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 아니다...'덥다'라고 느껴질 때 먹어야 후회 안 하는 '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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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성 없이 즉석으로 즐기는 시원한 맛
20분이면 완성, SNS에서 화제인 초간단 레시피
무더운 날씨가 다가오면 한국 식탁에서 빠지지 않는 음식이 있다. 바로 김치다. 하지만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는 시기에는 일반 배추김치나 깍두기보다 유독 찾는 김치가 따로 있다. 충청도와 전라도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오래전부터 여름 별미로 먹어온 ‘덤벙김치’다.
최근에는 SNS와 요리 채널 등을 통해 “여름철 입맛 살리는 김치”, “물 대신 수분으로 먹는 김치”, “냉국처럼 시원하게 먹는 김치”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덤벙김치는 일반적인 포기김치와 달리 채소를 큼직하게 절이거나 오래 숙성시키지 않고, 여러 재료를 ‘덤벙덤벙’ 넣어 즉석에 가깝게 담가 먹는 김치다. 이름 역시 재료를 통째로 툭툭 넣는 방식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역마다 형태는 조금씩 다르지만 기본적으로는 열무와 얼갈이배추, 오이, 무, 부추 같은 여름 채소를 큼직하게 썰어 시원한 국물과 함께 먹는 경우가 많다. 어떤 지역에서는 국물이 자작한 형태로 담그고, 또 어떤 곳은 거의 물김치처럼 만든다.
특히 더운 날씨에 덤벙김치가 주목받는 이유는 일반 김치보다 훨씬 가볍고 시원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고온으로 인해 입맛이 떨어지고 짠 음식이나 무거운 음식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덤벙김치는 국물이 많고 채소 수분감이 살아 있어 냉국처럼 먹기 좋다.
또 배추김치처럼 오래 숙성시키는 방식이 아니라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먹기 때문에 신맛이 과하게 올라오기 전 신선한 채소 맛을 즐길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특히 열무와 오이, 무 같은 재료는 수분 함량이 높아 여름철 갈증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 오이는 전체의 대부분이 수분으로 이루어져 있고, 무 역시 시원한 맛과 함께 소화를 돕는 성분이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름철 땀을 많이 흘리면 체내 수분과 전해질이 함께 빠져나가기 쉬운데, 덤벙김치는 국물과 채소를 동시에 섭취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부담 없이 먹기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통적으로는 농번기 음식으로도 많이 먹었다. 한여름 들일을 하던 농촌에서는 짜고 무거운 음식보다 시원하고 빨리 먹을 수 있는 김치를 선호했는데, 덤벙김치가 그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충청도 일부 지역에서는 큰 양푼에 덤벙김치를 담아 국수나 보리밥과 함께 먹는 문화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요즘에는 ‘초간단 여름김치’라는 이름으로 젊은 층 사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절이는 시간이 짧고 실패 확률이 낮기 때문이다. 배추김치처럼 많은 양념과 긴 숙성 과정을 거치지 않아도 비교적 쉽게 만들 수 있다.
가정에서 가장 간단하게 만드는 방법은 오이와 무, 부추를 중심으로 담그는 방식이다. 먼저 오이 2~3개와 무 약간을 먹기 좋은 크기로 썬 뒤 굵은소금을 살짝 뿌려 20~30분 정도만 절인다.
이후 물기를 가볍게 빼고 부추와 청양고추, 홍고추를 넣는다. 양념은 고춧가루와 다진 마늘, 액젓이나 새우젓, 약간의 설탕, 매실액 정도면 충분하다. 여기에 차가운 생수나 다시마 육수를 부어 섞으면 시원한 국물 형태의 덤벙김치가 완성된다.
더 간단하게 만들고 싶다면 절이는 과정조차 최소화하는 사람들도 있다. 채소를 바로 양념에 버무린 뒤 냉장고에 반나절 정도 넣어두기만 해도 충분히 맛이 든다는 것이다.

열무를 활용한 방식도 인기다. 열무와 얼갈이배추를 짧게 절인 뒤 양념과 국물을 넣어 하루 정도만 익히면 시원한 여름 김치가 된다. 여기에 삶은 소면을 말아 먹으면 열무국수처럼 즐길 수 있다.
최근에는 탄산수를 약간 넣거나 사이다를 소량 넣어 청량감을 더하는 방식도 SNS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다만 전통 방식과는 차이가 있어 호불호는 갈리는 편이다.
덤벙김치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소화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다. 오래 숙성된 김치는 산도가 높아 속쓰림을 느끼는 사람도 있는데, 덤벙김치는 비교적 신선한 상태에서 먹기 때문에 부담이 덜한 편이다.
또 발효가 진행되면서 생성되는 유산균 역시 장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설명이 나온다. 다만 지나치게 오래 두면 여름철 고온 때문에 빠르게 시어질 수 있어 보관에 주의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여름철 김치일수록 위생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채소를 충분히 세척하지 않거나 실온에 너무 오래 두면 잡균 번식 위험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물이 많은 김치는 냉장 보관을 철저히 해야 한다.

염분 함량 역시 주의할 부분이다. 김치는 기본적으로 나트륨 함량이 적지 않은 음식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짜게 담그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액젓 양을 줄이고 과일이나 양파즙으로 단맛과 감칠맛을 내는 방식도 많이 사용된다.
덤벙김치가 특히 여름 음식으로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시원해서만은 아니다. 복잡한 조리 없이 빠르게 만들 수 있고, 잃어버린 입맛을 살려주며, 국물까지 함께 먹을 수 있다는 실용성이 크다.
실제로 무더운 날에는 뜨거운 국이나 무거운 찌개보다 차갑고 산뜻한 음식이 당기기 마련이다. 이때 덤벙김치는 반찬이면서도 냉국 같은 역할까지 함께 해준다.
또 다른 장점은 활용도다. 그냥 반찬으로 먹어도 좋고, 보리밥이나 국수와 함께 먹으면 한 끼 식사로도 충분하다. 냉면이나 메밀면 위에 올려 먹는 사람들도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