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붓끝으로 쓴 민주주의"… 광주 망월동 적신 500명 서예가들의 묵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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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록 전남지사, 5·18 전국휘호대회 첫 참석… "헌법 전문 수록 좌절 비통, 역사 바로 세우기 멈추지 않을 것"

[위키트리 광주전남취재본부 노해섭 기자]1980년 5월, 군부 독재의 총칼에 맞서 민주주의를 피로 지켜낸 오월 영령들이 잠든 광주 국립5·18민주묘지. 46년 전의 핏빛 울음이 서린 이곳에 전국에서 모여든 서예가들의 정갈한 묵향이 짙게 내려앉았다. 붓끝을 벼려 써 내려간 글귀마다 정의로운 세상을 향한 결연한 다짐이 묻어났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9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2026년 제24회 5·18 전국휘호대회’에서 주요내빈들과 오월 민주영령들에게 참배하고 있다. / 전남도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9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2026년 제24회 5·18 전국휘호대회’에서 주요내빈들과 오월 민주영령들에게 참배하고 있다. / 전남도

전라남도는 지난 9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성대하게 치러진 ‘제24회 5·18 전국휘호대회’ 현장을 찾아, 민주화를 위해 스러져간 영령들의 숭고한 넋을 위로하고 참가자들을 격려했다고 밝혔다.

광주지방보훈청과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가 공동 주최한 이번 대회는 우리 고유의 전통 예술인 서예를 매개로 5·18 정신을 예술적으로 승화시키고 그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기획됐다. 2003년 첫 막을 올린 이래 매년 전국 규모로 치러지며 오월 정신 선양의 중요한 장으로 자리 잡았다.

이날 행사장에는 신극정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장, 장숙남 광주지방보훈청장을 비롯한 5월 단체 대표들과 전국에서 올라온 500여 명의 서예가들이 참석해 대성황을 이뤘다. 특히 김영록 지사가 전남지사로서는 역대 최초로 이 대회에 직접 참석함으로써, 오월 정신을 흔들림 없이 계승하겠다는 전남도의 확고한 의지를 대내외에 천명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9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2026년 제24회 5·18 전국휘호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전남도
김영록 전라남도지사가 9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2026년 제24회 5·18 전국휘호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전남도

개회식 단상에 오른 김 지사의 축사는 묵직하고 단호했다. 그는 먼저 "지난 20여 년간 여러분의 붓끝에서 탄생한 작품들은 단순한 글씨를 넘어, 오월의 진실을 기억하고 민주주의의 불씨를 지키는 강력한 무기였다"며 서예인들의 헌신에 깊은 경의를 표했다.

이어 최근 국회에서 무산된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문제에 대해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김 지사는 "오월 정신을 대한민국의 최고 규범인 헌법에 새기려던 개헌안이 정치적 정쟁에 눈이 먼 일부 세력의 훼방으로 좌절된 현실에, 도지사로서 뼈를 깎는 듯한 참담함과 비통함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그는 이내 결연한 어조로 "80년 5월 광주가 그 끔찍한 고립과 탄압 속에서도 끝내 진실을 밝혀내고 명예를 되찾았듯, 오월 정신을 헌법에 아로새기기 위한 우리의 발걸음은 결단코 여기서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마지막으로 김 지사는 서예가들을 향해 "오늘 여러분의 붓끝에서 힘차게 피어오르는 묵향이, 여전히 굴절된 역사를 바로잡고 상식이 통하는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완성하는 거대한 울림이 되어주길 간절히 소망한다"며 벅찬 격려로 축사를 마무리했다.

home 노해섭 기자 nogary@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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