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는 것보다 낫다… 2030 세대 놀이터가 된 '의외의 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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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사치로 누리는 극강의 휴식 경험

장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사우나가 요즈음 젊은 세대의 새로운 여가 공간으로 자리를 잡았다. 술을 마시고 밤을 지새우는 소비 방식에서 벗어나 몸과 마음의 휴식을 찾는 '웰니스' 문화가 확산했기 때문이다. 사우나는 이제 단순한 목욕 시설을 넘어 먹고 쉬며 자신을 돌보는 복합 문화 공간으로 소비되고 있다.

사우나 자료사진 / photohwan-shutterstock.com
사우나 자료사진 / photohwan-shutterstock.com

뜨거운 사우나 열풍... 2030 이용객 급증

실제로 서울 시내 주요 사우나에서는 이용객 5명 중 2명꼴로 20대와 30대를 만날 수 있다. 주말이면 친구나 연인과 함께 방문해 긴 시간을 머무는 젊은 층이 눈에 띄게 늘었다. 과거에는 목욕만 마치고 서둘러 자리를 뜨는 경우가 많았으나 요즈음 젊은 세대는 시설 내 휴게 공간에서 오랜 시간 머물며 여유를 즐긴다.

이러한 현상은 몸과 마음의 회복을 중시하는 '리커버리노믹스(Recovery+Economics)' 흐름과 닿아 있다. 극심한 경쟁과 스트레스에 노출된 현대인들이 적극적으로 휴식에 지갑을 열기 시작한 결과다. 특히 건강을 즐겁게 관리한다는 '헬시 플레저(Healthy Pleasure)' 트렌드가 주류 문화로 자리 잡으면서 사우나는 가장 접근하기 좋은 웰니스 콘텐츠가 됐다.

디지털 해독제 된 사우나... "강제된 단절"이 주는 해방감

사우나가 젊은 세대에게 인기를 끄는 요인 중 하나는 '강제된 디지털 단독'이다. 스마트폰을 한시도 손에서 놓지 못하는 일상에서 사우나 욕탕이나 찜질방은 기기 사용이 물리적으로 제한되는 공간이다. 고온 다습한 환경 덕분에 자연스럽게 휴대전화와 떨어져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디지털 디톡스’ 경험은 정신적 피로감이 높은 청년들에게 해방감을 선사한다. 알람이나 알림음이 들리지 않는 곳에서 온전히 온도와 습도만을 느끼는 행위 자체가 하나의 명상으로 인식되는 양상이다.

식혜 대신 ‘박사’... 먹거리와 용품 시장의 변화

사우나 내 먹거리 문화도 젊은 감각으로 바뀌고 있다. 전통적인 메뉴인 식혜나 냉커피 대신 박카스와 사이다를 섞은 ‘박사’ 음료나 상큼한 오디즙 등이 호응을 얻는다. 먹거리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구운 계란을 넘어 치킨이나 삼겹살을 파는 시설이 늘어났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장작불에 직접 고기를 구워 먹는 이색적인 형태가 인기를 끈다.

유튜브에 게재된 사우나 관련 콘텐츠들 / 유튜브 캡처
유튜브에 게재된 사우나 관련 콘텐츠들 / 유튜브 캡처

장비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MZ세대의 특성도 사우나 시장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고온에서도 고장 나지 않는 전용 시계나 머리카락 손상을 막아주는 사우나 전용 모자 등이 필수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자신의 목욕 용품을 소개하는 ‘왓츠 인 마이 백’ 콘텐츠가 활발히 제작되며 관련 정보를 다루는 인스타그램 계정도 증가하는 추세다.

프라이빗 스파부터 핀란드식까지... 형태의 세분화

개인의 취향을 중시하는 성향에 맞춰 사우나의 형태도 세분화되고 있다. 타인과 접촉을 최소화하는 1인용 프라이빗 스파를 비롯해 장작을 태워 열을 내는 핀란드식 사우나 그리고 호텔 내 위치한 고급 사우나까지 선택지가 넓어졌다. 온탕과 냉탕을 번갈아 들어가는 일본식 목욕법인 '토토노이'가 유행하면서 전문적으로 냉탕 설비를 갖춘 곳을 찾아다니는 이들도 생겨났다.

유통업계에서는 사우나를 테마로 한 팝업 스토어나 기획 상품을 연달아 내놓으며 이들을 공략한다. 웰니스에 대한 관심이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하나의 라이프스타일로 굳어지면서 사우나 산업은 앞으로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적은 비용으로 극대화된 휴식을 누릴 수 있는 사우나는 2026년 청년들의 가장 따뜻하고 아늑한 대피소가 됐다.

home 김지현 기자 jiihyun1217@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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