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리스크에 기름값 폭발…오늘 주유소 가기 전 확인해야 할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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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군사 긴장으로 유가 100달러 돌파, 물가 파동 불가피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 고조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선을 돌파한 가운데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리터당 2000원을 일제히 넘어서며 실물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미 해군이 이란 유조선을 향해 발포하고 아랍에미리트(UAE)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극도로 커진 결과다.
11일 기준 국제 석유 시장에서 브렌트유는 전 거래일 대비 3.09달러(3.05%) 급등한 배럴당 104.3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서부텍사스산원유 역시 2.83달러(2.97%) 오른 98.25달러를 기록하며 100달러 선 턱밑까지 차올랐다.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는 국내 유가에 즉각적인 상방 압력으로 작용했다. 한국석유공사 유가 정보 서비스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전일 대비 0.03원 상승한 리터당 2011.93원을 기록했다. 서울 지역의 경우 상승 폭이 더 가팔라 전일 대비 0.13원 오른 2051.89원에 판매되고 있다.
경유 가격의 상승세도 위협적이다. 전국 경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2006.06원으로 휘발유와의 가격 격차가 사실상 사라진 상태다. 서울 평균 경유 가격은 2039.28원까지 치솟으며 화물 운송 업계와 디젤 차량 이용자들의 유류비 부담을 심화시키고 있다.
국제 유가 상승의 촉매제는 중동발 무력 충돌이다. 미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적 마찰이 유조선 포격이라는 극단적인 형태로 나타나면서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 가능성이 제기됐다. 여기에 UAE에 대한 미사일 공격까지 더해지며 중동산 원유에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의 수급 불안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천연가스 가격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같은 날 국제 천연가스 가격은 1.52% 오른 2.799달러를 기록했다. 에너지 전반에 걸친 가격 상승은 제조 원가 상승과 물류비 증가로 이어져 하반기 소비자 물가 지수를 끌어올리는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국내 최고가 주유소의 경우 휘발유는 2640원, 경유는 2630원에 달해 지역별 가격 편차도 심화되고 있다. 특히 고급 휘발유는 리터당 2433.35원을 기록하며 고성능 차량 운전자들의 하소연이 잇따르고 있다.
정부는 유가 상승에 따른 민생 경제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류세 인하 폭 조정 등 추가 대책 마련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국제유가 상승분이 국내 가격에 반영되는 시차가 보통 2~3주임을 고려할 때 당분간 국내 유가의 오름세는 멈추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물류 업계 관계자들은 유류비 상승이 신선식품 등 생필품 가격에 전가되는 우유 가격 상승이 연쇄적인 물가 상승을 일으키는 현상과 유사한 연쇄 반응을 우려하고 있다. 에너지 가격의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가계 소비 위축과 기업 채산성 악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사태가 전면전으로 확대될 경우 브렌트유가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할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는 국내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300원대를 넘어서는 초고유가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구조상 국제 정세 변화에 따른 유가 변동은 경기 회복의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다. 환율 변동성까지 확대될 경우 수입 물가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