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파트 비상계단서 남녀 청소년이... 직접 보니 심장이 벌렁거리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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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 건너 이야기로만 듣던 일을 내 눈으로 직접 보니..."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툴로 만든 사진.

저녁에 마트를 가려던 한 주민이 아파트 비상계단에서 청소년으로 보이는 남녀가 성관계를 맺고 있는 장면을 목격했다. 경비실에 도움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건너 건너 이야기로만 듣던 일을 내 눈으로 직접 보니 심장이 벌렁거리더라." 7일 스레드에 올라온 뒤 더쿠 등 온라인 커뮤니티로 퍼진 사연의 글은 이렇게 시작한다.

작성자 A씨는 아이와 함께 저녁에 집 앞 마트에 가려고 엘리베이터를 기다리던 중 방화문 너머 비상계단에서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센서등이 꺼진 어두운 계단에서 두 사람이 성관계를 맺고 있었다.

A씨는 너무 놀라 어쩔 줄 몰랐지만 마침 엘리베이터가 와서 일단 자리를 피했다. 하지만 이대로 그냥 가면 언제든 아이한테도 노출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경비실로 향했다. 그러나 경비원은 "요즘 애들은 못 건드린다"며 순찰을 거절했다.

어이가 없어 돌아나오던 A씨는 결국 아이를 1층에 남겨두고 한 손에 휴대폰 플래시를 켜고 혼자 다시 비상계단으로 올라갔다. 두 사람은 여전히 같은 자리에 있었다. 뭐 하느냐고 묻자 "이야기 중"이라고 했고, 여기 사느냐는 질문에는 "안 산다"고 답했다. A씨는 그 자리에서 한마디를 건넸다. "너희도 당당하지 못한 일이란 걸 아니까 이렇게 숨어서 하는 건데, 반짝이는 이 순간이 빨리 지나가니까 후회할 만한 행동은 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손과 다리가 후들거리는 채로 내려왔다는 A씨는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건지 어지럽다"고 토로했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툴로 만든 사진.

댓글 대부분은 경비원에게 순찰을 부탁할 게 아니라 처음부터 경찰에 신고했어야 한다는 의견이었다.

한 누리꾼은 "경비가 가서 뭘 해결할 수 있겠나. 본 사람이 신고해야 한다. 경비 아저씨가 순찰 중에 봤다면 경찰에 신고하면 될 일이고, 주민이 봤다면 경찰에 신고하면 될 일"이라고 썼다. 또 다른 누리꾼은 "밖에서 저러면 벌금을 맞는다. 경찰이 가서 교육하면 된다"며 "공연음란죄에 해당한다"라고 했다. "그냥 경찰 불러야지. 풍기문란죄로" 류의 댓글도 여럿 달렸다. "사진 찍어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미성년자가 아니고 성인이어도 문제"라는 반응도 있었다. "마약한 것 같다고 신고하면 경찰이 금방 온다"는 실용적인 조언을 덧붙인 누리꾼도 있었다.

A씨가 혼자 다시 현장으로 올라간 행동을 두고선 시각이 갈렸다. "요즘 같은 세상에 말 잘못 걸었다가 아동학대로 고소당할 수 있다", "막나가는 애들인데 나중에 보복당하면 어쩌냐"는 우려가 한쪽에서 나왔다. 반면 "플래시 켜고 혼자 다시 올라간 게 대단하다. 나였으면 그냥 지나쳤을 것"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인기척 내고 밝은 데 가서 이야기하라고 한마디하면 되는 거 아니냐"며 A씨 대처 방식을 지지하는 댓글도 달렸다.

비슷한 경험을 공유하는 댓글도 쏟아졌다. 아파트 계단이나 주차장 구석, 상가 화장실, 만화카페 등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목격담이 이어졌다. "새벽에 퇴근하고 집에 가다 계단에서 중학생들이 저러고 있길래 대놓고 지나갔다. 애들이 놀라서 후다닥 도망가더라"는 경험담도 나왔다. 학교 상담을 담당한다는 한 누리꾼은 "주차장 구석이나 아파트 계단에서 관계를 갖는 학생들을 상담한 적이 있다"며 "중·고등학생들이 스스로 당당하게 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걸 듣고 다음 질문을 잊어버렸다"고 전하기도 했다.

아파트 비상계단처럼 누구나 드나들 수 있는 공간에서의 성행위는 형법 제245조에서 규정하는 공연음란죄에 해당할 수 있다. 공연음란죄는 불특정 다수가 목격할 가능성이 있는 상태라면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아도 성립된다. 이 경우 목격자가 직접 제지에 나서기보다 112에 신고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대처다. 낯선 사람에게 말을 걸었다가 오히려 위협적인 반응을 맞닥뜨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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