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용지조차 뺏어간 비겁한 여의도"… 강기정·우원식, 5·18 개헌 '끝장 2차전' 배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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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보이콧으로 개헌안 '투표 불성립' 참사… 8일 본회의 재소집 앞두고 "기적의 12인 결단" 맹촉

5·18 민주화운동과 부마항쟁의 숭고한 정신을 헌법 서문에 새겨 넣으려던 역사적 개헌안이 여당의 집단 퇴장 속에 허망하게 투표조차 성립되지 못했다. 하지만 광주와 입법부 수장은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를 다지며 곧바로 '2차전'의 불씨를 당겼다.
강기정 광주광역시장은 운명의 7일 국회 본회의가 열리기 직전, 우원식 국회의장실을 전격 방문했다. 두 사람은 최근 민주주의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갔던 '12·3 비상계엄' 사태를 뼈저리게 거론하며, 군홧발이 다시는 헌정 질서를 유린하지 못하도록 막는 최후의 보루가 바로 이번 개헌안이라는 데 깊은 교감을 나눴다.
그러나 오후 2시, 본회의장 방청석에서 표결 과정을 지켜보던 강 시장의 기대는 짙은 탄식으로 변했다.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의 불참으로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투표 자체가 무산된 것이다.
강 시장은 즉각 끓어오르는 분노를 쏟아냈다. 그는 "반대표를 던지는 것은 의원의 소신일 수 있으나, 투표 자체를 보이콧하는 것은 국민이 직접 헌법을 결정할 '국민투표'의 기회마저 원천 봉쇄해버린 폭거"라며 "참담함을 금할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도 "상처받은 오월 가족과 시민들에게 위로를 전하며, 끝내 뜻을 이룰 때까지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주먹을 쥐었다.
허탈하게 발길을 돌릴 뻔한 상황에서 우원식 국회의장이 강력한 승부수를 던졌다. 의사봉을 쥔 우 의장은 "39년 만의 개헌이 정략에 휘둘려 멈춰서는 안 된다. 국회의 역사적 방기이자 직무 유기"라고 매섭게 질타하며, 이튿날인 8일 본회의를 다시 열어 개헌안을 재표결에 부치겠다고 전격 선언했다.
이제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왔다. 강 시장은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기 위해 당적을 떠나 양심에 따라 움직일 '12명의 의인'이 내일 본회의장에 나타나는 기적이 일어나길 바란다"며 마지막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 한편, 광주시는 시청사와 전일빌딩245 외벽에 5·18 정신이 담긴 헌법 개정안 대형 현수막을 내걸며, 그 어떤 정치적 외풍에도 흔들리지 않겠다는 광주의 단호한 결기를 세상에 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