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까워도 버리세요”…요즘 7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버려야 할 집 안 물건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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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워야 보이는 노년의 홀가분함

70대가 되면 집 안을 한 번 둘러보게 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AI 생성 이미지) / 위키트리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AI 생성 이미지) / 위키트리

수십 년을 살아온 공간에는 물건이 쌓여 있다. 언젠가 쓸 것 같아서, 버리기 아까워서, 추억이 담겨 있어서 그냥 뒀던 것들이다. 그런데 나이가 들수록 그 물건들이 점점 짐으로 느껴지기 시작한다. 보건복지부가 2023년 발표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재산을 자신과 배우자를 위해 쓰겠다고 답한 노인 비율이 2020년 17.4%에서 2023년 24.2%로 크게 늘었다. 자식보다 나 자신을 먼저 챙기겠다는 인식이 70대 사이에서 빠르게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

이 변화는 돈에만 해당하는 얘기가 아니다. 수십 년간 가족을 위해, 자식을 위해 아끼고 모아온 삶에서 벗어나 이제는 내가 편하게,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살겠다는 마음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그 마음이 가장 먼저 향하는 곳이 바로 집 안 가득 쌓인 물건들이다. 내 삶을 새로 시작하려면 공간부터 비워야 한다는 것을, 70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실감하게 된다. 버리는 것이 아깝다는 생각보다 비우는 것이 후련하다는 감각이 앞서기 시작하는 나이다.

3위. 크고 낡은 가구

거실 한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는 묵직한 장롱, 자개장, 오래된 소파.

젊을 때 큰돈 들여 장만한 것들이라 버리기가 쉽지 않다. 그 가구를 들여놓던 날을 기억하는 사람에게 그것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라 한 시절의 흔적이다. 그런데 70대가 되면 이 가구들이 공간을 막고, 청소를 힘들게 하고, 동선을 불편하게 만든다는 걸 온몸으로 느낀다. 무릎이 좋지 않은데 좁은 통로를 비껴가야 하고, 허리가 아픈데 무거운 가구 사이를 청소해야 한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AI 생성 이미지) /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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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4 손상 유형 및 원인 통계에 따르면 고령층 낙상사고는 10년 새 2.1배 급증했으며, 집 안이 가장 위험한 공간으로 지목됐다. 통계청 분석에서도 85세 이상 노인의 낙상 사망 원인 중 가구에서의 낙상이 10%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가 많을수록 동선이 좁아지고, 좁은 동선은 낙상 위험을 그만큼 높인다.

가구를 비우고 난 빈자리에 햇살이 들어오고 동선이 넓어지는 경험을 해본 70대들은 말한다. 가구를 모시고 사는 게 아니라, 내가 살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고. 추억이 담긴 가구를 버리는 건 그 추억을 버리는 게 아니다. 남은 노후를 더 안전하고 편하게 살기 위한 선택이다. 그 선택을 빨리 할수록 더 오래, 더 편하게 그 공간에서 살 수 있다.

2위. 안 쓰는 주방용품

주방 찬장을 열어보면 언제 샀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것들이 가득하다.

손님 오면 써야지 하며 박스째 쌓아둔 그릇 세트, 손주 운동회 때 쓰려고 모아둔 찬합, 홈쇼핑에서 세트로 사서 절반도 못 쓴 냄비들. 그런데 그 손님은 좀처럼 오지 않고, 운동회 풍경도 예전과는 달라졌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이 찬장 깊숙이 자리를 차지한 채 먼지만 쌓이고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AI 생성 이미지) / 위키트리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AI 생성 이미지) / 위키트리

문제는 이런 물건들이 공간만 차지하는 게 아니라는 점이다. 꺼내려면 허리를 굽혀야 하고, 무거운 것들을 들다가 다치는 경우도 생긴다. 물건이 많을수록 청소도 힘들어지고, 정작 매일 쓰는 것들은 찾기가 어려워진다. 지금 내가 실제로 쓰는 것만 남기고 나머지는 과감하게 덜어내는 것, 그게 주방을 편하게 만드는 가장 빠른 방법이다.

기준은 단순하다. 지금 내가 매일 쓰는가. 그게 아니라면 비워내는 게 맞다. 좋은 그릇을 아껴두지 말고 지금 꺼내 쓰는 것, 그게 나를 위한 살림이다.

1위. 옷장 속 오래된 옷

옷장을 열면 입지 않는 옷이 절반이다.

살 빼면 입어야지, 유행이 다시 돌아오면 입어야지 하며 수년째 걸어둔 옷들이다. 언제 샀는지도 기억나지 않는 것들이 옷걸이를 꽉 채우고 있다. 색이 바래고, 유행이 지나고, 몸에 맞지 않는 옷들이지만 버리기가 쉽지 않다. 비싸게 주고 산 것도 있고, 누군가 선물해준 것도 있고, 특별한 날 입었던 기억이 담긴 것도 있기 때문이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AI 생성 이미지) /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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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옷이 많다고 입을 옷이 많은 건 아니다. 오히려 옷장이 꽉 차 있을수록 매일 아침 뭘 입을지 고민이 늘어나고, 정작 손이 가는 옷 몇 벌만 반복해서 입게 된다. 사실 아끼고 모아두는 것이 미덕이었던 세대에게 옷을 버린다는 건 쉬운 결정이 아니다. 그럼에도 막상 버리고 나면 옷장이 가벼워지고, 매일 아침이 달라진다.

물건에 담긴 기억이 아까우면 사진으로 남기면 된다. 입지 않는 옷을 덜어내고 지금 내 몸에 편하고 잘 어울리는 옷 몇 벌만 남기는 것, 그게 나를 위한 옷장이다. 버려본 사람만 아는 그 홀가분함이 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사진(AI 생성 이미지) / 위키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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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건을 버린다는 건 과거를 지우는 게 아니다.

지금 내가 사는 공간을 나를 위해 쓰겠다는 결정이다. 수십 년을 채워온 것들을 덜어내는 일이 쉽지는 않다. 익숙한 것들을 내보내는 데는 용기가 필요하고, 그 결정 앞에서 한참을 망설이는 것도 당연하다. 그래도 비운 자리에 들어오는 것은 후회가 아니라 여유다. 가볍게 비운 공간에서, 남은 시간을 조금 더 나답게 살 수 있다.

※ 이 글은 위키트리 지식·교양 창작 콘텐츠입니다.

home 김태성 기자 taesung1120@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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