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에 필수인데…뜻밖에 '이 채소' 먹다 노로바이러스 걸렸다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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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추, 깨끗히 세척해 먹어야 안전

삼겹살 한 점을 상추에 싸 먹는 것은 한국인의 일상적인 식문화다. 그런데 이 평범한 상추가 노로바이러스 감염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주목되며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다.

AI로 생성한 자료사진.
AI로 생성한 자료사진.

SNS서 화제된 '상추발 노로바이러스' 사례

지난 10일 X(구 트위터)에 게재된 한 게시글이 누리꾼들의 주목을 받았다. 게시글 내용에 따르면 노로바이러스의 범인이 뜻밖에도 '상추'였다는 것이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작성자의 친구가 노로바이러스에 감염됐고 그 원인이 상추에 있었다고 한다. 작성자는 "노로바이러스 다들 걸려보신 적 한번쯤 있지 않나"라면서 "가장 많이 들어본 건 굴 먹고, 해산물 제대로 안 익혀 먹어서"라고 덧붙였다.

이어 작성자는 "근데 내 친구는 상추 먹고 (노로바이러스) 걸렸다"라고 전했다. 예상치 못한 원인에 "처음에는 엄청 웃었다"고 전한 작성자는 "은근히 상추나 시금치, 토마토 등에서도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친구는 상추를 대충 물에 스치듯 씻어서 고기 싸 먹었던 게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게시글은 13일 기준 590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타 커뮤니티 등에도 퍼지는 등 대중들의 관심을 받았다. 단순히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넘길 수도 있지만, 실제로 채소에서의 노로바이러스 감염은 방역 당국이 꾸준히 경고해온 사안이다.

X에 노로바이러스 원인이 상추였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화제됐다. / X캡쳐
X에 노로바이러스 원인이 상추였다는 게시글이 올라와 화제됐다. / X캡쳐

노로바이러스란 무엇인가

노로바이러스는 병원성 대장균과 함께 국내 식중독의 대표적인 원인 중 하나다. 감염력이 매우 강하고 극소량만으로도 쉽게 감염될 수 있어 전염성이 높다. 저온에서도 생존하는 특성 덕분에 주로 겨울철에서 이듬해 봄, 즉 11월부터 4월 사이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감염 경로는 크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노로바이러스에 오염된 음식물이나 물을 섭취하는 경우이고, 두 번째는 감염된 환자의 분변·구토물·침, 또는 오염된 손 등 접촉을 통한 전파다. 식품으로 인한 감염의 대표적인 원인은 익히지 않은 어패류이지만, 샐러드·과일·상추·냉장식품·샌드위치·빙과류 등 가열하지 않고 섭취하는 식품 전반이 매개체가 될 수 있다.

감염되면 주로 오심(메스꺼움), 구토, 복통, 설사 증상이 나타난다. 소아에서는 구토가 더 흔하고, 성인에서는 설사가 자주 관찰된다. 두통, 발열, 오한, 근육통과 같은 전신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다. 증상은 보통 감염 후 48시간 이내에 나타나며 1~3일 내에 자연 회복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면역력이 약한 노인이나 영유아, 기저질환자에게는 탈수 등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노로바이러스가 굴이나 해산물을 통해서만 감염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생채소는 조리 과정 없이 그대로 섭취하기 때문에 세척이 불충분하면 감염 위험이 높다. 특히 상추나 깻잎처럼 표면적이 넓고 주름진 채소는 오염물질이 잘 달라붙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과거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실제로 토마토, 상추, 얼음 등에 노로바이러스를 인위적으로 오염시켜 생존율을 측정한 결과도 주목된다. 상추에서 노로바이러스의 생존율은 3일째 27%, 6일째 11%, 10일째 3%까지 감염성이 유지됐다. 토마토는 3일째 11%, 6일째 9%, 10일째 5%의 생존율을 보였다. 얼음 속 노로바이러스는 더욱 강했는데, 17일이 지나도 45% 가량이 살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AI로 생성한 자료사진. 상추는 물에 2분 이상 담가뒀다가 흐르는 물로 앞뒷면을 충분히 세척하는 것이 좋다.
AI로 생성한 자료사진. 상추는 물에 2분 이상 담가뒀다가 흐르는 물로 앞뒷면을 충분히 세척하는 것이 좋다.

