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내고향' 리유일 감독 “한국이 거칠다고 했는데…” 발끈하며 날린 한 마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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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친 경기 논란, 북한 감독이 강하게 반발
내고향, 0-4 완패의 설욕전 결승서 도쿄 베르디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의 리유일 감독이 결승전을 하루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거친 경기'라는 표현에 강하게 반발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진1. 리유일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감독이 22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2.     지난 20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 수원FC의 지소연이 동점 찬스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 뉴스1, 연합뉴스
사진1. 리유일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감독이 22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2. 지난 20일 수원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4강 수원FC 위민과 내고향여자축구단의 경기. 수원FC의 지소연이 동점 찬스에서 페널티킥을 실축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 뉴스1, 연합뉴스

리유일 감독은 22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전 공식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내고향은 오는 23일 오후 2시 같은 장소에서 일본 도쿄 베르디 벨레자와 우승 트로피를 두고 격돌한다. 우승 상금은 100만 달러(약 15억2000만원)이다.

이날 기자회견의 분위기를 달군 건 경기 예측보다 표현의 문제였다. 한 취재진이 "한일전 못지않게 치열하고 거친 경기가 예상되는데 어떻게 준비했느냐"고 묻자, 리유일 감독은 즉각 "한일전이 뭐냐"라고 되물었다. '한일전'이라는 단어가 순간 감독의 표정을 굳혔다. 통역을 통해 한국과 일본의 맞대결을 의미하는 표현이라는 설명이 전달된 뒤에도 그의 반응은 여전히 예민했다.

리유일 감독은 "상대 팀 일부 선수들이 '거친 경기'라고 표현했다고 들었다"라며 "거친 경기라는 의미가 정확히 무엇인지 궁금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축구에는 심판이 있고 반칙과 경고가 존재한다. 규정 안에서 이뤄지는 접촉은 축구의 일부"라며 "거칠다는 표현 자체는 옳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결승에서도 경기 규정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우리 선수들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리유일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감독이 22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리유일 북한 내고향여자축구단 감독이 22일 경기 수원시 장안구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2026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AWCL) 결승전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뉴스1

기자회견에서 '한일전'이라는 표현을 두고 민감한 반응이 나온 데에는 복잡한 배경이 깔려 있다. 북한은 과거 남측을 '남조선'으로 표기해왔으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23년 말 남북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선언한 이후 해당 표현이 사라지는 추세이다.

조선중앙통신도 지난 20일 내고향과 수원FC 위민의 준결승 승리 소식을 전하며 '한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리유일 감독이 '한일전'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한국팀과의 대결로 오해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이유이다.

우승 의지는 분명했다. 리유일 감독은 "두 팀 모두 결승까지 왔고, 양 팀 모두 우승하는 게 최종 목표"라며 "결승을 통해 더 강하고 훌륭한 팀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는 것도 우승 못지않게 중요한 목표라고 생각한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또 북한 여자 축구의 성장 비결을 묻는 질문에는 "감독으로서 분석해 보면 육성 체계가 전문화돼 있다"며 "평양국제축구학교를 비롯해 육성 체계가 잘 돼 있고, 여기서 훈련·교육된 어린 선수들이 높은 급으로 올라오며 연령별 아시아선수권대회나 FIFA 대회 등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기자회견에 선수 대표로 동석한 주장 김경영은 "이번 경기에서 조선 여성 특유의 강한 정신력과 높은 집단정신, 여러 가지 경기 수법을 활용해 반드시 승리자가 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도쿄 베르디에 대해서는 "팀 실력이 높지만, 준비한 전술대로 경기 운영을 잘하면 꼭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한편 내고향은 작년 대회 조별리그에서 도쿄 베르디에 0-4로 완패한 바 있다. 이번 결승은 그 설욕전이기도 하다. 준결승에서는 빗속에서 수원FC 위민을 2-1로 역전 제압하며 결승 티켓을 쥐었다.