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20년치 연봉이 삼성전자 반도체 1년 성과급이라니...” 직장인들 현타

작성일

add remove print link

“성과급 규모가 6억 안팎?” 일반 직장인들 상대적 박탈감 호소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툴로 만든 사진.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툴로 만든 사진.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 성과급 규모가 화제를 모으면서 일반 직장인들이 허탈감과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고 있다. 연간 성과급 규모가 6억원 안팎이라는 말이 돌자 "다른 세상 이야기 같다"는 반응이 나온다.

관심이 커진 배경에는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의 성과급 요구가 있다. 초기업노조는 삼성전자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이를 제도화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 300조원을 기준으로 삼으면 약 45조원 규모다. 반도체 임직원 약 7만8000명으로 나누면 1인당 평균 약 5억8000만원이 된다는 계산이 나온다. 인공지능(AI) 산업 확대와 함께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폭증하면서 삼성전자 실적 기대감은 크게 높아진 상태다. 반면 상당수 제조업과 내수 업종은 경기 둔화와 소비 부진 여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블라인드와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삼성전자 성과급 관련 게시물이 빠르게 늘고 있다. "10년치 연봉이 성과급이라고?", "월급 모아서 집 사라는 말이 허무해진다", "업종 잘 탄 사람이 승자 된 세상 같다" 등의 반응이 대표적이다.

한 블라인드 이용자는 "중소기업 20년치 초봉이 삼성전자 반도체 성과급이라는 얘기를 보니 멍하다"는 글을 올렸다. 다른 이용자는 "특별히 더 열심히 살아서라기보다 업황을 탄 것 같아 더 허탈하다"고 적었다.

공기업과 공무원 직군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성과급이 아니라 인생 역전 수준", "연봉 인상률 몇 퍼센트를 놓고 매년 싸우는 현실이 갑자기 초라해 보인다", "반도체 들어간 사람과 아닌 사람의 인생이 갈리는 느낌"이라는 글이 공감을 얻었다.

반도체 협력업체 직원들의 박탈감도 적지 않다. 한 협력사 직원은 "우리 연봉 수년 치보다 많은 금액을 한 번에 보너스로 받는다는 이야기를 보니 솔직히 힘이 빠진다"고 적었다. 다른 이용자는 "대기업 본사와 협력업체의 현실 차이가 너무 크다"고 토로했다.

직장인 커뮤니티에선 "결국 업종 뽑기"라는 자조가 이어진다. 자동차 회사 직원이라고 밝힌 한 네티즌은 "예전에는 자동차 업계가 훨씬 안정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시대가 완전히 바뀐 느낌"이라는 글을 올렸다. 또 다른 이용자는 "노력보다 산업 사이클 영향이 훨씬 큰 것 같아 허무하다"고 적었다.

반면 고액 성과급 자체를 문제 삼는 시선에 대한 반론도 적지 않다. "성과를 낸 산업이 더 많은 보상을 받는 건 당연하다", "이공계 인재 육성을 말하면서 엔지니어 보상에는 냉소적이다" 등의 주장이 나오고 있다. "삼성전자 성과급을 보니 왜 다들 반도체 회사에 가려고 했는지 알겠다", "결국 나라에서 돈 제일 잘 버는 산업이 사람도 빨아들이는 것"이라는 댓글도 적지 않은 공감을 얻었다.

삼성전자 내부 분위기도 복잡하다. 스마트폰과 가전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 직원들을 중심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토로하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DS(반도체)부문 성과급 협상에만 초점이 맞춰진 탓에 같은 회사 안에서도 온도 차가 갈리고 있는 것이다. DS부문 내부에서도 시선은 엇갈린다. 노조 요구가 지나치다는 의견과 "그동안 삼성은 노조 문화가 약했던 만큼 이제야 목소리를 내는 것"이라는 의견이 동시에 나온다. 일부 직원은 생산 차질 우려와 여론 악화를 걱정하며 "협상이 빨리 타결됐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home 채석원 기자 jdtimes@wikitre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