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면식 없는 여고생 살해한 20대…사이코패스 검사했더니 나온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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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코패스 검사 기준치 미달…경찰 “반사회적 성향 분석 진행”
신상 공개 앞두고 온라인선 외모 품평·사진 확산 논란도
광주 여고생 살해 피의자가 경찰의 사이코패스 진단 검사에서 기준치 미만 판정을 받았다.

11일 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광주 광산경찰서는 이날 살인·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24세 장 모 씨를 상대로 실시한 사이코패스 진단 평가(PCL-R) 결과 사이코패스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장 씨와 여러 차례 면담을 진행했고 충동성, 공감 부족, 냉담성, 자기중심성, 무책임성 등 반사회적 성향을 20개 항목으로 평가했다. 해당 검사는 총 40점 만점으로 국내에서는 통상 25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분류한다. 장 씨는 기준점인 25점을 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장 씨가 일면식 없는 고등학생을 상대로 범행을 저지른 점에 주목해 반사회적 성향과 범행 특성을 확인하기 위해 검사를 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사이코패스 기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과가 범행의 중대성을 낮추는 의미는 아니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계획성 여부를 계속 수사하고 있다.
“사는 게 재미없었다”…일면식 없는 여고생 살해
장 씨는 어린이날이던 지난 5일 0시 10분쯤 광주 광산구 월계동 한 대학교 인근 보행로에서 귀가 중이던 17세 고등학생 A 양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A 양의 비명을 듣고 달려온 또래 17세 B 군에게도 흉기를 휘둘러 중상을 입힌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에서 장 씨는 “사는 게 재미없어 자살을 고민하다 범행 충동이 들었다” “죽을 때 누구라도 데려가려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 출석할 당시에는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어 죄송하다”고 말했다. “왜 살해했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죄송하다”고 답했고 “여학생인 걸 알고 한 것이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여학생인 걸 알고 한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경찰은 장 씨의 범행이 단순 우발 범행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도 살피고 있다. 장 씨가 피해자와 여러 차례 마주친 뒤 차량으로 앞질러 간 다음 기다렸다 범행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경찰은 압수한 휴대전화 1대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분석을 통해 범행 동기와 범행 전후 행적을 확인하고 있다.
또 범행 하루 전 장 씨의 과거 아르바이트 동료였던 베트남 국적 여성이 다른 지역 경찰서에 접수한 스토킹 관련 고소장도 들여다보고 있다. 경찰은 해당 고소 내용과 이번 범행 사이에 연관성이 있는지 확인 중이다.

신상 공개 전 사진 확산…외모 품평 논란까지
사건 이후 온라인에서는 장 씨로 추정되는 인물 사진이 빠르게 확산되며 신상 유포 논란도 이어졌다.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장 씨로 추정되는 사진과 사건 내용이 함께 올라왔고 관련 게시물에는 수많은 댓글이 달렸다.
문제는 일부 댓글이 범행 내용이나 피해자 보호보다 피의자의 외모 자체에 쏠렸다는 점이다. 온라인상에는 “잘생겼네”, “생긴 건 멀쩡하다”, “얼굴만 봐선 모르겠다”, “멀쩡하게 생겨서 왜 그랬느냐” 같은 반응이 이어졌다. 피의자의 외모와 범행을 연결 짓거나 신상 유포 자체를 소비하는 듯한 댓글도 적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부 누리꾼들은 강력범죄 피의자를 두고 외모를 품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또 공식 절차를 거치지 않은 신상 유포는 사적 제재로 번질 수 있고 사건의 본질을 흐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 살인 사건에서 피의자의 외모가 관심의 중심이 되면 피해자와 유족이 겪은 고통보다 피의자 개인에 대한 호기심이 앞설 수 있다는 지적이다.
비슷한 논란은 최근 다른 강력범죄 사건에서도 반복됐다. 서울 강북지역에서 발생한 이른바 ‘강북 모텔 연쇄 살인’ 사건 피의자 김소영의 사진이 온라인에 퍼졌을 당시에도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외모를 평가하거나 선처를 언급하는 반응이 올라와 비판을 받았다. 강력범죄 피의자의 신상이 온라인에 확산된 뒤 외모 품평으로 이어지는 현상이 범죄를 희화화하고 피해자 중심 보도를 흐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광주경찰청은 지난 8일 신상정보공개심의위원회를 열고 장 씨의 이름, 나이, 얼굴 사진 등을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경찰은 중대한 피해와 국민의 알권리, 재범 방지 등 신상 공개 요건이 충족됐다고 판단했다. 광주에서 흉악범죄 피의자의 신상 공개 결정이 내려진 것은 장 씨가 처음이다.
다만 장 씨가 신상 공개에 서면 동의하지 않으면서 게시 시점은 오는 14일로 미뤄졌다. 현행 중대범죄신상공개법은 피의자가 공개 결정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최소 5일의 유예기간을 두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장 씨의 이름과 나이, 머그샷 등 신상정보는 오는 14일부터 30일간 광주경찰청 누리집에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