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여기 있으면 안되는데…제주서 다량 출현한 '뜻밖의 수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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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로 제주 바다에 나타난 아열대 꽃게, 새로운 수산자원이 될까?
제주 바다에서 뜻밖의 수산물이 잇따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원래 국내 연안에서는 흔히 보기 어려웠던 아열대성 어종 청색꽃게가 최근 제주 해역에서 다량으로 발견되면서다. 기후 변화로 바닷물 온도가 오르고 해양 생태계가 빠르게 달라지는 가운데 이 낯선 꽃게가 일시적 유입종에 그칠지 아니면 새로운 수산자원으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열대 해역 서식종, 제주 동부 중심으로 어획 급증
청색꽃게는 본래 인도양과 남태평양 등 따뜻한 아열대 해역에 주로 서식하는 종으로 알려져 있다. 과거 제주 연안에서는 이 어종이 간간이 발견되는 수준에 그쳤으나, 최근에는 제주 동쪽 바다를 중심으로 어획되는 개체 수가 급격히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기후 변화 등 해양 환경의 변화로 인해 청색꽃게의 서식 범위가 점차 확장됐거나 유입 경로에 변화가 생겼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제주 지역의 수산업 현황을 살펴보면,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제주 해역에서 잡힌 꽃게를 포함한 전체 게류의 연평균 어획량은 약 26톤 수준에 머물러 있다. 특히 매년 어획량의 변동 폭이 상당히 크게 나타나고 있어 어업 현장에서는 안정적인 수산자원 확보에 대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색꽃게의 출현은 새로운 대체 자원으로서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자원 정착 여부 확인 및 산업적 경제 가치 정밀 분석
이에 따라 수과원은 청색꽃게가 제주 해역에 정착했는지 혹은 일시적으로 유입된 것인지를 파악하기 위해 장기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할 계획이다. 조사의 범위는 단순히 어획되는 물량을 파악하는 수준을 넘어, 청색꽃게의 전반적인 어획 동향과 자원량의 변화 추이를 추적하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아울러 해당 어종이 국내 수산물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지, 그리고 실제 어민들에게 경제적인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한 시장성 분석과 경제적 가치 평가도 함께 이뤄질 예정이다.
권순욱 국립수산과학원장은 제주 연안에서 나타나는 청색꽃게의 증가 현상에 주목하며, 해당 어종의 유입 경로와 어획 흐름을 면밀히 조사해 산업적 가치를 철저히 분석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번 연구를 통해 청색꽃게를 향후 유망한 수산자원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신뢰할 수 있는 과학적 토대를 구축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청색꽃게의 생태적 특성과 글로벌 수산 시장 내 위상
청색꽃게는 학명으로 '포르투누스 펠라기쿠스(Portunus pelagicus)'라 불리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분포하는 꽃게류 중 하나다. 주로 인도양과 서태평양의 열대 및 아열대 해역에 걸쳐 서식하며, 일본 남부와 동남아시아, 호주 연안 등지에서 흔히 발견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수컷은 화려한 푸른색 바탕에 흰 반점이 흩어져 있는 독특한 외형을 가졌으며, 집게다리가 유난히 길고 튼튼한 것이 특징이다. 반면 암컷은 상대적으로 수수한 녹색이나 갈색을 띠어 수컷과 뚜렷한 외관상의 차이를 보인다.

국내 토착종인 꽃게(Portunus trituberculatus)와 비교했을 때, 청색꽃게는 등딱지의 형태와 색상에서 확연히 구분된다. 한국 꽃게는 등딱지 뒷부분에 세 개의 돌기가 뚜렷한 반면 청색꽃게는 돌기가 없거나 불분명하며 전체적인 체색이 훨씬 선명한 푸른빛을 낸다. 이들은 주로 수심 50m 이내의 얕은 모래나 진흙 바닥에 서식하며, 야행성 포식자로서 작은 물고기나 연체동물, 다른 갑각류 등을 먹고 자란다. 성장이 빠르고 번식력이 강해 아열대 해역에서는 이미 핵심적인 수산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수산 시장에서 청색꽃게의 위상은 매우 높다. 특히 호주에서는 '블루 스위머 크랩(Blue Swimmer Crab)'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상업적으로 가장 중요한 게류 중 하나로 취급된다. 동남아시아 국가들 역시 이를 주요 수출 품목으로 관리하고 있으며, 통조림이나 냉동육 형태로 가공돼 유럽과 북미 시장으로 활발히 유통된다. 맛이 담백하고 육질이 탄탄해 식재료로서의 활용도가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한반도 주변 해역의 수온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아열대화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청색꽃게의 북상과 제주 해역 안착은 수산 학계의 주요 관심사가 됐다. 현재, 제주 바다는 과거보다 높은 평균 수온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러한 환경 변화는 청색꽃게가 서식하기에 적합한 조건이 됐다. 국립수산과학원의 이번 조사는 기후 변화에 따른 해양 생태계 재편에 대응해, 외래 유입종을 새로운 경제적 자산으로 전환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단순히 발견 사례를 기록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이제는 이들이 제주 해역의 기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과 수산물로서의 안전성, 그리고 유통망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연구가 본격적으로 진행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