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여고생 살해한 20대 남성, 모습 드러냈다…“여학생인 줄 몰랐다”
2026-05-07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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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조사서 “어차피 죽을 거 누군가 데리고 가려 했다” 진술…계획 범죄 가능성 수사
광주 도심에서 일면식도 없는 고등학생 2명에게 흉기를 휘둘러 여고생 1명을 숨지게 한 20대 남성이 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살인·살인미수 혐의로 긴급체포된 장 모(24) 씨는 이날 오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에 출석했다. 검은색 상하의에 점퍼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호송차에서 내린 장 씨는 맨발에 슬리퍼를 신고 고개를 숙인 상태로 법정으로 향했다.
장 씨는 "피해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죄송하다. 정말 죄송하다"라며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어 죄송하다"고 답했다.
"왜 여학생을 공격했냐"는 질문에는 "여학생인 걸 알고 한 건 아니다"라며 피해자가 여고생인 것을 모르고 범행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계획 범죄 여부를 묻는 질문에도 아니라는 취지로 부인했다. 영장실질심사는 약 10분 만에 끝났으며, 법정을 나선 장 씨는 추가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를 지켜보던 한 중년 남성이 장 씨를 향해 욕설을 퍼붓는 장면도 포착됐다.

장 씨는 지난 5일 오전 0시 11분께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 보행로에서 귀가 중이던 고등학교 2학년 A(17)양에게 흉기를 수차례 찔러 숨지게 하고, 비명 소리를 듣고 현장에 달려온 같은 학년 B(17)군에게도 흉기를 휘두른 혐의를 받는다. B군은 중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부검 결과 A양의 사인은 날카로운 도구에 의한 경부 자창(찔림)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장 씨는 "사는 게 재미없어 자살을 고민하다 충동적으로 범행했다"며 "어차피 죽을 거 누군가 데리고 가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경찰은 장 씨의 자살 시도 사실이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찰은 장 씨가 범행 이틀 전부터 주방용 칼 2점을 미리 준비해 소지한 채 도심을 돌아다닌 사실을 확인했다. 범행에는 그중 1점만 사용됐고, 나머지 1점은 포장도 뜯지 않은 상태였다. 장 씨는 범행 전 수사기관 추적을 피하기 위해 휴대폰 전원을 꺼둔 것으로 파악됐다. 범행 후에는 자신의 차량과 흉기를 버리고 택시를 갈아타며 달아났으며, 무인세탁소에 들러 혈흔이 묻은 외투를 세탁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드러났다. 경찰은 사건 발생 약 11시간 만에 장 씨를 주거지 인근에서 붙잡았다. 체포 당시 사용하지 않은 흉기 1점을 여전히 소지하고 있었다.

경찰은 우발적 범행이라는 장 씨의 주장과 달리 계획 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휴대폰 디지털 포렌식을 진행 중이며, 범죄심리분석관(프로파일러)을 투입해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진단 검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구속 여부가 결정되는 대로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도 열 방침이다. 신상정보 공개가 결정될 경우 장 씨는 관련 법 시행 이후 광주에서 처음으로 얼굴과 이름이 공개되는 중대범죄 피의자가 된다.
한편 장래 희망이 응급구조사였던 피해 여고생 A양은 밤늦게 공부를 마치고 홀로 귀갓길에 오르다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날 오전 광주 광산구의 한 장례식장에서는 유가족의 눈물 속에 A양의 발인이 엄수됐다. 사건 현장 인근에는 주민들이 국화꽃과 노란 리본으로 추모 공간을 마련하기도 했다.

광주 여고생 묻지마 살해범 장 씨의 구속 여부는 이날 오후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