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미래라던 선수가 경기 중 한 짓…바로 퇴장, 현장이 발칵 뒤집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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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조절 실패가 부른 위기…재발되는 차세대 스트라이커의 숙제

대한민국 연령별 축구대표팀 출신 공격수가 속한 팀이 1부 잔류가 걸린 결전에서 천국과 지옥을 동시에 경험했다. 결정적인 어시스트로 잔류의 발판을 놓았지만, 순간 감정 조절에 실패하면서 팀을 수적 열세에 빠뜨렸다. 그라스호퍼는 결국 잔류에 성공했지만, 이영준의 퇴장은 두고두고 회자될 장면이 됐다.
현장을 충격에 빠트린 한국 축구선수의 행동. / blue Sport X(옛 트위터)
현장을 충격에 빠트린 한국 축구선수의 행동. / blue Sport X(옛 트위터)

바로 한국 축구의 미래라 불리는 차세대 스트라이커 이영준에 대한 소식이다.

그라스호퍼, 연장 끝에 2-1 승리…극적 잔류

그라스호퍼는 22일(한국 시각) 스위스 취리히의 레치그룬트에서 열린 아라우와의 2025-26 스위스 슈퍼리그 승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연장전 끝에 2-1로 승리했다. 상대 원정에서 치른 1차전을 0-0으로 비겼던 그라스호퍼는 2차전 승리로 합계 스코어 2-1을 기록, 스위스 1부 리그 잔류를 확정했다.

이날 그라스호퍼는 4-1-3-2 포메이션을 구사하며 이영준을 마이클 프레이와 함께 최전방 투톱으로 배치했다. 이영준은 전반부터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을 압박했다. 전반 9분에는 페널티박스 안에서 결정적인 슈팅을 시도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선제골의 시발점도 이영준이었다. 전반 30분 그라스호퍼가 오른쪽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이영준은 공이 오기 전에 이미 주변 동료들의 위치를 파악한 채 자신의 뒤에 위치한 로브로 즈보나렉에게 간결하게 패스를 연결했다. 즈보나렉은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터트렸다. 이영준의 어시스트였다.

경기 중 분노 참지 못하고 한 행동 때문에 다이렉트 퇴장 당한 이영준. / blue Sport X(옛 트위터)
경기 중 분노 참지 못하고 한 행동 때문에 다이렉트 퇴장 당한 이영준. / blue Sport X(옛 트위터)

동점골 허용 후 퇴장…최악의 변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 40분 그라스호퍼 페널티박스 안에서 스로인 상황이 이어졌고,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공을 아라우의 엘리아스 필레가 가슴으로 잡아둔 뒤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연결해 동점을 만들었다. 1-1 상황에서 승강을 가를 한 골이 절박해졌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갈수록 그라스호퍼 입장에서 가장 경계해야 할 건 예기치 못한 변수였다. 그리고 그 변수는 이영준 본인에게서 나왔다.

후반 43분 이영준은 레온 프로카이와 몸싸움 과정에서 넘어졌다. 두 선수가 뒤엉킨 상황에서 프로카이가 밀치자 이영준은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달려들었다. 이영준의 무릎이 프로카이의 얼굴로 향하는 장면이 명백히 포착됐고, 주심은 지체 없이 레드카드를 꺼내 들었다. 잔류가 걸린 경기, 그것도 후반 막판에 발생한 퇴장이었다.

그라스호퍼는 수적 열세에 놓인 채 1-1로 90분을 마쳤고,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경기 중 이영준 분노 참지 못하는 모습.

상대도 퇴장…수 맞춘 연장전에서 PK 결승

연장 전반 종료 직전 아라우에서도 퇴장자가 나오면서 양 팀은 10명 대 10명으로 경기를 이어가게 됐다. 수적 균형이 다시 맞춰지자 그라스호퍼는 연장 후반 초반부터 공세를 높였다. 연장 후반 5분, 그라스호퍼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키커로 나선 무하메드 엘 바히르 응곰이 침착하게 마무리하면서 2-1 리드를 만들었다. 그라스호퍼는 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며 1부 잔류를 확정했다.

경기가 끝난 후, 이영준은 경기장 밖에서 팀의 승리를 지켜보며 눈물을 흘렸다. 동료들은 그를 달래며 함께 잔류의 기쁨을 나눴다. 결정적인 어시스트로 잔류에 기여한 선수가 정작 경기 막판 퇴장으로 동료들을 위기로 몰아넣었다는 자책이 눈물로 터진 셈이었다.

퇴장, 단순 실수가 아닌 반복된 과제

이영준의 퇴장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젊은 공격수로 꼽히는 그에게 감정 조절 문제는 커리어 내내 따라붙는 숙제다. 팀 강등이 걸린 플레이오프 후반 막판, 상대가 자극을 했다고 해도 나와서는 안 될 행동이었다. 수적 열세라는 최악의 상황을 팀에 안긴 것은 결과적으로 이영준이었다. 팀이 잔류에 성공했기에 망정이지, 만약 연장에서 역전골을 허용했다면 이영준의 퇴장은 강등의 직접적인 원인이 됐을 것이다.

