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가짜뉴스'라고 지적해 삭제된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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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이 X에 올린 글 “여론조작용 가짜뉴스 안 됩니다”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의 'AI 국민배당금' 발언을 두고 논란이 확산하자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이 대통령은 기업의 초과이윤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음해성 가짜뉴스’로 규정했다.
이 대통령으로부터 지적받은 매체, 기사 삭제
이 대통령은 13일 X에 '여론조작용 가짜뉴스 안됩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김 실장이 한 말은 'AI 부문 초과이윤으로 발생하는 국가의 초과세수를 국민배당하는 방안 검토'"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일부 언론이 이 발언을 편집해 '김 실장이 기업의 초과이윤을 국민배당하는 방안 검토를 주장했다'는 음해성 가짜뉴스를 유포하자 김 실장이 이를 부인하고 초과세수 배당 검토 주장이었다며 해명 아닌 설명을 친절하게 했고 관련 보도까지 났음에도 여전히 이런 음해성 보도를 하는 이유가 뭘까"라고 했다. 이어 "정치적 비난이나 비판도 사실에 기반하지 않으면 민주주의를 해치게 된다는 점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글과 함께 '베네수엘라 떠올라… 김용범 AI 과실 배당 논란'이란 제목의 한국경제TV 기사를 링크했다. 해당 기사를 여론조작용 가짜뉴스로 규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사는 이후 삭제됐다. 해당 기사에는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기업 초과이익을 전 국민에게 사회주의식으로 나눠주자는 '기업이익 배급제'를 청와대 정책실장이 주장한 것"이라며 "베네수엘라가 떠오르게 한다"고 비판한 내용이 담겼다.
장동혁 "이 대통령 맘에 안 들면 다 가짜뉴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에서 "초과이윤이 아니라 초과세수를 '국민배당' 한단다"며 "세금 더 걷히면 정부 마음대로 나눠줘도 되나"라고 했다. 이어 장 대표는 "국가채무가 130조 원을 넘었다. 정상적인 사람은 수입이 늘면 빚부터 줄인다"며 "생색은 이 대통령이 내고 갚는 건 미래의 청년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배당'은 결국 '청년부채'다. 이것도 가짜뉴스라고 해보라. 나는 절대로 안 지운다"고 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도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정부는 삼성전자 파업 문제에 대한 긴급조정권을 발동하라"며 "글로벌 대망신 자본시장 혼란의 주범 김 실장을 즉각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기업이 성과를 내면 숟가락부터 들이미는 경제관으로는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도, 자본시장도 지킬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별도 페이스북 글에서 "가짜뉴스라는 이 대통령의 얘기가 가짜뉴스이며 대국민 '입틀막'"이라며 "초과세수라고 하더라도 국가재정법상 국채 상환 등 법에서 정한 용도로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도 "김 실장이 던진 '국민배당금' 구상은 대한민국 자유시장경제의 근간을 흔들 수 있는 위험한 시그널"이라며 "김 실장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이 대통령 경제철학의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김용범 "AI 초과이윤, 전 국민에 구조적으로 환원돼야"
논란의 시작은 김 실장이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올린 장문의 글이다. 김 실장은 'AI 시대 한국의 장기 전략'을 주제로 지금의 변화를 단순한 업황 회복이 아니라 "산업구조와 국가구조가 동시에 재편되는 과정"으로 규정했다.
김 실장은 AI를 기존 인터넷 산업의 연장이 아니라 전기·철도·통신망 같은 산업 인프라 전환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AI는 단순히 앱을 만드는 기술이 아니다. 데이터센터, 전력망, 냉각, 변압기, 로봇, 산업 자동화, 도시 인프라까지 연결되는 거대한 물리 시스템"이라고 했다.
한국의 위치에 대해서는 "메모리 반도체, 배터리, 디스플레이, 정밀 제조, 전력 장비, 산업 자동화까지 이어지는 공급망을 통합적으로 보유한 드문 나라"라며 "공급망 주권이 국가 전략의 핵심 변수가 되는 시대에 이런 제조 역량은 지정학적 레버리지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김 실장은 이 같은 구조적 호황이 "역대급 초과세수"로 이어질 수 있다며 그 활용 방안으로 국민배당금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그는 "AI 인프라 시대의 과실은 특정 기업만의 결과가 아니라 반세기에 걸쳐 전 국민이 함께 쌓아온 산업 기반 위에서 나온다. 그 과실의 일부는 전 국민에게 구조적으로 환원돼야 한다"고 했다.
구체적인 배당 방식에 대해서는 "청년 창업 자산으로 갈 것인가, 농어촌 기본소득으로 갈 것인가, 예술인 지원으로 갈 것인가, 노령연금 강화로 갈 것인가, 아니면 AI 시대 전환 교육 계좌로 갈 것인가 — 이것은 열린 질문"이라며 사회적 합의를 통해 정교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참고 모델로는 노르웨이의 석유 수익 국부펀드를 언급하며 "자원 호황을 일시적 횡재로 소비하지 않고 장기적 사회 자산으로 전환한 것"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