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보다 더 싫어요…요즘 청년들이 꼽은 '최악의 사수'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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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사수 '노하우 아낌없이 전수'
최악의 사수 '후배 성과 가로채기'

Z세대 구직자들이 직장 상사에게 기대하는 것은 친근함이 아닌 실질적인 성장 경험과 공정한 평가인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막말이나 갑질과 같은 언행 문제보다 '성과 가로채기'를 훨씬 더 나쁜 사수 유형으로 꼽아, 이들이 조직 내 공정성을 얼마나 민감하게 받아들이는지가 나타났다.

AI로 생성한 자료사진.
AI로 생성한 자료사진.

Z세대가 원하는 사수의 조건

상위권 채용 플랫폼 진학사 캐치는 Z세대 구직자 1731명을 대상으로 '원하는 사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조사에서 응답자의 66%는 '까다롭지만 배울 점이 많은 사수'를 선호한다고 답했다. '잘 맞지만 배울 점이 적은 사수'를 고른 비율은 34%에 머물렀다. 관계의 편안함보다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Z세대의 직업관이 숫자로 확인된 셈이다.

AI 기술이 업무 전반에 빠르게 침투하는 시대에도 구직자들이 사수에게 바라는 핵심 역할은 기술적 스킬보다 사람의 경험 전수에 가까웠다. 응답자의 72%가 '사람만이 줄 수 있는 경험과 노하우 전수'를 기대한다고 밝혔고, 'AI를 활용해 업무 효율을 높이는 방법 전수'를 원한다는 응답은 28%에 그쳤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현장에서 체득된 맥락과 판단력은 사람을 통해서만 배울 수 있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가장 선호하는 사수 유형 1위는 '실전 노하우를 아낌없이 전해주는 사수'로 52%를 기록했다. 이어 '명확하게 피드백해주는 사수'가 21%, '분위기 메이커 사수'가 9%로 뒤를 이었다. '성과는 공정하게 나누고 책임은 함께 지는 사수', '경청하는 사수', '워라밸을 지켜주는 사수'는 각각 6%를 기록했다.

반면 함께 일하기 가장 꺼려지는 사수 유형으로는 '성과를 가로채는 사수'가 38%로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막말·갑질하는 사수'는 18%로 2위를 기록했고, '기분에 따라 업무를 지시하는 사수'와 '감시하고 지적하는 사수'가 각각 10%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이 외에 '책임을 떠넘기는 사수'(8%), '야근을 강요하는 사수'(6%), '방치하는 사수'(5%), '편애하는 사수'(4%) 순으로 부정적인 사수 유형이 나타났다.

사수에게 가장 듣고 싶은 말로는 "역시 잘하시네요"가 34%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괜찮아요, 실수할 수 있죠"(19%), "잘 하실 수 있을 거예요"(17%), "이건 제가 책임질게요"(10%) 순이었다. 단순한 위로보다 능력에 대한 인정과 신뢰를 표현하는 말을 원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진학사 캐치는 Z세대 구직자 1731명을 대상으로 '원하는 사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 진학사 캐치
진학사 캐치는 Z세대 구직자 1731명을 대상으로 '원하는 사수'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15일 발표했다. / 진학사 캐치

후배를 키우는 리더십의 조건

이번 설문 결과는 사수의 역할에 대해 고려할 지점을 만든다. 특히 '아낌없는 노하우 전수'와 '명확한 피드백'이 선호 1, 2위를 차지했다는 사실은, 좋은 사수의 핵심이 기술이나 지식의 총량이 아니라 그것을 나누는 의지와 방식에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직장에서 사수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는 구조적이다. 신입 직원이나 후배는 업무의 공식 매뉴얼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상황에 맞닥뜨린다. 조직 내 비공식 규칙, 의사결정의 맥락, 관계의 역학 같은 것들은 현장에서 경험 많은 사람에게 직접 배워야 한다. 이를 주도적으로 공유하는 사람이 바로 '좋은 사수'다.

좋은 사수의 첫 번째 덕목은 정보를 독점하지 않는 것이다. 자신이 쌓아온 노하우를 나눠줄 경우 경쟁에서 불리해진다는 우려를 가진 사람도 있다. 그러나 후배를 키울 수 있는 사람일수록 조직에서 신뢰받는 리더로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 정보와 경험을 나누는 행위 자체가 리더십의 증거가 된다.