프로 선수에게 요구되는 건 기술만이 아니다. 팀 전체의 운명이 걸린 순간일수록 냉정함이 필요하다. 이번 사건은 이영준이 기술적 성장과 함께 멘탈 관리라는 또 다른 과제를 안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그라스호퍼, LAFC 인수 후 매각 수순

그라스호퍼는 손흥민이 뛰고 있는 LA FC(LAFC)가 인수한 구단이다. 그러나 인수 이후에도 팀 성적은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고, 팬들의 반발이 극심해졌다. 이에 LAFC는 그라스호퍼 매각을 선언한 상태다. 이번 플레이오프 잔류 성공이 구단 매각 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이영준, 아시안게임 대표팀 합류 예정

2024년 4월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 시절 이영준. / 축구협회 제공-뉴스1
2024년 4월 23세 이하(U23) 축구 대표팀 시절 이영준. / 축구협회 제공-뉴스1

이영준은 이민성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오는 30일부터 6월 10일까지 태국 방콕에서 진행되는 훈련 캠프에 참여할 예정이다. 클럽에서 극적인 잔류를 경험한 직후 국가대표 훈련에 합류하게 되는 만큼, 이번 경험이 멘탈 측면에서 이영준에게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차세대 스트라이커 이영준은 누구?

이영준은 2003년생 스트라이커다. 키 193cm, 체중 90kg의 압도적인 피지컬을 갖췄으며, 수원 삼성 블루윙즈 유스 출신으로 수원 FC를 거쳐 2024년 스위스 1부 리그 그라스호퍼 클럽 취리히에 입단했다. 등번호는 18번.

그의 플레이 스타일은 현대 축구에서 점점 희귀해지는 유형이다. 193cm의 장신임에도 준수한 스피드와 좋은 발밑을 겸비했으며, 공중볼 경합, 홀드업, 연계 플레이까지 두루 소화할 수 있는 정통 타겟형 스트라이커다. 과거 국가대표 스트라이커 김신욱과 비교되지만, 전문가들은 이영준이 김신욱보다 자신의 피지컬을 더 적극적이고 효율적으로 활용한다고 평가한다. 잠재력이 계속 개화할 경우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와 유사한 플레이스타일로 성장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영준이 처음 이름을 알린 건 U-20 대표팀 무대였다. 2022년 1월 김은중 감독의 U-20 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그는 그해 AFC U-20 아시안컵 예선에서 스리랑카전 1골, 몽골전 2골, 말레이시아전 3골을 몰아치며 E조 1위 본선 직행을 이끌었다.

결정적인 도약은 2023 FIFA U-20 월드컵 아르헨티나였다. 이영준은 대회 내내 최전방을 혼자 책임지며 7경기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프랑스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는 생일 당일 헤더 골을 터뜨리며 2-1 승리에 기여했고, 16강 에콰도르전에서는 가슴 트래핑 후 발리슛으로 팀의 첫 골을 만들며 3-2 승리를 이끌었다. 대회 내내 핵심 공격수 박승호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이영준은 결승 직전까지 사실상 전 경기 풀타임을 소화했다. 체력이 방전된 상태에서도 최전방에서 버텨냈고, 이영준이 후반 15분 교체 아웃된 이스라엘과의 3-4위전에서 한국이 남은 30분 동안 2골을 추가로 허용했다는 사실은 그가 팀에서 얼마나 절대적인 존재였는지를 역설적으로 증명했다.

2024년 4월 U-23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시절의 이영준. / 대한축구협회 제공-뉴스1
2024년 4월 U-23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 시절의 이영준. / 대한축구협회 제공-뉴스1

U-23 무대에서도 존재감은 이어졌다. 2024년 WAFF U-23 챔피언십에서는 결승 호주전에 선발 출전해 헤더 득점과 120분 풀타임 소화로 우승에 기여했다. 그해 3월 국내에서 치른 비공식 한일전에서는 최근 폼이 좋은 일본을 상대로 2골을 연속으로 꽂아넣으며 2-1 승리의 주역이 됐다.

다만 U-23 무대에서 오점도 있다. 2024년 파리 올림픽 예선 인도네시아와의 8강전에서 이영준은 후반전 교체 투입 후 상대 선수의 발목을 밟는 보복성 반칙으로 퇴장을 당했다. 팀은 수적 열세 속에서도 동점을 만들며 승부차기까지 끌고 갔지만 결국 패했고, 한국은 10회 연속 올림픽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그라스호퍼 플레이오프 퇴장 사건과 맞물려, 이영준의 감정 조절 문제는 재능만큼이나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반복 지적된다.

클럽 레벨에서도 성장세는 뚜렷하다. 그라스호퍼 입단 첫 해인 2024년 8월에는 구단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이번 승강 플레이오프에서도 어시스트로 잔류에 기여하며 유럽 무대 적응력을 입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