미국 뒤흔든 '로메인 상추' 사태

채소로 인한 식중독 공포는 비단 국내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2017년 말부터 2018년에 걸쳐 미국에서는 로메인 상추로 인한 대규모 대장균 감염 사태가 발생해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줬다.

우선 2017년 말이었다. 미국 내에서 로메인 상추를 먹은 25명이 장출혈성 대장균인 이콜라이(E.coli)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콜라이에 감염되면 복통·설사·구토 증상이 나타나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이후 2018년 초까지 미국에서만 200명의 환자와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에 CDC는 미국 전역의 소비자에게 로메인 상추 섭취를 전면 금지하는 이례적인 경고를 발령했다. 냉장고에 보관 중인 로메인 상추를 모두 폐기하고, 상추를 보관했던 냉장고까지 세척하라는 강도 높은 권고였다.

당시 국내에서의 영향은 제한적이었다. 농림축산식품부와 식약처 등 당국은 미국산 로메인 상추를 수입하지 않았고, 국내에서 생산과 유통되는 상추에는 문제가 없다고 밝혔다. 다만 이 사건은 생채소가 단순한 위생 문제를 넘어 대규모 감염병 사태의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각인시킨 사례로 남았다.

AI로 생성한 로메인 자료사진.
AI로 생성한 로메인 자료사진.

상추 제대로 세척해서 먹자

상추는 어떻게 씻어야 할까. 식약처는 채소를 씻을 때 물에 2분 이상 담가뒀다가 흐르는 물로 앞뒷면을 충분히 세척할 것을 권장한다. 또한 세척 후에도 식품 간 교차오염을 막기 위해 별도의 용기에 보관하고, 냉장 보관했던 채소라도 먹기 직전에 다시 한 번 세척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겠다.

상추는 삼겹살의 기름진 맛을 중화해주는 역할을 넘어 다양한 건강 효능을 지닌 채소다. 상추에는 비타민 A, C, K가 풍부하게 들어 있다. 비타민 A는 눈 건강과 면역력 유지에 기여하고, 비타민 C는 항산화 작용과 피부 건강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 K는 혈액 응고와 뼈 건강에 관여한다.

또한 상추에는 '락투카리움(lactucarium)'이라는 성분이 함유돼 있어 진정 및 수면 유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 건강에 도움을 주며, 수분 함량이 높아 체내 수분 보충에도 효과적이다. 칼로리가 낮고 포만감을 주는 특성 덕분에 다이어트 식품으로도 자주 활용된다.

마트나 시장에서 상추를 고를 때는 몇 가지 포인트를 확인하면 좋다. 우선 잎 색깔이 선명하고 광택이 있는 것을 선택해야 한다. 청상추는 선명한 녹색, 적상추는 붉은 빛이 고르게 나타나는 것이 신선하다는 신호다. 잎이 시들거나 가장자리가 갈색으로 변했다면 신선도가 떨어진 것이다.

구매 후 보관할 때는 키친타월 등에 싸서 냉장고 채소 칸에 세워서 보관하면 수분이 유지돼 더 오래 신선하게 먹을 수 있다. 씻은 상추는 물기를 완전히 제거하고 밀폐 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되, 2~3일 이내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흔하고 익숙한 식재료라도 올바른 위생 관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건강을 위협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상추 한 장을 꼼꼼하게 씻는 2분이 노로바이러스 감염을 막는 확실한 방법이 될 수 있다.

home 오예인 기자 yein5@wikitre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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