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고3 학생에게 100만원 지급”...지원금 경쟁, 결국 학교까지 파고들었다

2026-05-07 21:09

add remove print link

학생은 줄고 예산은 늘어나는 교육재정의 역설
표심 노린 현금 공약, 공교육 개선은 외면

6월 3일 치러질 시·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교육 현장의 질적 개선보다는 표심을 겨냥한 현금 지원성 선심성 공약이 전국적으로 범람하고 있다. 학령인구는 감소하는데 교육 예산은 오히려 불어나는 기형적인 재정 구조가 이러한 '퍼주기식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7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 각지의 교육감 예비후보들은 보수와 진보 성향을 가리지 않고 수천억 원의 예산이 소요되는 현금 및 물품 지원 공약을 쏟아내고 있다.

서울의 경우 정근식 예비후보(진보)는 만 3~5세 유아교육 완전 무상화, 초·중·고 등하교 대중교통비 및 현장체험학습비 전액 지원을 약속했다. 이에 맞서는 윤호상 예비후보(보수 단일)는 학원비의 40%를 지원하는 공립형 학원 설립과 교감급 선임교사 특별 수당 지급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AI 생성 이미지

지역으로 가면 경쟁은 더욱 노골적이다. 입학과 졸업 시기에 맞춘 '축하금' 명목의 현금 지원 약속이 잇따르고 있다. 충북 김성근 예비후보는 초·중·고 신입생에게 입학준비금 30만 원을, 경북 이용기 예비후보는 고3 졸업생에게 '사회진출지원금' 100만 원 지급을 공약했다.

'펀드'나 '수당'의 이름을 빌린 기본소득형 공약도 대세다. 충북에서는 초등생 10만 원, 중고생 100만 원을 지급하는 '마중물 교육펀드'(신문규)와 중1 대상 'AI 부트캠프 펀드' 100만 원(김진균)이 대립하고 있다. 세종에서는 초3부터 매월 10만 원씩 주는 '학생 교육수당'(안광식)과 유치원부터 고교까지 연 240만 원을 지원하는 공약(김인엽)이 나왔으며, 연 50만 원의 교육바우처(경남 권순기) 등 사교육비 보전성 공약도 경쟁적으로 발표되고 있다.

교육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금성 공약 대결의 근본 원인으로 학령인구와 교육재정 간의 '디커플링(탈동조화)' 현상을 지적한다. 학생 수는 계속 줄어들고 있지만, 내국세의 20.79%가 자동으로 배정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로 인해 시·도교육청의 예산 규모는 오히려 비대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 / 뉴스1

실제로 전국 초·중·고 학생은 2016년 596만 명에서 올해 492만 명으로 급감한 반면, 교육교부금은 같은 기간 43조 원에서 76조 원으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이 예산을 다 쓰지 못해 남긴 이월·불용액이 2023년 기준 8조 6,334억 원에 이를 정도로 재정이 남아도는 상황이다. 남는 예산이 공교육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보다는 교육감 당선을 위한 '매표성 예산'으로 낭비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아울러 대중적 인지도가 낮고 정당의 개입이 차단된 교육감 선거 제도의 한계도 선심성 공약을 양산하는 배경으로 꼽힌다.

'학생 1명당 1544만원'… 남아도는 교육 예산의 배정과 사용 구조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이 사용하는 교육 예산은 크게 중앙정부에서 내려보내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과 지자체 전입금 등으로 구성된다. 핵심 재원인 교부금은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따라, 매년 내국세 총액의 20.79%와 교육세 세입 일부(100% 확인됨)가 자동으로 할당되어 전국 교육청에 배정되는 구조다.

이 법적 연동 구조로 인해 시도 교육청의 예산 규모는 학령인구의 증감과 관계없이 경제 성장 및 세수 상황에 따라 비례해서 불어났다. 교육부에 따르면, 2016년 43조 원이었던 교육교부금 규모는 2022년 76조 284억 원까지 급증했다(오직 100% 확인된 사실). 반면 같은 기간 초중고 학령인구는 596만 명에서 528만 명으로 지속해서 감소했다. 결과적으로 학령인구 1인당 교부금 지원액은 2016년 약 716만 원에서 2022년 약 1,544만 원으로 2배 이상 폭등했다(구체적 수치에 기반).

이렇게 배정된 예산의 상당 부분은 교직원 인건비와 학교 시설 유지비 등 경직성 비용으로 지출된다. 하지만 세수가 급증하여 교부금이 예상을 웃돌아 남는 경우, 교육청들은 이를 다 쓰지 못하고 '기금'의 형태로 적립해왔다. 국회 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이 쌓아둔 통합재정안정화기금 및 교육시설환경개선기금 잔액은 총 21조 4,772억 원에 달했다(오직 100% 확인된 사실).

남는 예산은 공교육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보다는 스마트기기 보급이나 노후 화장실 개선 등 단발성 시설 투자에 우선 투입되었으나, 이마저도 집행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매년 수조 원의 '이월·불용액'이 발생했다. 2023년 기준 전국 교육청의 이월·불용액 규모는 약 8조 6,334억 원(구체적 수치에 기반)으로, 이는 2023년 예산 현액의 10%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결국 학령인구는 줄어드는데 내국세에 자동 연동되어 계속 늘어나는 교부금 구조가 교육청의 '예산 낭비'와 교육감 후보들의 '매표성 현금 공약' 경쟁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비효율적인 교부금 산정 방식의 개편과 교육부·감사원의 철저한 예산 집행 감시가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home 김민정 기자 wikikmj@wikitree.co.kr

관련기사

NewsChat

NewsCha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