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행 내 삶의 햇살, 가족 4부…두 달만 허락된 '가장 귀한 잎'은?
2026-05-07 20:00
add remove print link
한국기행 5월 7일 방송 정보
EBS1 ‘한국기행’ ‘내 삶의 햇살, 가족’ 4부에서는 경남 하동 해발 700m 차밭에서 6대째 전통 수제 차를 이어가는 황인수·임이수영 부부의 이야기가 그려진다.
30년 넘게 함께 찻잎을 따온 할머니들과 올해 첫 녹차를 칠불사에 공양하며 핏줄을 넘어 가족이 된 차밭 식구들의 봄날을 만난다.

'한국기행' 내 삶의 햇살, 가족 4부 - 6대를 이어온 시간의 향기
경남 하동의 해발 700m 높이에 자리한 차밭에서는 여러 세대에 걸쳐 이어져 온 전통 수제 차의 맥을 찾아볼 수 있다. 명인 황인수 씨는 아내 임이수영 씨와 함께 6대째 차를 만들어가고 있는데, 8살부터 차밭을 오르내리며 익힌 손길이 지금의 그를 만들었다. 두 사람이 차밭을 지키는 과정에서 단순한 협력 관계를 넘어 깊은 유대감이 형성됐다.해마다 봄이 돌아오면 부부의 차밭에는 또 다른 주역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80대를 훌쩍 넘긴 입담 좋은 할머니들이 의리를 지키며 들판으로 향하는 것이다.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같은 자리를 오르내리며 찻잎을 함께 따온 이 시간들 속에서 일손을 나누는 관계는 어느새 혈연을 뛰어넘는 가족애로 변모했다. 서로의 건강과 안부를 챙기는 일상이 반복되면서 이곳은 단순한 농장을 벗어나 정(情)이 깃든 공간이 됐다.

올해도 어김없이 봄이 찾아왔고 차밭에는 가장 여린 새싹들이 올라왔다. 1년 중 단 두 달간만 수확이 허락되는 가장 귀한 4월의 잎들이다. 이 잎들은 정교한 손길로 거듭나는 과정을 거친다. 찻잎을 정성껏 따고 무쇠 가마솥에 덖으며 손으로 비비고 말리기까지, 기계의 도움 없이 순전히 손으로 이뤄지는 공정 속에서 향기로운 차 한 잔이 탄생하게 되는 것이다.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정성들여 만들어진 올해 첫 녹차는 하동의 칠불사에 공양돼 한 해 동안 차밭의 안녕을 기원하는 데 쓰였다. 시간을 덖고 정성을 우려내며 만들어지는 이 과정 속에서 비로소 황인수 씨와 임이수영 씨, 그리고 할머니들이 함께 일궈낸 하동의 차밭 식구들의 면모가 드러난다. 혈연의 울타리를 넘어 정과 시간이 빚어낸 또 다른 가족 관계가 이곳에서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차 한 잔에 담긴 시간…한국 차의 역사와 종류
한국에서 말하는 ‘차(茶)’는 식물의 잎이나 열매, 뿌리 등을 우려 마시는 음료를 뜻한다. 이 가운데 전통적으로 ‘차’라고 부르는 경우는 차나무의 잎으로 만든 음료를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녹차와 홍차, 우롱차, 보이차 등은 모두 같은 차나무 잎을 원료로 하지만 제조 과정과 발효 정도에 따라 종류가 달라진다. 한국에서는 주로 녹차 문화가 발달해 있으며 최근에는 발효차와 전통 수제차에 대한 관심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차 재배지는 남해안과 지리산 인근 지역에 집중돼 있다. 대표적인 산지는 경남 하동, 전남 보성, 제주도 등이다. 이들 지역은 연평균 기온이 비교적 온화하고 안개와 강수량이 적절해 차나무 재배에 유리한 환경으로 꼽힌다. 특히 하동은 우리나라 야생차 문화의 중심지 가운데 하나로 알려져 있으며, 지리산 자락의 자연 조건을 바탕으로 오래전부터 차 생산이 이어져 왔다.
한국의 차 문화는 삼국시대와 통일신라 시기 기록에서도 확인된다. 『삼국사기』에는 신라 흥덕왕 3년인 828년, 당나라에서 가져온 차 씨앗을 지리산에 심었다는 내용이 남아 있다. 이후 고려시대에는 불교 문화와 함께 차 문화가 확산됐고, 조선시대에는 유교 문화 속에서도 다례와 차 생활이 이어졌다.
한국 차의 가장 큰 특징 가운데 하나는 ‘덖음’ 방식이다. 덖음차는 찻잎을 솥이나 가마에서 열로 볶아 산화를 억제하는 방식으로 만든다. 일본 녹차가 증기로 찌는 방식이 일반적인 것과 차이가 있다. 덖음 과정을 거친 한국 녹차는 상대적으로 구수하고 은은한 향을 내는 경우가 많다. 전통 수제차의 경우 찻잎을 따는 과정부터 덖기, 비비기, 말리기까지 대부분 손작업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차는 수확 시기에 따라서도 품질과 명칭이 나뉜다. 일반적으로 봄철 가장 먼저 채엽한 어린 찻잎은 우전(雨前)으로 불린다. 곡우 이전에 수확한 잎을 뜻하며 생산량이 적고 향이 부드러운 특징이 있다. 이후 세작, 중작, 대작 등 수확 시기에 따라 구분된다. 어린 잎일수록 부드럽고 섬세한 맛을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는 녹차 외에도 발효 정도에 따라 다양한 차가 생산된다. 산화를 거의 진행하지 않은 녹차, 일부 산화를 거친 반발효차, 완전히 산화한 홍차 등이 대표적이다. 최근에는 전통 발효 기법을 활용한 한국형 발효차 생산도 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 가장 널리 소비되는 차 종류는 여전히 녹차다.
EBS ‘한국기행’, 전국의 삶과 풍경을 담아온 장수 다큐

EBS1 ‘한국기행’은 2009년 8월 첫 방송 이후 꾸준히 사랑받아온 EBS의 대표 장수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이다. 전국의 산과 바다, 마을과 골목을 두루 찾아가며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풍경과 지역의 문화, 그곳에 뿌리내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일상을 기록해왔다.
프로그램은 매주 하나의 큰 주제를 중심으로 5부작으로 편성된다. 각 회차는 약 30분 분량으로 제작되며 지역마다 다른 생활 방식과 정서를 차분한 시선으로 담아낸다.
‘한국기행’은 강한 자극이나 인위적인 연출에 기대기보다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분위기를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춘다. 실제 삶의 터전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에 절제된 내레이션을 더해 자연과 사람, 지역의 모습을 담담하게 전한다.
소개하는 공간 역시 다양하다. 산촌과 어촌, 농촌, 섬마을은 물론 도시의 골목과 생활 현장까지 폭넓게 조명한다. 이를 통해 평소 쉽게 접하기 어려운 지역의 풍경과 주민들의 삶, 각 지역 고유의 문화적 색깔을 보여준다.
현재 ‘한국기행’은 EBS 1TV에서 정기적으로 방송되고 있다. 매주 새로운 주제와 장소를 통해 전국 곳곳의 풍경과 사람들의 삶을 꾸준히 담아내고 있다.
'한국기행' 방송시간은 매주 월~금 오후 9시 35분이다. 방송 정보는 EBS1 '한국기행' 홈페이지 '미리보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 해당 글은 아무 대가 없이 작성됐음을 밝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