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아니었어?…서학개미가 2400억 쏟아부은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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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 3배 베팅, 반도체 강세장 언제까지 지속될까?
메모리 크런치 심화 속 마이크론·ETF에 쏠리는 자금의 배경
해외주식 투자자들이 5월 둘째 주 미국 증시에서 반도체 섹터에 압도적인 화력을 집중했다. 한국예탁결제원이 집계한 8일부터 14일까지의 종목별 순매수 결제 내역에 따르면 상위 5개 종목 중 4개가 반도체 관련 상품으로 채워졌으며 이들 상위권에만 약 10억 2700만 달러(한화 약 1조 4천억 원)의 자금이 몰렸다. 특히 반도체 지수의 3배 수익을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와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에 대한 집중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레버리지 앞세운 공격적 베팅과 칩 메이커의 귀환
국내 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 하루 수익률의 3배를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X(SOXL)였다. 해당 기간 순매수 결제액은 3억 528만 달러로 집계되었다. 이는 2위인 인텔과의 격차를 6천만 달러 가까이 벌린 수치다. 반도체 업황의 장기 우상향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선택하기 힘든 고위험 레버리지 상품에 자금이 몰린 것은 2026년 상반기 내내 이어진 반도체 강세장(상승장)이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2위에 오른 인텔(INTC)은 2억 4695만 달러의 순매수를 기록하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인텔은 최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의 실적 개선과 차세대 CPU 라인업의 호조에 힘입어 투자 매력을 높여왔다. 서학개미들은 엔비디아의 독주 속에서 상대적으로 저평가되었던 인텔의 턴어라운드(실적 반등) 가능성에 베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인텔의 매수 규모는 매도 결제액인 1억 1150만 달러보다 두 배 이상 많아 매수세가 매우 견고했음을 보여준다.
메모리 부족 현상 심화에 마이크론·ETF로 쏠리는 자금
3위와 4위는 메모리 반도체 특화 종목들이 차지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로지(MU)는 2억 1650만 달러의 순매수를 기록했다. 2026년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수요 급증으로 인한 이른바 메모리 크런치(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가 극에 달한 시점이다. 마이크론은 고대역폭 메모리(HBM)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며 매 분기 역대급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마이크론이 단순한 제조사를 넘어 AI 인프라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점에 주목했다.
특이점은 4위에 오른 라운드힐 메모리 ETF(METV)다. 순매수액 1억 3557만 달러를 기록한 이 ETF는 특정 기업이 아닌 메모리 반도체 밸류체인 전체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개별 종목의 변동성 위험을 낮추면서도 메모리 업황 개선의 수혜를 고스란히 누리려는 전략적 선택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나스닥100이나 S&P500 같은 광범위한 지수 투자에서 벗어나 특정 기술 테마를 공략하는 서학개미의 투자 방식이 더욱 정교해졌음을 시사한다.
상위 5위권의 마지막은 알파벳(GOOGL)이 1억 2325만 달러로 이름을 올렸다. 빅테크 기업 중 유일하게 순위권에 포함된 알파벳은 자사 생성형 AI의 수익화가 본격화되면서 클라우드 부문 성장이 가속화되고 있다.

하드웨어인 반도체에 집중 투자하면서도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경쟁력을 갖춘 빅테크를 포트폴리오의 안정 장치로 활용하는 모습이다. 전반적으로 5월 둘째 주는 AI라는 거대한 흐름 안에서 하드웨어 레버리지와 메모리 특화 종목을 양대 축으로 삼는 서학개미의 공격적 자산 배분이 돋보인 기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