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수록 손해였는데…국민연금 제도, 다음달부터 확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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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소득 519만원 이하 수급자 연금 전액 수령
지난해 감액분도 새 기준 적용해 소급 환급 검토
은퇴 후 다시 일하면 국민연금이 깎이던 제도가 다음 달부터 크게 완화된다. 월 500만원 넘게 벌어도 연금을 그대로 받을 수 있게 되면서 고령층 재취업 부담도 한층 줄어들 전망이다.

정년퇴직을 했어도 생활비 걱정 때문에 다시 일터로 향하는 사람들이 많다. 새벽 경비 일을 시작하거나 마트 계산대에 서고 택배 분류나 아파트 관리 업무를 맡으며 노후를 보낸다. 하지만 그동안은 어렵게 다시 일을 시작해도 일정 소득을 넘으면 국민연금이 깎였다. “일하면 손해”라는 말이 나왔던 이유다. 이런 가운데 다음 달부터는 월 500만원 넘게 벌어도 국민연금을 그대로 받을 수 있게 되면서 은퇴 후 재취업을 바라보는 분위기에도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보건복지부와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소득 활동에 따른 노령연금 감액 기준을 완화한 개정 국민연금법이 다음달 17일부터 시행된다. 이번 개정 핵심은 은퇴 후 일정 수준 이상 소득이 생기면 국민연금을 깎던 기존 제도를 대폭 손본 데 있다.
그동안 국민연금 수급자가 국민연금 전체 가입자의 최근 3년 평균 소득인 이른바 ‘A값’을 초과하는 소득을 올리면 최대 5년 동안 연금이 감액됐다. 올해 기준 A값은 월 319만원이다. 은퇴 후 재취업해 월 320만원만 벌어도 연금이 줄어드는 구조였다. 실제로 지난해에만 약 13만7000명이 일한다는 이유로 총 2429억원 규모의 연금을 받지 못했다.
이 때문에 “일할수록 손해 보는 구조”라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한국의 국민연금 감액 제도가 고령층 노동 의욕을 떨어뜨린다며 지속적으로 개선을 권고해왔다.

월 519만원까지는 연금 그대로 받는다
개정법은 감액 기준선에 200만원 추가 공제를 적용했다. 올해 기준으로는 기존 A값 319만원에 200만원이 더해진 월 519만원이 새로운 기준선이 된다. 즉 월 소득이 519만원 이하라면 국민연금을 전액 받을 수 있게 된다. 기존 기준대로라면 매달 최대 15만원씩 연금이 삭감되던 수급자들도 앞으로는 감액 없이 연금을 받게 된다.
공식 시행일은 다음 달 17일이지만 실제 혜택은 이미 적용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은 올해 1월 1일부터 발생한 소득에 대해 개정 기준을 선제 적용 중이다. 지난해 소득 때문에 연금이 깎였던 사람들도 새 기준에 해당하면 삭감분을 돌려받을 수 있다.
2025년 기준 A값에 200만원을 더한 월 509만원 이하 소득자라면 정산 절차를 거쳐 감액된 연금을 환급받는다. 다만 국세청의 공식 소득 자료가 연금공단으로 넘어오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실제 환급 시점은 개인마다 다를 수 있다. 연금공단은 과세 자료를 확인하는 대로 순차 정산에 나설 계획이다.

‘패륜 유족’ 연금 수급도 막는다
이번 개정안에는 이른바 ‘패륜 유족’에 대한 급여 지급 제한 조항도 포함됐다. 민법상 상속권을 상실한 유족에게는 유족연금과 미지급급여, 반환일시금, 사망일시금 등 관련 급여를 지급하지 않도록 했다.
가족을 살해하거나 부양 의무를 심각하게 저버리는 등 중대한 사유로 상속권을 잃은 경우가 대상이다. 만약 부당 수급 사실이 뒤늦게 확인되면 가산 이자를 포함해 전액 환수 조치가 이뤄진다.
정부는 초고령사회 진입 속에서 고령층 경제활동 참여 확대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다. 이번 감액 기준 완화를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약 5356억원의 추가 재정이 투입될 전망이다. 정부는 향후 재정 상황과 다른 직역연금과의 형평성 등을 검토해 남은 고소득 구간에 대한 감액 제도 추가 개편 여부도 논의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