두 번째는 피드백의 질이다. 설문에서 응답자의 21%가 '명확하게 피드백해주는 사수'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좋은 피드백은 막연한 칭찬이나 감정적인 지적과는 다르다. 무엇이 잘 되었고 무엇이 부족했는지, 다음에는 어떻게 다르게 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핵심이다. 피드백 없이 방치하거나, 일관성 없이 기분에 따라 반응하는 것은 후배의 성장을 막는다.

세 번째는 성과에 대한 공정한 태도다. 이번 조사에서 가장 함께 일하기 싫은 유형 1위가 '성과를 가로채는 사수'(38%)였다는 점은 의미심장하다. 후배가 기울인 노력의 결과를 자신의 공으로 돌리는 행위는 단순한 도덕적 문제를 넘어, 후배의 동기를 무너뜨리고 조직 전체의 신뢰를 훼손한다. 반대로 후배의 기여를 공개적으로 인정하는 사수는 팀 전체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한다.

네 번째는 책임지는 자세다. '이건 제가 책임질게요'라는 말을 가장 듣고 싶다는 응답자가 10%였다. 이 말 한마디가 주는 심리적 안전감은 수치보다 훨씬 클 수 있다. 후배가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사수의 역할이다. 사수가 뒤를 받쳐준다는 믿음이 있을 때 후배는 비로소 성장을 위한 시도를 할 수 있다.

다섯 번째는 일관성이다. 사수의 감정 기복은 후배에게 불안감을 유발하고, 업무 판단의 기준을 흐리게 만든다. 이날은 되고 다른 날은 안 되는 지시, 같은 실수에 어떤 날은 넘어가고 어떤 날은 크게 화를 내는 태도는 후배가 무엇을 기준으로 삼아야 할지 모르게 만든다. 일관된 기준과 예측 가능한 반응이 신뢰 관계의 기초다.

AI로 생성한 자료사진.
AI로 생성한 자료사진.

배움을 끌어내는 자세도 필요

Z세대가 원하는 사수상이 이렇게 선명해졌다면, 반대로 후배로서 어떻게 사수와의 관계를 만들어 가야 하는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Z세대는 사수에게 많은 것을 기대한다. 하지만 기대가 크다는 것은 자신도 상응하는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직장 경험이 쌓인 이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이야기들을 바탕으로 후배의 덕복을 정리해 본다.

첫째로, 배우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사수가 아무리 많은 것을 나눠주고 싶어도, 후배가 수동적으로 앉아 기다리기만 한다면 전수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말하고, 구체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배우고 싶은지를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수 입장에서는 "무엇이 궁금한가요?"라는 질문에 "그냥 다 알고 싶어요"라고 답하는 후배보다, "이 상황에서 판단 기준을 어떻게 세우시나요?"처럼 구체적인 질문을 던지는 후배에게 더 많은 것을 전하고 싶어진다.

둘째로, 피드백을 방어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아야 한다. 명확한 피드백을 원한다고 응답한 비율이 21%였지만, 정작 피드백을 받았을 때 방어적으로 반응하거나 변명부터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사수의 지적을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순간, 사수는 다음부터 피드백을 아끼게 된다.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구하고, 받은 피드백에 대해 어떻게 반영했는지를 다시 공유하는 태도가 배움을 지속시키는 선순환을 만든다.

셋째로, 사수의 시간과 에너지를 존중해야 한다. 좋은 사수는 자신의 시간을 쪼개 후배를 가르친다. 그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스로 찾아볼 수 있는 정보를 굳이 사수에게 물어보거나, 여러 번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이를 가볍게 여기는 태도는 사수와의 관계를 서서히 소진시킨다. 스스로 먼저 찾아보고, 그래도 해결되지 않는 부분을 질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

넷째로, 결과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이건 제가 책임질게요'라는 사수의 말을 원하면서도, 막상 일이 잘못됐을 때 책임을 떠넘기는 태도를 가진 후배라면 신뢰 관계는 오래가지 않는다. 실수를 했을 때 이를 숨기거나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기보다, 먼저 인정하고 어떻게 수습할지를 고민하는 자세가 사수의 신뢰를 얻는 가장 빠른 길이다.

다섯째로, 성과를 공유하고 공을 돌릴 줄 알아야 한다. 사수가 성과를 가로채는 것을 가장 싫어하는 것처럼, 후배도 사수의 조언이나 도움을 통해 얻은 성과를 오롯이 자신만의 것으로 포장하는 일을 경계해야 한다. 사수의 기여를 적절히 인정하는 것은 관계를 더 단단하게 만들고, 사수가 더 적극적으로 후배의 성장에 투자하게 만드는 원동력이 된다.

home 오예인 기자 yein5@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