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하고 나서 남편이 더 무서워졌다"…5060 아내들 사이 공감 폭발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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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남편, 가사는 여전히 아내 몫...황혼이혼 급증의 진짜 이유
남편이 회사를 그만두면 부부가 함께하는 시간이 늘어난다. 그런데 이 시간이 행복하지 않은 아내들이 있다. 오히려 퇴직 이후 갈등이 더 깊어졌다는 목소리가 5060 여성들 사이에서 나온다.
이유는 간단하다. 남편의 가사 분담은 달라진 게 없기 때문이다.

통계청 생활시간조사(2019년 기준)에 따르면 배우자가 있는 남성의 하루 평균 가사노동시간은 60분이다. 여성은 244분으로 남성의 4배를 넘는다. 맞벌이 부부라도 남편은 54분, 아내는 3시간 7분을 가사에 쓴다. 통계청 사회조사에서 부부 중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남녀 모두 20% 수준에 그쳤다.
남편이 직장을 다닐 때는 이 불균형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남편은 밖에서 돈을 벌고, 아내는 집을 지켰다. 그런데 남편이 퇴직해 온종일 집에 머물게 되면 방정식이 흔들린다. 집에 있는 시간은 늘었는데 가사는 여전히 아내 몫이다.
상황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퇴직한 남편은 식사 시간을 챙겨줄 사람을 필요로 하고, 일상의 리듬을 아내에게 맞추길 기대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수십 년간 자신만의 생활 패턴을 유지해온 아내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동거 강화'가 부담으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이를 '은퇴 후 부부 충돌'이라 부른다. 심리 전문가 이호선 교수는 방송 인터뷰에서 "퇴직 이후 새로운 부부의 세계로 들어가며 예상치 못한 충돌이 생긴다"며 아내의 심리적 불안감이 급격히 높아질 수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이런 갈등이 누적되면 어디로 향하는지는 이혼 통계에서 확인된다. 통계청이 2025년 3월 발표한 '2024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혼인지속기간 30년 이상 부부의 이혼이 전체 이혼의 16.6%를 차지했다. 20년 이상 함께한 부부의 이혼이 36.2%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황혼이혼 흐름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평균 이혼 연령은 남자 50.4세, 여자 47.1세로 전년 대비 각각 0.5세씩 상승했다.

황혼이혼을 결심하는 쪽은 대부분 아내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전국 50~69세 2,02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황혼이혼에 부정적으로 응답한 비율은 남성이 58.4%, 여성은 41.0%였다. 남성이 이혼을 더 꺼린다는 의미다.
30년 이상 결혼 생활을 한 부부의 이혼이 젊은 부부(5년 미만) 이혼보다 많아진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이 배경에는 경제력을 갖춘 여성이 늘고 이혼 시 가사노동도 재산 형성 기여로 인정받는 법적 환경 변화도 있다.
전문가들은 퇴직을 앞두고 부부가 역할 재조정을 미리 논의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남편이 회사에서 퇴직했듯, 아내에게도 일정 부분 '가사 퇴직'을 배려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