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좋은 취지의 교육 공약, 성공은 디테일에…안광식표 교육수당·영어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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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광식 후보의 ‘교육수당’·‘영어마을’, 선심성 논란 넘으려면 철저한 ‘피드백 시스템’ 구축해야
- 정책 목적에 부합하는 스마트 바우처 가맹점 설계가 공약 살리는 핵심 열쇠

안광식 교육감 후보 / 캠프 제공
안광식 교육감 후보 / 캠프 제공

[세종=위키트리 양완영 기자] 2026년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세종시 교육감 선거판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다양한 공약들이 쏟아지는 가운데, 안광식 세종시 교육감 후보가 내건 ‘학생교육수당 월 10만 원 지급’과 ‘세종국제영어마을 조성’ 공약이 단연 주목을 받는다.

교육 격차를 해소하고 공교육의 경쟁력을 세계적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이 공약들은 학부모들의 큰 기대감을 모으는 한편, 일각에서는 예산 낭비나 선심성 포퓰리즘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보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좋은 제도가 실패하는 것은 취지가 나빠서가 아니라, 제도를 뒷받침하는 시스템이 헐거웠기 때문"이라며,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시스템을 정교하게 다듬는다면 세종시의 미래를 바꿀 강력한 명품 정책이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학생들에게 정기적인 교육수당수당을 지급하는 보편적 교육복지는 이미 타 시도에서 그 긍정적 효과가 증명된 바 있다.

실제로 전라남도교육청이 도입한 ‘전남학생교육수당’의 경우, 시행 1년 차 조사에서 학부모와 학생의 만족도가 75~80점에 육박할 정도로 압도적인 호응을 얻었다.

물가 상승 시대에 교육비 부담을 덜어주고, 소득 격차에 따른 교육 불평등을 줄였다는 찬사가 이어졌다. 하지만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디테일이 부족하면 본질이 흐려질 우려가 있다. 과거 세종시 지자체에서 청소년의 진로 탐색과 학업 지원을 위해 도입했던 꿈끼카드의 경우, 당초 취지였던 교육·진로 분야보다 단순 여가나 일회성 소비처로 이용이 쏠려 언론의 부작용 지적을 받기도 했다.

청소년들의 건전한 문화·여가 활동 역시 존중받아야 마땅하지만, 교육청 예산과 시민들의 소중한 혈세가 투입되는 ‘학생교육수당’이라면 철저히 ‘학업 역량 강화 및 진로 탐색’이라는 고유 목적에 부합하게 흘러가야 정책의 지속성이 담보된다. 안광식 후보의 ‘월 10만 원 교육수당’이 안착하기 위해 촘촘한 가맹점 가이드라인이 필연적인 이유다.

안 후보의 공약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현금성 지급을 넘어, 결제 시스템(MCC 코드)을 사전에 철저히 디자인하는 ‘포지티브(Positive) 가맹점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서점, 독서실, 문화·체육 시설, 예체능 학원, 진로 체험처 등 교육청이 공인한 교육 목적 기관을 중심으로 가맹점을 정밀하게 제한하고, 더 나아가 도서나 진로 체험 등 카테고리별로 금액을 쪼개어 충전해 주는 쿼터제를 도입한다면 정책의 실효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세종국제영어마을 조성’ 공약 역시 과거 2000년대 수도권 지자체들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었다가 만성 적자로 문을 닫았던 실패 사례들을 철저히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과거의 영어마을들은 수천억 원의 건축비를 들여 ‘외국 같은 건물’을 짓는 하드웨어 중심이었고, 일회성 테마파크식 체험에 그쳐 수요자들에게 외면받았다.

다행히 안광식 후보가 제시한 실제 실행 계획을 보면 이 같은 과거의 실패 요인을 명확히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안 후보는 거대한 영어마을을 새로 신축하는 예산 낭비를 피하고, 조치원 원도심의 대학 유휴 부지와 시설을 리모델링하여 초기 투자 비용을 최소화하겠다는 실리적 대안을 내놓았다.

여기에 소프트웨어의 격을 한 단계 더 높여야 한다. 단순 회화 수준을 넘어, 세종시 공교육의 핵심 화두인 IB(국제바칼로레아) 교육과정을 연계하거나, AI·에듀테크를 접목해 코딩과 미래 사회 의제를 영어로 토론하는 ‘미래형 글로벌 인재 양성 플랫폼’으로 기능을 고도화해야 한다. 시내 초·중학교의 정규 교육과정(자유학기제 등)과 100% 연계해 가동률을 높인다면 사교육비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공교육의 든든한 보루가 될 것이다.

결국 안광식 후보가 제시한 두 공약은 세종시 청소년들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가야 할 ‘좋은 방향’임이 틀림없다. 중요한 것은 이 좋은 공약을 살리는 지름길이 ‘정교하고 촘촘한 시스템 설계’에 있다는 점이다.

단순히 예산을 나눠주는 선거용 구호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교육청과 세종시가 머리를 맞대고 기존 청소년 지원 사업과의 중복성을 제거한 통합 카드를 개발하고, 교육적 가치가 검증된 곳에만 돈이 흐르도록 만드는 ‘행정의 디테일’을 보여주어야 한다. 과거의 실패를 디딤돌 삼아 대한민국에서 가장 정교한 미래 교육 시스템을 세종시가 먼저 구축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