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간녀가 상대 남성 아내에게 손해배상 요구하자, 판사가 딱 '17만원' 결정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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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가해자들에 일침 가한 판사
유부남과 불륜 관계를 맺은 여성이 오히려 상대 남성의 아내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극히 일부만 인정하며 사실상 원고 측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불륜으로 인해 가정이 파탄에 이르고 피해자가 겪은 정신적 고통이 훨씬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A씨는 지난 2024년 같은 아파트에 거주하던 유부남과 두 차례 부적절한 관계를 맺었다. 이후 해당 사실이 남성의 아내에게 발각되면서 갈등이 벌어졌고, A씨는 오히려 남성의 아내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소장에서 남성의 아내가 다투는 과정에서 자신의 휴대전화를 강제로 확인했고, 이 과정에서 사생활이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1000만원이 넘는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사건 전후 정황을 종합적으로 살핀 뒤 A씨의 주장을 대부분 받아들이지 않았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A씨의 행위 자체를 강하게 비판했다. 재판 과정에서는 A씨가 불륜 상대 남성의 아내에게 욕설이 담긴 메시지를 보내고 “죽을 준비를 하라”는 취지의 협박성 문자까지 전송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직접 폭행까지 가한 정황 역시 인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재판부는 “원고 스스로 불법행위를 저질렀음에도 오히려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주장하고 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특히 A씨의 행동으로 인해 상대 가정이 심각한 갈등과 정신적 충격을 겪었다고 판단했다.
다만 법원은 휴대전화 내용을 동의 없이 확인한 행위 자체에는 일정 부분 위법성이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 일부는 인정했지만, 액수는 매우 제한적으로 산정됐다.
재판부는 불륜 상대 남성의 아내가 남편과 A씨 측으로부터 받을 위자료 총액 약 1700만원 가운데 단 1% 수준인 17만원만 A씨 몫으로 인정했다. 사실상 A씨 주장 대부분을 기각한 셈이다.
판결문에서 재판부는 “A씨의 부정행위로 인해 가정이 깨지고, 피해자가 폭행과 협박, 스토킹에 가까운 행위로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겪은 점을 고려할 때 휴대전화 내용 일부가 노출되며 입은 정신적 손해는 이에 비해 매우 경미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사건은 간통죄 폐지 이후에도 불륜이 민사상 책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다시 보여주는 사례로도 주목받고 있다.
한국에서는 과거 형법상 간통죄가 존재했다.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다른 사람과 성관계를 가질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 됐다. 형법 제241조는 간통한 배우자와 상대방 모두를 처벌하도록 규정했고, 실제로 징역형 선고 사례도 있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는 2015년 2월 형법상 간통죄 조항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당시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간통죄 조항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판단했다.
헌법재판소는 결정문에서 국가가 형벌권을 통해 개인의 성생활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것은 사생활의 자유와 성적 자기결정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봤다. 또 혼인과 가족생활 문제를 반드시 형사처벌로 해결해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도 판단 근거로 제시했다.

실제로 간통죄는 오랜 기간 존치 여부를 둘러싸고 사회적 논쟁이 이어져 왔다. 헌법재판소는 1990년과 1993년, 2001년, 2008년에는 합헌 결정을 유지했지만 사회 인식 변화와 개인의 기본권 보호 필요성이 커지면서 결국 2015년 위헌으로 결론이 바뀌었다.
간통죄 폐지 이후 불륜은 형사처벌 대상에서는 제외됐지만, 민사상 책임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현재 한국 법원은 배우자의 부정행위가 혼인 관계를 침해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배우자는 자신의 배우자뿐 아니라 상간자에 대해서도 위자료 청구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민법상 부부는 서로 정조 의무를 부담하는 관계로 해석된다. 따라서 제3자가 배우자가 있는 사실을 알면서도 부정행위를 했다면 혼인 공동생활을 침해한 책임을 질 수 있다는 것이 현재 법원의 일반적인 판단이다.
실제 상간 소송에서는 부정행위 기간과 횟수, 혼인 관계 파탄 정도, 자녀 유무, 피해 배우자의 정신적 고통 수준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위자료 액수는 사안마다 다르지만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수준이 인정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다만 혼인 관계가 이미 사실상 파탄 상태였거나, 상대방이 유부남·유부녀라는 사실을 몰랐던 경우 등에는 상간자의 책임이 제한되거나 인정되지 않는 사례도 있다.
또 불륜 사실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위법 행위가 발생할 경우 별도 법적 문제가 될 수 있다. 배우자의 휴대전화를 몰래 열어보거나 비밀번호를 무단 해제해 메시지를 확인하는 행위, 위치추적 장치를 설치하는 행위, 불법 녹음이나 도청 등은 정보통신망법·개인정보보호법·통신비밀보호법 위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불륜 피해의 정신적 고통은 매우 크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대응 방식이 무조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분석한다. 동시에 법원이 불륜으로 인한 혼인 관계 침해 책임을 여전히 무겁게 보고 있다는 점도 다시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간통죄는 사라졌지만, 혼인 관계를 둘러싼 법적 책임과 민사상 분쟁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