료사진. / 뉴스1

그는 "그걸 보면서 나도 많이 마음이 아팠고, 그 자리는 이번 로테이션부터 우주나 나머지 투수들이 들어올 때까지 몇 명이 좀 던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도 했다. 애써 담담한 어조를 유지했지만, 감독의 안타까운 표정은 역력했다.

문동주는 2026시즌 6경기에 선발 등판해 1승 1패 평균자책점 5.18을 기록한 채 시즌을 마감하게 됐다.

2022년 데뷔 이후 반복된 어깨 부상의 역사

문동주의 어깨 부상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데뷔 시즌인 2022년 첫 어깨 이상을 겪었고, 그해 3개월 넘게 1군 마운드를 밟지 못했다. 2023년은 항저우 아시안게임 출전이라는 변수에도 구단의 철저한 관리 속에 큰 문제 없이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2024시즌 어깨 부상이 다시 불거져 9월 초 조기 시즌 아웃됐다.

2025시즌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다. 5월 1군 말소 당시 팬들 사이에서 어깨 부상 재발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실제로는 큰 문제 없이 복귀해 남은 시즌을 소화했다.

2026시즌은 개막 전부터 위기였다. 스프링캠프에서 이미 이상이 생겼고, 회복 후 복귀했지만 한 달 만에 재발해 결국 수술 결정으로 이어졌다. 데뷔 이후 온전히 한 시즌을 치른 것은 2023년과 2025년, 단 두 시즌뿐이다. 매 시즌 어깨가 발목을 잡는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한화 에이스 문동주. 자료사진. / 뉴스1
한화 에이스 문동주. 자료사진. / 뉴스1

KBO 역사상 160km 최초 기록자, 만 22살의 비극

문동주는 2003년생, 만 22살이다. 2022년 한화 이글스의 1차 지명을 받아 입단했고, 그해 2006년 류현진 이후 17년 만에 한화 소속 KBO 신인상을 수상했다. 병역 문제는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금메달로 예술체육요원 신분을 취득해 해결했다.

188cm, 97kg의 체격에서 나오는 구속은 KBO 역사에 없던 수준이다. 공식 기록 기준 시속 160km를 달성한 KBO 역대 첫 번째 투수다. 슬라이더와 체인지업 구위도 상급으로 평가받는다. 2026시즌 연봉은 2억 2천만 원이다.

스펙만 놓고 보면 한국 야구가 수십 년에 한 번 배출하는 유형의 투수다. 체격, 구속, 나이, 구위가 모두 역대급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그 재능이 온전히 펼쳐지기도 전에 매 시즌 어깨가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관절와순 수술이란 무엇인가

관절와순은 어깨 관절 소켓 주변을 감싸는 단단한 연골 조직이다. 구조적으로는 얕은 소켓 안에 큰 팔뼈가 놓인 형태인데, 관절와순이 소켓을 더 깊게 만들어 팔뼈가 빠지지 않도록 잡아주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투수에게 이 조직이 자주 손상되는 이유는 투구 동작의 특성 때문이다. 공을 던질 때 팔을 극단적으로 뒤로 젖혔다가 강하게 앞으로 휘두르는 반복 동작에서, 이두박근 힘줄이 관절와순 상단부를 찢어내는 경우가 발생한다. 이를 SLAP 병변이라 부른다. 연골이 손상되면 팔을 움직일 때마다 불안정성과 통증이 나타나고, 정상적인 투구가 불가능해진다.

수술은 대부분 관절경(내시경) 방식으로 진행된다. 손상 정도에 따라 너덜해진 연골 파편을 제거하는 변연절제술과, 뼈에서 떨어진 관절와순을 흡수성 나사(앵커)로 고정한 뒤 실로 봉합하는 봉합술로 나뉜다. 문동주처럼 반복 손상이 이어진 경우에는 봉합술이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

수술보다 더 긴 과정이 재활이다. 수술 후 약 한 달은 보조기를 착용해 조직이 붙기를 기다리고, 이후 굳어버린 어깨의 가동 범위를 회복하는 단계가 이어진다. 그다음은 단계적 투구 프로그램(ITP)으로, 짧은 거리부터 시작해 수개월에 걸쳐 거리와 강도를 늘린다. 실전 마운드 복귀까지는 최소 1년에서 1년 6개월이 소요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과거에는 이 수술이 투수 생명의 종료를 의미하다시피 했지만, 의학 기술과 재활 시스템이 발전하면서 성공적인 복귀 사례가 늘고 있다. 류현진도 관절와순 관련 수술을 받고 메이저리그 무대로 돌아온 사례 중 하나다. 문동주의 경우도 수술 자체보다 이후 재활 과정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소화하느냐가 복귀 수준을 결정할 핵심 변수다.

김경문 감독. 자료사진. / 뉴스1
김경문 감독. 자료사진. / 뉴스1

한화의 선발진 공백, 어떻게 채우나

문동주의 이탈은 한화 이글스 선발진에 직접적인 타격이다. 김경문 감독은 "우주나 나머지 투수들이 들어올 때까지 몇 명이 던져야 한다"고 했다.

한화 이글스는 2026시즌 상위권 경쟁을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팀 내 가장 높은 기대를 받던 선발 투수의 공백을 단기간 내 메우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home 권미정 기자 undecided@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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