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타고 흐르는 진짜 '기적'"… 5년 누적 헌혈증 573장 쾌척한 강진군청 '슈퍼맨' 김왕석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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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암 환아 위해 전남대병원에 111장 추가 기부… 250회 직접 헌혈 넘어 SNS로 전국 온정 모아 '선한 영향력' 입증

전남 강진군청의 한 공무원이 꺼져가는 어린 생명들에게 새 숨결을 불어넣고 있어 지역 사회에 잔잔하면서도 묵직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강진군청 복지환경국 소속 김왕석(45) 주무관이다. 백혈병과 소아암이라는 무서운 병마와 홀로 외로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환아들을 위해 생명 나눔을 실천해 온 그가 올봄에도 어김없이 따뜻한 선물을 품고 병원 문을 두드렸다.
전남대학교병원(병원장 정신)은 지난 6일 오후 병원 행정동 접견실에서 김왕석 주무관과 초록우산 광주지역본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특별한 '헌혈증 전달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이날 김 주무관이 병원 측에 조심스레 건넨 봉투 안에는 무려 111장의 헌혈증이 담겨 있었다.
김 주무관과 전남대병원의 각별한 인연은 지난 2022년 어린이날 100주년을 기념하며 처음 헌혈증을 기탁했던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의 약속을 잊지 않고 벌써 5년째 단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이어진 선행이다. 그가 지금껏 전남대병원에 전달한 헌혈증만 무려 573장에 달한다. 이 헌혈증들은 막대한 수혈 비용으로 고통받는 환아 가족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고 실질적인 생명을 연장하는 데 귀하게 쓰이고 있다.
그를 수식하는 또 다른 이름은 다름 아닌 '헌혈왕'이다. 김 주무관의 헌혈 사랑은 20여 년 전, 고등학교 시절 백혈병 판정을 받고 투병하던 친구를 돕기 위해 처음 소매를 걷어붙이면서 시작됐다. 친구를 향한 애틋한 마음은 어느덧 타인을 향한 거대한 사랑으로 자라났고, 지금까지 그가 직접 헌혈 의자에 앉아 피를 나눈 횟수만 250회를 훌쩍 넘긴다.
더욱 놀라운 것은 그의 나눔이 개인의 실천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주무관은 본인의 헌혈에 그치지 않고, SNS를 적극 활용해 전국 각지의 지인들은 물론 일면식도 없는 이름 모를 천사들에게 헌혈증 기부의 필요성을 절절하게 호소해 왔다. 이번에 전달된 111장의 헌혈증 역시 전국에서 우편으로 날아온 수많은 시민의 따뜻한 온정이 차곡차곡 쌓여 완성된 '기적의 뭉치'다.
김 주무관은 "수술대 앞에서 애타게 혈액을 기다리는 누군가에게 우리의 헌혈증 한 장은 그들이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유일한 희망이자 기회"라며 나눔의 중요성을 거듭 역설했다.
특히, 그는 헌혈증 기탁 등 나눔의 현장에 항상 자녀들과 함께 동행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아빠의 선행을 직접 눈으로 보고 느끼게 하는 이른바 '살아있는 인성 교육'인 셈이다. 그는 "처음엔 아이들에게 떳떳하고 자랑스러운 아빠가 되고 싶어 봉사를 시작했다"며, "하지만 봉사를 거듭할수록 남을 돕는다는 사실보다, 나눔을 통해 우리 가족이 얻는 행복과 긍정적인 에너지가 훨씬 더 크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제 건강이 허락하는 그날까지 전남대병원 환아들의 든든한 동반자로 남고 싶다"고 환하게 웃었다.
정신 전남대병원장은 "김 주무관님께서 건네주신 헌혈증은 단순한 종이 쪼가리가 아니라, 아이들의 내일을 열어주는 가장 뜨겁고 강력한 응원의 메시지"라며, "573장의 헌혈증에 고스란히 담긴 숭고한 뜻을 무겁게 받들어 우리 병원 의료진들도 환아들의 완치를 위해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화답했다.
한편, 김왕석 주무관의 선행은 헌혈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는 평소에도 다문화 가정의 돌잔치를 사비로 지원하고, 열악한 환경에 처한 차상위 계층의 주거 환경 개선을 돕는 등 지역사회 곳곳의 그늘진 곳을 남몰래 살피는 '팔방미인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며 공직 사회에 묵묵한 귀감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